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상승에 대한 생각정리와 거시 경제학계에 대한 개인적인 혐오

스팀에는 통찰력이 좋은 글들이 참 많습니다. 저는 그냥 주어듣고 생각을 정리만 하면 됩니다. 정말 편한 노릇입니다. 이 글은 비트 코인에 대해 주어들은 것을 정리하고 제가 있는 경제학 학계에서 거시경제학의 얼마나 현실과 괴리되어 있는지 한번 성토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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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비트코인이 난리이다. 버블이니 광기이니 말이 많긴 해도 나는 그 뒷편에 더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고 본다.

비트코인은 금처럼 실물이 있는것도 아니고 주식처럼 기업의 가치에 연결된 자산도 아니고 단지 전자화 된 숫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인플레이션 화폐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 내가 가진 돈도 사실 숫자에 불과 한데 통화의 총량은 항상 늘어나기만 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총량은 정해져있다.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라는 명목하에 미친 듯한 통화가 풀렸다. 화폐의 구매력은 주식 부동산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었고 월급쟁이들의 삶은 더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 수년전 부터 나오고 있지만 마땅한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지급준비율을 높이고 금리를 인상시킬 제스쳐를 취하고는 있지만 지금도 경기가 활황도 아니고 미친듯이 통화를 줄여 나가기는 힘들다. 금리가 높아지고 자금이 조이면 부채 상환부담이 커지며 기업활동은 위축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또 다른 경기 침체가 초래 될수 있다.

결국 통화량은 증가만 할것이며 화폐의 구매력은 항상 감소만 할 것인데, 이를 피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부동산이나 주식을 투자하자니 정보가 없고, 돈이 없고, 종목을 잘 못 정했다가는 박살날 수도 있고. 주가 종합지수를 좇아가는 ETF라는게 있는지, 그게 뭔지도 모른다. 결국 돈이 많아서, 삶에 여유가 많아서 투자를 할 여력이 되는사람, 주변에 인맥이 좋고 정보가 많은 사람만 돈을 벌수밖에 없는 구조가 현재 화폐 시스템 하에서는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근데 비트코인은 이런 통화 시스템에 대한 도전이자 잠재적 대안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종목을 정할 필요도 없고, 정보를 더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소수점 단위로 사도 되니까 만원 2만원만 사도 되고 너무 쉽다. 내 재산의 구매력을 지켜줄 수 있다면 비트코인을 사지 말아야 이유는 딱히 없다.

물론 현재로서 비트코인 투자 행태는 광기에 가깝다. 돈이 된다고 하니까 몰빵 투자를 했다가 며칠 만에 토막이 나는 사람도 많다. 제발 이런 어리석는 투자 행태로 큰 손실을 보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면 혹시라도 큰 돈은 넣을 생각이 있다면 다 필요 없고 그 전체 금액을 10-100토막 낸 다음에 가격이 급락할 때만 1토막씩만 사라고 조언하겠다.

비트코인이 한국 일본 중국(현재 거래금지)에서 거래가 가장 많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냄비 근성 때문이 아니고, 이 나라에 사는 수많은 월급쟁이들의 팍팍한 인생 때문이다. 일은 더럽게 많이 하지만 수중애 들어온 돈 가지고는 살 수있는게 없고, 투자를 하고 싶어도 투자 정보가 없고 투자 할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 근데 그냥 사기만 하면 되는 투자 방법이 나왔으니 얼마나 편한가

생각해보면 통화량과, 화폐의 구매력 그리고 임금은 거시 경제의 핵심이다. 근데 내가 박사과정에서 배운 거시모형에는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모형에서는 돈이란 교환의 수단이 불과하며 모든 것은 실질단위로 치환되서 모형을 구성할 뿐이다. 뭐 그건 기본 모형이니까 좋다고 치자.

그러나 거시 경제학은 더 깊이 들어가도, 수학적으로만 복잡해질뿐이지 실제 현실 거시 경제 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통화량과 실질임금에 대해서는 사실상 침묵을 하는 것 처럼 보인다. 마치 그 영역은 자산 관리자들이나 박사 학위가 필요 없는 경제 전문가들이 해야 할 영역이며 자신들은 더 고결하고 순수한 학문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이래서 내가 아카데미에아 있는 거시를 굉장히 싫어한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가르치는 거시에 연결성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코메디에 가깝다고 본다. 교수들은 자기들은 믿지도 않는 학부교과서 내용을 가르치고 학생들은 현실 거시에 아무것도 모르는 교수들의 수업을 들으며 거시 경제를 배운다. 뭐하는 시츄애이션인지.

나는 비트코인의 성공을 간절히 원한다. 내가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난 없다), 이 현상이 우리 시대의 거시 경제를 다시 생각해보고 필요하다면 뜯어고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라면서 하는 소리이다. 현재 통화 시스템의 최대 수혜자들은 비트코인을 죽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죽이지 못한다면 비트코인 마저 모두 보유해버리려고 할것이다. 이 경우 비트코인의 가치는 급격히 올라 갈 것이다. 물론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래라 저래나 기회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