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한 초록색
초록색도 여러 종류가 있다. 거무죽죽한 늪 느낌의 녹색도 혹자는 초록이라 표현하고 이렇게 싱그러운 풀색도 초록이다. 나는 햇빛을 받아 쨍한 초록색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단순하다. 텃밭 가꾸기를 평생의 낙으로 삼고 계신 아버지 덕분이다. 아버지는 일에서 좀 해방된 주말이면 주말마다 밭에서 당신의 취미를 애지중지 가꾸셨는데 그럴 때 나를 꼭 데리고 가시며 “이렇게 예쁜 초록색을 직접 맨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야”고 흐뭇해하셨다. 그래서일까. 여러 초록색 중에 햇빛받은 식물의 쨍한 초록이 내 마음에 드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