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통일이다, 그래서?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아직도 뉴비 @armdown 철학자입니다.

드디어 통일이 목전에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섬에서 탈피해서 대륙으로 뻗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섬 구글.jpg
(많이 알려진 그림인데, 저작권에 걸릴까봐 스케일 좀 키워서 제가 손수 만들어 봤습니다.)

1년 전, 2017년 3월 10일, 우리는 촛불혁명의 1차 결과로 박근혜 탄핵을 이루어냈습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2018년 3월 9일, 촛불혁명의 그 다음 성과로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킨 '협상가(negatiator)'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4월 3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통일의 전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nego.jpg

저는 조만간 통일이 성사될 것이라고 감히 말하겠습니다. 저는 통일을 낭만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민족이 '상상된 공동체'라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한 핏줄, 한 민족이라는 수식어는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더 발전하고, 인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세계사에 더 기여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찾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통일은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는 걸 의미합니다. 첫째, 남북정전협상의 성공. 이것은 UN이 관여할 사항이지만, 결론은 6.25전쟁의 종결입니다. 둘째, 북미평화협상의 성공. 이것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공인되면서, 북한과 미국이 서로 침략 전쟁을 일으키지 않으며, 외교적으로 관계를 이거간다는 뜻입니다. 상대 국가에 외교관이 주둔하는 형태가 되겠지요. 이 두 가지가 이루어지면 그게 바로 통일 아니겠습니까?

저는 정치적 통일 같은 목표는 이룰 수 없는 허구라고 봅니다. 정치 권력을 분점한다? 이걸 누가 용인하겠습니까. 현 체제가 평화적이고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것이 일차 목표여야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호 발전을 위한 협력 관계가 긴밀하게 유지되어야 하고요.

지난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른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같은 구상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아래 지도는 '남북한 경제공동체' 구상에 포함된 문서로, 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합니다.

서해.jpg

하지만 이런 구상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섬'에 살고 있었습니다. 걸어서 국경을 넘지 못하면 그곳이 섬입니다.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일본은 그나마 꽤 큰 섬입니다. (네, 물론 호주도 섬입니다.) 대한민국은 작은 섬입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구 밀집도도 굉장히 높고요. 사람 살기 참 어렵습니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갑갑하기 그지없습니다. 갈래도 갈 곳이 없어요. 배표나 비행기표를 구하기엔 번잡하고 돈도 많이 듭니다. 그래서 도망갈래도 도망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과 평화적 관계가 형성되면 누구든 걸어서 어디라도 갈 수 있습니다. 많은 위험도 따르겠지만, 섬에 갖혀 노예로 사는 것보다는 나아 보입니다. 혈기에 찬 청춘들에겐 더욱 그렇습니다. 더욱이 청춘들이 무모하지만도 않습니다. 나름대로 살 길을 찾아갈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제가 정의한 식의 '통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제 강점기 때만 해도 청춘들은 국경을 넘어 만주와 중국 대륙, 시베리아까지 갔습니다. 분단과 전쟁과 휴전 이후 대한민국 청춘은 갈 데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60년 가까이 흘렀지요. '통일'은 정치적인 수사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통일'은 새 활로가 열렸다는 의미입니다. 떠날 청춘은 떠나고, 돌아올 청춘은 돌아오고, 그런 식으로 세계 속으로 뻗어갈 길이 열린 것입니다.

촛불시민과 문재인 정부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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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글장이 님이라 글은 잘쓰시는데,
사상은 저와 완전히 반대이네요.

우리는 독일식 통일을 해야할까요? 베트남식 통일을 해야할까요?
님이 지지하는 통일은 베트남식 통일과 똑같군요.

댓글이 길어져 별도의 글로 적고, 링크를 남깁니다.
https://steemit.com/kr/@steamsteem/cv7oi

글 잘 읽었습니다.
네, 저와는 생각이 반대이시군요.

저는 20세기와 21세기는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어차피 베트남식 통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이런 식 통일에 동의하지도 않고, 저의 의견이 베트남식 통일 지향이라는 데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실현 가능하다면 독일식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나가 경제는 망합니다.
통일비용에 대해 연구해 보시면, 남한 국민들 세금폭탄으로 경제가 파탄나리라는 점 알게 되실 겁니다.
독일도 그래서 고생했고요.

다른 의견을 개진하는 건 좋지만, 서로 비난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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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과연 베트남식 통일을 노래 하시는분이라.. 좀 갑갑..

요즈음 너무 나도 빨리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일들이 처리되는 것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100% 공감 하고요 . 저 또한 현 정부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당분간 이런 정권을 즐겨 보고 싶습니다.

대북 전문가들도 급작스러운 분위기 전환에 많이들 놀라워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언젠가는 꼭 통일이 되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일찍 통일이 찾아올 것 같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지금부터 필요할 듯요.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너무나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형식상으로는 큰 진전을 이루었지만, 내용적으로는 이제 첫걸음을 겨우 뗐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저 또한 기대감을 숨길수가 없네요. 항구적 평화라니...얼마나 기다려왔던 이야기인가요? 모쪼록 일이 잘 풀려나가길 기원합니다.

그렇죠. 많은 난관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진도 나가는 속도가 장난 아니지요.
많이 기대하게 되네요.

만약 1차적인 수준에서 평화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언젠가는 정치적으로도 통일되길 바래봅니다.

예상보다 진도가 빠를 것 같습니다.
그 당황스러움을 온 국민이 잘 헤쳐나가길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반도 통일예언을 믿고 있습니다, 2012년 이후에 10년안에 통일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예언은 많이 있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북한은 몇 년이상을 더 못넘길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 상태로는 한두 해도 길다고 느껴집니다. 김정은이 이대로 자폭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만 해도 청춘들은 국경을 넘어 만주와 중국 대륙, 시베리아까지 갔습니다.
라는 말이 가슴을 후빕니다.

어떤 점에서는 그 때가 더 자유로웠지요. 청춘들에겐~

정치적으로 통일되지않고 전쟁의 종식이 진정한 의미에 통일을 의미할 수 있을까요?

독일과 같은 정치적 통일을 바라기엔 무리라고 봅니다. 낮은 수준의 통일만으로도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으니까요.

촛불시민과 문재인 정부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도 함께 경의를 표합니다. 수많은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제가 지금까지 겪어본 대통령 중에 가장 많이 지지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네요.
아마 많은 국민들이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mybestnews님이 armdown님을 멘션하셨습니다. 아래에서 확인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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