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취업이야기] 취업 비자를 받기가 어려운 이유, 그리고 현실적인 돌파구.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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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 5년간 다니던 회사가 대학가 근처에 있어서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과 많이 친하게 지냈습니다. 한국인 직장인이 드문 지역인지라, 유학생들은 나이를 막론하고 저의 가장 좋은 친구들이었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큰돈 들여서 유학 생활을 하고있는 학부 석사 박사 친구들하고 어울려 지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졸업후에 영국이나 미국에서 취업하여 몇년이라도 경험을 쌓고 한국에 들어가거나, 잘되면 더 오랫동안 해외에서 일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 실제로 그 목표를 이룬 친구는 다섯손가락안에 꼽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들어가서 취업한 친구들중에는 하루 빨리 외국으로 다시 나올 기회를 엿보고 있는 친구들도 꽤 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학생활을 한 친구들인만큼 한국에서의 회사생활이 힘들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유학생들의 취업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은 비자입니다. 외국인이 영국의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T2G (Tier 2 General) 이라는 비자를 내줘야 합니다. 그러면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3년에서 6년까지의 워크 퍼밋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자를 받는것이 왜그렇게 쉽지 않을까요?

  1. 내국인 고용 장려
    영국은 내국인 고용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비자를 필요로하는 외국인을 뽑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내국인중에서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에만 외국인을 뽑을 자격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소 1개월동안 구인광고를 내고, 그래도 적당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는 증빙을 해야만 비로소 외국인을 고용하기 위한 T2G 비자를 발급 해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바로 이해가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영세한 작은 회사에서 쉽사리 외국인을 뽑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것 입니다. 비자에 소요되는 금액보다 더 큰 문제가 바로 정부로부터 T2G비자 발급을 위한 TO를 받는것인데, 사실 왠만해서는 그냥 내국인을 뽑고 말지 무리해서 일을 복잡하게 하지 않는 것이죠.

  2. 전문, 부족 직군 선호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을 뽑기 위해 T2G비자를 발급하는 절차를 밟는 회사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단 고 부가가치의 일을 하는 사람이 최 우선 대상이 되며, 부족 직군의 경우에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경우 고부가가치 일을 하는 직종이면서 수요가 많은 직군에 포함 되기 때문에 비자를 받을수 있는 가능성이 그나마 높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서비스 업이라던지 매니지먼트 등의 일은 일자리보다 지원자가 더 많은 직군이다보니 T2G비자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물론 영국인과 차이가 없을만큼 영어도 완벽하고 해외관련 업무에 메리트가 있는 분이라면 충분히 스카웃 될 가능성이 있으나 그런분 이 글을 읽을 이유는 없지요.

  3. 연봉 제한
    T2G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일정 연봉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제가 비자 확인을 한지 너무나 오래되기도 했고, 비자법이 수시로 바뀌기도 하기때문에 정확한 연봉을 명시하지는 않겠습니다. 직종마다 연봉 제한이 다르고, 연봉 범위마다 비자 연장시에 페널티가 있는 등 복잡합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부족직군이라고 해도 아주 낮은 연봉을 주는 회사는 T2G를 발급 해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요리사가 부족직군이라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런던에 김밥헤븐 1호점을 오픈하려고 합니다. 한국에 계시는 김밥헤븐 조리사분을 한분을 스카웃 하여 모시고 오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연봉이 법으로 정한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모시고 올 수 없는것입니다. 김밥헤븐 조리사 연봉을 오천만원 줘야한다면 수지가 맞지 않아서 사업이 어렵겠죠. (이런 이유로 요식 분야에 불법체류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특별한 능력이나 경력이 없는 사람이 T2G를 받는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기업에 취업하는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모든 절차가 바로 해결 됩니다. 하지만 역시 정말 특출난 인재이거나 회사가 원하는 경력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T2G를 주는 대기업에 취업하는것은 보통 일이 아니지요.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방법을 선택해야 가능성이 높을까요? 만 30세 이하라면 제가 전에 작성한 영국에 취업하고 싶은 학생 및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조언 을 읽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글에서 설명했던 YMS비자를 이용하여 영국에 입국하고, 구직 활동을 하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YMS비자를 획득할 연령이 지난분은 한국에서 바로 취업을 하여 영국으로 입사하는것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보통 구직 활동을 하려면 일단 영국에 입국을 해야 하는데, 관광 비자로의 입국은 6개월이 최대이며, 어학연수 비자로는 11개월이 최대입니다. 그리고 일하는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럼 나이가 있는 경력직은 어떤 방법으로 영국에 취업할 수 있을까요?

시간은 걸리지만 가장 명확한 방법은, 영국에 지사가 있는 외국계 회사의 한국지사에 입사하고 트랜스퍼 하시는 방법입니다.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요. 아는분중에 그렇게 오신분도 계십니다.

두번째 방법은, Sole Representative 라는 비자를 통해 영국에 와서 잡을 구하는 것입니다. 지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영국에서 5년간 체류 할 수 있고 5년후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비자입니다. 회사에 직접 취업 할 수는 없으나, 프리랜서같은 형태로 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영국에서의 프리랜서는 정직원보다 수입이 월등히 높기때문에 능력만 되면 괜찮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비자는 이전에 T1G비자가 사라진 후 대안으로 떠올랐는데, 가능은 하지만 역시나 큰 모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비자에 대해서는 저도 자세히는 모르므로 직접 조사 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궁금하신 분은 솔렙비자소개 를 한번 읽어보세요.

마지막으로 본인이 가진 경력가 깊히 관계된 대기업 위주로 한국에서 지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으로 취업이 불가능 한 것은 아니나, 본인이 자타공인 상당히 능력자여야 합니다. 그리고 영국은 원격 지원보다는 국내에서 뽑으려는 분위기라서, 어차피 이런 방법으로 취업하실거면 영국보다는 미국이 당연히 훨씬 좋은 옵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면, 구글/아마존/페이스북/MS등의 회사의 미국지사에 지원하여 합격하시는 방법이 최고의 루트라고 생각 됩니다. 물론 당연히 너무나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찌 보면 위의 세가지 방법보다 확률이 높을 수 도 있습니다. 이 Big 4 IT회사들의 채용 프로세스나 인터뷰 방식등이 상당히 정형화 되어 있기 때문에, 이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면 못할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한국으로 가서 인터뷰를 보고 채용하는 과정을 몇년째 계속 하고 있고, 런던오피스에도 한국에서 오신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미국에는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도전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사활을 걸고 한번 지원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Big 4 IT 회사의 면접과 준비과정등에 대해서 추후에 따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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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번은 합당하지만 1번 까지 증명해야하는것은 상당히 스트릭트 하네요. 미국 취업비자도 1번의 경우가 명시되어있지만 실상 이를 확인할 길이 없는것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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