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 규정은 왜 이 모양일까?

in #kr6 years ago

화학에 관해서 표준어 규정은 엉망진창이다. 엉.망.진.창.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화학물질의 표기는 대한화학회의 것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대한화학회다. 정확하게 언제인지부터는 모르겠지만, 미국 유학파가 대거 대한화학회에 들어오면서 발음표기를 미국 영어식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제 표준어는 콜라겐이 아니라 콜라젠이다.

원래 화학, 의학, 물리는 고전적으로 독일이 선두주자였고, 우리나라에는 일본을 통해 독일의 발음이 들어왔다. 그게 표준이었다. 그런데 미국으로 세상의 중심이 옮겨지며, 표준어 규정도 그것에 맞춰 오락가락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독일식 발음이 일본식 발음이라 호도되기 시작했다. 알레르기를 알레르기라 부르는 것은 알레르기를 일본식으로 부르기 때문인 걸로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금은 부탄과 뷰테인 둘 다 표준이지만 뷰테인을 기준으로 한다. 앞으로 부탄가스를 뷰테인가스로 바꿀 건가 보다. 웃기는 건 가스는 또 개스가 아니라는 거다. 캠핑용으로 쓰이는 이소부탄가스를 영어식 기준으로 표기한다면 아이소뷰테인개스가 되어야 한다.

인력 낭비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야 콜라겐이든 콜라젠이든 무슨 상관일지도 모르겠지만, 관련 종사자에게는 아주 심각한 문제다. 화장품 회사라면 라벨을 몽땅 바꿔야 한다. 교과서나 백과사전 위주의 출판사라면? 나는 화학물질과 관련된 자동 검색, 매칭 사이트를 개발 중이다. 그런데 DB를 수정하느라 아주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다.

컴퓨터는 솔비톨과 소르비톨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럼 솔비톨과 소르비톨, 마구잡이로 섞여 있는 DB를 한쪽을 기준으로 바꿔줘야 한다. 알파벳 표기는 한결같이 같은데, 한글 표기는 마구 뒤섞여 있다. 이런 게 엄청나게 많다. 트라이/트리, 다이/디, 마이드/미드, 로오스/로스, … 거의 하루를 꼬박 투자했지만, 아직도 DB에 수정할 것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있다 없다가 아니라 있을지도 모른다가 나를 미치게 만든다.

표준어 규정 안에서도 모순이 많다. 대부분의 '아이' 발음은 '이'로 표기하지만 '글리'는 또 예외다. 왜? 왜? 왜??? 자장면과 잠봉에서 결국 두 손 들고 짜짱면과 짬뽕을 허용해 준 것과 같은 이유 때문이겠지. 표준어 규정 때문에 욕이 절로 나온다.

우리나라가 과학이 뒤처지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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