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어와 관련된 몇 가지 문제들
오늘은 영어 시간에 배운 보어보다 훨씬 어려운 국어 문법에서의 보어에 대해 배워 봅시다.
보어란
학교 문법에서 보어란, '서술어 <되다, 아니다> 앞에서 <체언 부류+이/가[보격 조사]>의 형태로 부족한 서술성을 보충해 주는 성분'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다음과 같은 문장의 얼음이,사과가는 보어입니다.
-물이 얼음이 되었다.
-이것은 사과가 아니다.
그런데 다음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물이 얼음으로 되었다.
-이것은 사과도 아니다.
학교 문법의 견해에 의하면 '얼음으로'는 보격 조사가 붙어 있지 않고, 부사격 조사가 붙어 있으므로 필수적 부사어로 처리합니다. '사과도'는 '격 조사가 올 자리에 특수한 의미를 더하기 위해 보조사가 나타난 것이므로 본래 있어야 할 격 조사('가')를 고려하여 보어로 처리해야 할 듯합니다.
학교 문법에서의 보어 설정은 대단히 제한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어와 서술어의 부족한 성분을 채워 주는 것을 모두 보어로 처리하는 기술 문법의 입장이 있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말이죠.
심리 형용사가 사용된 문장도 서술절을 안은 문장으로 볼 수 있을까? 아니면 보어를 요구하는 문장으로 보아야 할까
서술절을 안은 문장이란 다음과 같이 하나의 절이 특별한 표지 없이 전체 문장의 서술어가 되는 문장을 말합니다.
-집이 마당이 좁다.
-영희는 머리가 좋다.
위 두 문장에서 마당이 좁다와 머리가 좋다는 그 자체로 주술 관계를 갖추고 있는 하나의 절이며, 전체 문장의 서술어가 되어 있습니다. 이를 서술절이라고 하고, 그런 의미에서 위 두 문장은 서술절을 안고 있는 문장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다음 문장들은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나는 호랑이가 무섭다.
이 문장도 서술절을 안은 문장으로 볼 수 있을까요?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왠지 께름칙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죠. 아마도 '호랑이가'가 진정 주어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의미상의 목적어로 기능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울러, '무섭다'가 서술하는 것이 '호랑이'가 아니고 '나'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요컨대, 위 문장은 의미상으로 '나는 호랑이를 무서워한다.' 정도로 해석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호랑이가 무서운 것이 나의 속성이다'로 해석하면 서술절을 안은 문장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나는 무섭다.(무서워한다.)'와 같은 구조만으로 문장이 잘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무서워하는 대상, 즉 '호랑이'가 문장의 의미를 보충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넓은 의미에서 '주어와 서술어의 구조만으로는 부족한 어떤 것을 보충해 주는 성분, 즉 보어'로 볼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좋다', '무섭다'와 같은 일부 심리 형용사는 타동사적 성격(좋아하다, 무서워하다)을 지니고 있어서 위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되며, 아울러 이러한 현상은 보어의 개념을 '주어와 서술어만으로는 문장으로서의 불충분한 부분을 채워 주는 것'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하는 것으로 압니다.
다소 어려운 내용이나 한번쯤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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