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감옥을 탈출하라

in #kr6 years ago

/생각의 감옥을 탈출하라

우리가 일상에서 대면하는 것들 중에는 정형화된 사고로는 다룰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정한 사고 속에 우리 자신과 우리가 대면하는 세계를 가두고자 합니다. 왜 그럴까요?

당혹스럽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것에 대한 당혹스러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그 당혹스러움이 가져올 새로움에 대한 불안감. 두렵기 때문입니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일탈된 것에 대한 두려움. 그래서 우리는 이런 당혹스러움, 불안감및 두려움 너머에있을지도 모르는 세계를 애써 외면함으로써 길들여짐 속에 안주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러는 가운데 우리는 잃고 있는 게 있습니다. 바로 또 다른 세계에 대한 관심, 그 관심으로 인한 삶의 여유, 그리고 그 여유에서 비롯되는 웃음입니다. 가라타니 고오진이 《은유로서의 건축: 언어, 수, 화폐》에서 보여주는 다음의 예화는 이러한 상황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1970년대에 유명했던 시트콤 배우인 아치 벙커는 볼링화를 위로 묶고싶은지 아니면 아래로 묶고 싶은지를 부인 에디스가 묻자 ‘뭐가 달라?’라고 되묻는다. 부인은 참을성 있게 그 차이를 설명해 준다. 그러나 그가 말하고자 했던것이 ‘나는 차이가 무엇이든 그것에 대해서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은 그것을 위로 묶는 것과 아래로 묶는 것간의 차이를 설명하라는 물음으로 이해했다.”

틀에 박힌 사고에만 머문다면 우리는 에디스처럼 아치 벙커의 ‘뭐가 달라?’라는 문장이‘묻는 것'인지 ‘물음 자체를 거부하는 것'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상황이 내포하고 있는 웃음의 구조도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악어의 논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전설에서 유래한 일화지요. 악어가 나일강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잡아갑니다. 아이의 부모는 악어를 찾아가 자식을 돌려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러자 악어가 말합니다. "내가 아이를 돌려주겠는가 안돌려 주겠는가? 대답할 수 있다면 아이를 돌려주마.” 물론 악어는 아이를 부모에게 돌려줄 생각이 전혀없지요. 만약 아이의 부모가 “돌려주겠지요”라고 말하면 “틀렸다”면서 아이를잡아먹을 심산이고, “돌려주지 않겠지요”라고 말하면 “돌려줄 생각이었는데”라며 역시 아이를 잡아먹을 심산이지요.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고오진은 이와 유사한 경우를 선불교의 선문답에서 찾아냅니다. 어느날 한 스승이 몽둥이를 들고 준엄한 목소리로 제자에게 말합니다. "네가 만일 이 몽둥이가 실재한다고 말한다면 나는 너를 이걸로 때릴 것이다. 네가 만일 이 몽둥이가 실재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나는 너를 이걸로 때릴 것이다."

과연 제자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주지하고 있듯이 제자는 스승으로부터 몽둥이를 낚아챕니다. 그리고 스승은 미소를 지으며 제자의 행동을 깨달음으로 승인합니다.

스승의 의도는 틀 속에 매몰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미로를 빠져 나가는길은 미로를 위에서 바라볼 때 보인다고 합니다. 두 경우 다 무엇을 선택해도 상황은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선문답에서처럼 제자가 스승의 말에 현혹되지 않고 스승의 말을 무시하면 스승이 던진 논법에서 헤어나올 수 있습니다.

정형화된 틀 속에만머무르면 보이지 않는 세계가 그 틀을 벗어나는 순간 황홀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틀을 벗어나 자유롭게 상상하고, 사고하면 또 다른 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경험하길 바라며, 그리고 삶의 여유와 웃음을 찾기를 바라며, 유영만의 《상상하여? 창조하라!》에서 발췌한 글을 읽어드리고자 합니다.

생각하지 말고 상상하라! 생각의 감옥을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아니라 자유로운 상상이다. 생각은 상상을 구속하지만 상상은 생각이 도달할 수 없는 가능성을 향해 문을 열어준다. 상상력의 날개가 무한여정을 향해 출발하기도 전에 생각의 잣대로 재단하지 말라.[유영만, 《상상하여? 창조하라!》, 위즈덤하우스, 2008, p.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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