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기본 어법
영어 문법은 영어 학습자들에게 골칫거리이다. 한국어와 영어는 어순체계부터 다르고 세부적인 문법 사항에서도 많은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어법을 한국어 학습자들이 영어 어법을 어렵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영어를 가르치는 교수자로서 영어의 어법을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하는 고민을 자주 하게 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영어의 어법은 ‘문장’으로 익혀야 한다. 문법적 지식이 아무리 머릿속에 많아도 문장을 통해 공부하지 않으면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영어연구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PMG 박문각영어연구소에서도 영어의 어법은 풍부한 예문을 통해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무리 단순한 어법이라고 하더라도 다양한 문맥, 다양한 단어들로 쓰인 여러 문장들을 접해 보고 그것을 실제 입으로 내뱉어 가며 이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그 느낌에 닿아보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영어는 아는 것을 넘어 자연스럽게 입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된다. 문법을 그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써먹을 줄 아는 것, 그것이 애써 우리가 남의 나라 어법을 배우는 목적이라고 PMG 박문각영어연구소는 주장하며 <영어의 기본어법 vol.1>을 내놓았다. 연구실을 비롯, 집에도 수백권의 영어 어법책이 있지만, 요즘 가장 눈에 들어오는 책은 다름 아닌 <영어의 기본어법 vol.1>이다. 내가 생각하는 어법 교육 철학과 이 책의 내용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즉, 이 책 역시 ‘문장’으로 어법을 끝낼 수 있도록 학습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영어 어법의 기본 골격은 be 동사, 현재시제, 미래시제, 과거시제, 완료시제, 의문문, 동사의 종류, to부정사와 동명사, 조동사, 수동태, 가정법, 간접화법, 부가의문문, 구동사, 명사와 관사, 대명사와 한정사, 형용사와 부사, 비교급과 최상급, 전치사, 부사절, 관계절, 강조/도치/생략 정도로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법 학습자들은 이러한 문법 사항들을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기 때문에 어법에 대한 활용도는 매우 떨어지는 편이다. 예를 들어 제안/충고를 할 때 쓰는 조동사가 had better, should라는 것 쯤은 대부분의 영어 학습자들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had better과 should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영어의 기본 어법 vol. 1>의 246쪽에는 had better과 should와 같은, 흔히 영어 학습자들이 단순하게 그 의미를 암기하는 조동사를 어떻게 공부해야 완전히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had better, should는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라는 필요와 의무를 표현한다. 재미있게도 had better은 주어가 ‘I’일 때 자주 사용하지만 should는 주어가 ‘You’일 때 많이 사용된다. 가령 다음의 문장들을 보자. (<영어의 기본어법 vol. 1>, 256-247)
Mary’s not well. I’d better go and see her.
메리의 상태가 좋지 않대. 가서 걔를 만나야겠어.
My pants look worn down. I’d better get a new pair.
내 바지가 닳아서 해져 보여. 새 바지를 사는 게 좋겠어.
You should listen to your parents. They’re more experienced.
부모님 말씀을 듣는 게 좋을거야. 그분들은 더 많은 경험을 하신 분들이니깐.
You should go to bed early. You have to wake up at 6 tomorrow.
일찍 자도록 해. 너 내일 6시에 일어나야 하잖아.
이렇게 예문을 살펴보면 had better와 should가 확연히 다른 의미에서 쓰인다기보다는 주어가 누구인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영어 학습자들은 중학생 때부터 영어시간에 ‘의미상의 주어’, ‘for 목적어’ ‘of 목적어’라는 문법 용어를 많이 접하게 되지만 문법적인 지식만이 남아있을 뿐, 정작 의미상의 주어가 무엇인지, 목적어 앞에 for나 of 전치사가 왜 쓰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를 것이다. 영어 지식만 공부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다. 이 책의 187쪽에는 의미상의 주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아주 간략한 문법적 지식만을 설명하고 있다. 대신에 예문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몇 개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It is difficult for unskilled people to find proper work these days.
숙련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있어 요즘 같은 때 적당한 일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It is impossible for us to do this project in 12 hours.
우리에게 있어 이 프로젝트를 12시간 만에 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It is kind of him to give me a birthday present.
나에게 생일 선물을 주다니 그는 정말 친절해.
It was silly of me to lose the ticket.
표를 잃어버리다니 나도 참 바보 같아.
It was nice of you to drop by.
나에게 들려주다니 정말 친절하구나.
예문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it...to 구문에서 문장의 주어가 아닌 to부정사의 동작을 취하는 대상이 바로 의미상의 주어이다. 특히 of 목적어의 경우 앞에 쓰인 형용사에 사람의 좋고 나쁜 점에 대한 의견이 들어있을 때 쓴다. 영어는 이렇듯 형용사에 따라서도 전치사를 다르게 쓰는 언어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그렇지만 예문을 잘 공부해둔다면 정복할 수 없는 언어인 것만도 아니다. “Taking the first step is half the battle.(시작이 반이다)”라는 격언도 있듯, 지금부터 이런 방식으로 영어 어법을 공부한다면 충분히 네이티브급으로 영어 어법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이티브보다 더 어법에 맞는 문장을 쓰는 사람이 된다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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