bi1216의 '가상화폐가 화폐인 이유'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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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i1216입니다.
오늘은 가볍고 쉬운 경제학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경제학과를 나왔다면 패스하셔도 됩니다.

최근 가상화폐, 암호화폐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거래소를 통해 현금을 가상화폐로 바꾸어서 투자 혹은 투기(도박성 묻지마 투자)를 하시는 분들도 많죠.
다들 많이 버시길 바랍니다.

이런 가상화폐와 관련하여 많은 의견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가상화폐를 화폐라고 부를 수 없다, 라며 공식문서에서 가상통화로 지칭하고 있다고 하죠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내가 투자하고 있는, 투자를 안하고 계실수도 있으니 말을 바꾸죠. 스팀잇에서 글을쓰고 받는 이 스팀달러는 화폐인가요?

근데..화폐, 화폐 하는데 화폐는 뭐죠?

컨설팅에 발을 들인 인턴시절, 저를 가르쳐주신 이사님께서 제일 먼저 해주신 말은 바로 이겁니다.

사람들은 각자 말을 하지만, 잘 들어보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자기도 몰라. 자신이 사용하는 단어의 정의를 명확히 모르니까 그래. 어떤 단어를 쓰려면 그단어의 정의를 찾아봐. 더 좋은건 그 단어가 가장 처음 누가 어떤 의미로 쓰였는가를 찾아보는거야. 그래야 명확하게 단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가 있어

정의.. 정의를 봅시다.

화폐는 뭘까?
표준 국어 대사전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화폐
상품 교환 가치의 척도가 되며 그것의 교환을 매개하는 일반화된 수단. 주화, 지폐, 은행권 따위가 있다

화폐는 제일 처음 어떻게 생겼을까요?

원시시대를 상상해 봅시다. 한명이 맘모스를 사냥하고 한명이 옷을 만들었습니다. 각자의 필요에 의해 고기와 옷을 교환합니다. 물물교환이죠.
그런데 매번 물물교환을 하려 하니 힘든거죠. 내가 가진건 맘모스고기밖에 없는데, 옷도 필요하고, 돌칼도 필요하고, 토기도 필요하고, 불도 필요하니까요.
그러면 옷을 가졌는데 맘모스고기가 먹고싶은 사람, 돌칼이 있는데 맘모스고기가 먹고싶은사람, 토기가 있는데 맘모스고기가 먹고싶은사람...
일단 맘모스고기가 먹고싶은 사람을 졸라 찾아야해요.
근데 토기를 가진사람은 맘모스고기가 필요없다는거애요 자기는 옷만 필요하다고 안바꿔주는거죠..힘들죠..

그러다가 깨달은겁니다. 아하! 맘모스고기를 옷과 바꾸고 그 옷을 또 토기랑 바꾸면 되겠구나.
이때의 옷은 교환의 매개로만 사용될 뿐, 입는다는 가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입는다는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게 최초의 화폐인거죠.

그러다가 이 원시인이 또 깨달은 겁니다. 꼭 옷일 필요는 없잖아? 사람들이 다들 가지고 싶어하는 물건이면 무엇과도 바꿀수 있겠다.
사람들이 다들 가지고 싶어하는게 뭘까?
이러니 저러니해도 금입니다.

금이 얼마나 대단한 교환수단이냐면
전세계 어디를 가도 금으로는 원하는걸 교환할수 있는거죠.
그렇다고 금이 의식주와 같이 실생활에 꼭 필요하냐? 그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금으로 원하는걸 교환하면 상대방이 금을 사용하냐? 그것도 아니거든요. 상대방도 금을 가지고 또 필요한 것으로 바꾸고 싶은거죠.

이러다보니 아까 옷이 입는다는 가치는 상실된 곳처럼, 금이 그자체가 가지는 가치는 금속적 가치는 사라지고, 교환의 매개로서의 가치만 남게 됩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과도 바꿀수 있다 라는 엄청난 교환적 가치가 금에 붙은거죠. 오래두어도 이런 교환가치가 사라지지 않다보니, 가치를 저장할수조차 있게 된겁니다. 가치를 저장하고 교환할수 있는 금은 앞서말한 화폐의 정의를 충족시키게 되죠.

근데 꼭 금이어야 했을까요?
물론, 금은 희소성이 있습니다. 생산량이 한정되어있죠. 또 영속성이 있습니다. 변하지 않고 사라지지않죠. 하지만, 이러한 속성을 무기로 가치교환수단의 위치를 선점했다는게 가장 주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금을 통해 여러물건과 손쉽게 교환할수 있다고 아는 순간부터, 더 많은 사람들이 교환을 위해 금을 사용하게 되니까요. 금을 교환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물건과 교환이 가능해지고,찾는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금의 교환가치가 상승해서 소위 금(의몸)값이 올랐을 것입니다. 전에는 옷 한벌이면 바꿨던 금한덩어리가 이제 소한마리랑 바꿔야하는 거죠.

그러다보니 금을 대체할 다른 대체재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은,구리, 루바,사파이어 등등

....?
뭐랑 비슷하지 않나요?
비트코인도 희소성이 있죠.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영속성이 있죠. 누구나 사용하지 않을수는 있지만 비트코인 자체가 사라지진 않습니다. 현재는 많은사람들이 (아직까지는 주로 비트코인간)거래의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몸값이 초기에비해 엄청나게 뛰었죠. 너무 몸값이 뛰다보니 대체재들이 많이 나타났죠. 이더리움, 리플, 퀀텀, 이오스, 스팀 등

그렇기 때문에 화폐다라고 말하고 싶은건 아니고요. 금정도의 화폐속성은 가상화폐들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의 기술이 얼마나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화폐로서의 가치가 결정된다기 보지는 않습니다. 금이 무르기 때문에 세공이 쉽다는 금속성질이 교환가치에 영향은 줄수 있을지언정, 그 성질이 교환가치를 만든건 아니니까요.

무슨소리냐.
금은 현실에 존재하고 있고, 현실 물건들과 교환이 가능하다. 가상화폐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으며, 아직까지 현물과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가상화폐끼리만 거래가 가능하지 않느냐? 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먼저 뒤에 질문인 현물과의 거래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일단 과거 제가적었던 "스팀잇에 글을 쓰면 돈을 주는 이유"+2주뉴비의 수익인증 글 가운데
제가 임의로 코인을 세대별로 나누어본 내용이 있습니다.

1세대 : 비트코인 (그냥 코인만 존재) - 화폐만 있던 시절 누군가 상품권/포인트라는 걸 만들어 봄
2세대 : 이더리움 등 (플랫폼이 존재) - 상품권/포인트를 만들고 나눌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봄
3세대 : 스팀 등 (서비스가 존재) - 서비스가 있는 상태에서 상품권/포인트를 나누어 활용함
4세대: 신세계 코인, KT 코인 등 - 기존 대형 제조,유통업체에서 사용중인 상품권/포인트가 가상화폐화 됨

이러한 느낌으로 나누었었는데요.
지금은 3세대를 하나의 코인을 하나의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사용, 4세대 코인을 하나의 코인을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사용으로 새로 구분하고자 하고있습니다. 다음에 좀더 세대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여튼 저도 비트코인 자체가 현물과 교환될거라는 생각은 사실 크게 하지 않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있지만 변동성이 크고, 곧 비트코인 생산이 끝나기 때문이죠. 다만,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3세대 이후의 코인들은 가상화폐를 통해 현실의 서비스와 물건들을 교환할 수 있는 코인들로 개발되고 만들어지며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과 같이 현물/서비스가 연계되지 않은 코인은 현물/서비스와 연계된 코인으로 1단계 교환을 거쳐서 현물/서비스로 교환되게 될 것입니다. 이후에는 여러개의 현물/서비스 교환이 가능한 코인이 나타나고요 그때에는 가상화폐가 그들만의 리그이며 현물과의 교환가치가 없다는 말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가상화폐의 현실존재여부에 대한 부분인데요.

이건 은행이 어떻게 생겼냐를 좀 보실필요가 있습니다.
은행 탄생썰은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대세론은 이겁니다.

원래 영국에서 금을 보관하던 금고업자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을 교환수단으로 쓰기에는 너무 무겁고, 도난의 위험이 있어 금고업자에게 금을 보관하고 금 보관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금 보관증을 금 대신 교환매체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금고업자는 깨달았습니다. 아! 사람들이 금을 찾으러 안오는구나. 그냥 금고에 금이 있을거라고 믿고, 금 보관증만 가지고 교환에 쓰는구나. 그리고 실제 금 보관량보다 더 많은 금 보관증을 멋대로 찍어내어 집을사고 무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뿌려진 금 보관증은 실제 금보관량의 10배였습니다. 지급능력이 10%밖에 되지 않았죠. 이 금고업자가 영국 왕실의 인정을 받고 은행업자로 활동하게 됩니다.

해당 금고업자가 사기처럼 보이시나요? 그러면 현재 모든 은행은 사기입니다. 물론 진짜사기라는건 아니지만, 10%의 지급능력이 현재 금융경제에서 이야기하는 10%의 지급준비율입니다. 실제 금 보관량의 10배의 보관증(지폐와 같은 현재의 화폐)이 뿌려지는걸 통화승수에 의한 신용창조라고 이야기합니다. 신용창조로 늘어난 화폐금액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심지어 금본위제에서 브레튼우즈체제로 바뀌면서 금을 통해 화폐의 가치가 보증되지도 않고 있죠.(물론, 금본위제는 그나름의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대공황도 있었고)

결국 현재는 화폐는 그 자체로는 조금의 가치도 보장해주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당장 모든사람들이 은행을 가서 숫자만큼의 돈을 달라고하면 전세계는 도산합니다. 10%의 금조차 없죠. 그냥 금도 없이 금보관증만 찍어내는데, 어딘가에 금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보관증에 적힌 금의 숫자만큼 사용하는 셈입니다. 즉, 화폐는 이제 신용일뿐입니다. 주고 받는사람의 신용이며, 국민과 국가의 신용입니다.

사실상, 가상화폐와 법정화폐의 차이는 신용도의 크기일뿐입니다. 가상화폐가 실물이 없다라고 하신다면, 저는 그렇게 묻고싶습니다. 법정화폐는 실물이 있습니까? 법정화폐 또한 실물이 없습니다. 현대의 화폐는 신용이니까요. 법정화폐는 국가의 신용시스템이며 국가가 보장해주지 않느냐 라고 하실수 있는데. 미국의 화폐를 찍어내는 FRB는 민간기업입니다. 현재의 화폐체제에서 리플을 화폐로 쓰나 달러를 쓰나 사실상 뭐가 다를까요.


앞서 가상화폐와 법정화폐의 차이는 신용도 크기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가상화폐는 현재는 화폐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에 관한 신용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확히는 현재의 기축통화인 비트코인에 대한 신용도죠. 지금은 가상화폐가 아니라, 가상 금 정도로 부르는게 오히려 정확할 것 같습니다.

다만, 3세대(1코인 1서비스), 4세대(1코인 다서비스)코인들이 나오면서 코인과 현물의 거래가 점점 늘어나고, 셀수없이 이루어지고, 당연해지며 신용도가 올라갈 때

그 순간에는 가상화폐에서 '화폐'라는 단어가 떨어지기 보다 오히려 '가상'이라는 단어가 떨어질거라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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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처음에 금으로 교환하다가 실물 금이 무게가나가서 번거로우니 골드스미스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금을 맡아두고 그대신 증서를 발행하여 교환하기 시작했었죠, 제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정부차원에서 관리 할 수 만 있다면 지금 실물화폐들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팔로우 하고 갑니다~ 맞팔 환영합니다 ^^

hello 😄

Hi bro, thanks for following me I ll follow u too.

저도 팔로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hi~

ㅜㅜ 아직도 가상화폐의 개념이 어렵습니다만 화폐와 은행에 대해서는 확실히 이해가 되네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1일 1회 포스팅!
1일 1회 짱짱맨 태그 사용!
^^ 즐거운 스티밋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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