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잡지 속의 향수 광고: The Fragrance Strips

in #kr8 years ago (edited)

몇 달 전부터 우리 집에 코스모폴리탄이 배달되어 오고 있다. 나는 주문한 적이 없고 관심이 있는 잡지도 아니어서 보통 라면을 끓이면 냄비 받침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멋진 표지 모델들에게는 조금 미안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최근 호는 구완 스테파니가 표지모델인 거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야. 넘겨 보지 않을 수가 없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생각보다 흥미로운데, Candie's 광고에서 모던 패밀리의 사라 힐랜드가 입은 셔츠가 너무 예뻐 한참 들여다보기도 했다. '이런 옷을 입은 동료가 옆에 있었다면 나는 한층 더 열심히 일했을 텐데...' 하면서 말이다.

그러다가 폴로 광고 페이지를 보게 되었다. 뻔하게 큰 향수 사진이 덩그러니 얹혀 있는 광고였는데, 왼쪽 귀퉁이가 접혀 있었다. 길바닥에 놓인 캔을 보면 발로 차고 싶어 지듯, 나는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펴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음. 뭐야. 크기 별 가격밖에 없잖아.'

하는 순간 달근한 향기가 내 주변에 훅 퍼진다. 오 머리 좀 썼는데? 백화점 일층 매장 앞에 시향용 향수를 올려두고 시향 종이 박스를 옆에 배치해야만 할 수 있었던 3차원적 광고를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2차원 평면에 구현해버린 것이다. 누가 처음 생각해 냈는지 궁금해 죽을 지경이 되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꽤 오래전에 특허가 나고 활용되고 있었다. 나는 몰랐네.

잡지를 넘기다 보니 캘빈클라인이나 미소니, Juicy Couture의 광고도 동일한 방법으로 만들어 끼워져 있는 것을 보니 이것도 이제 올드한 방법인가 보다 하게 되었다. 그런데, 서너 개 정도 귀퉁이를 펴보다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코가 피로해지고 말았는데, 아무래도 코스모폴리탄에서는 이런 광고의 개수 제한 같은 것을 해야 할 것만 같다.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잡지를 집어던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저는 사라 힐랜드 때문에 집어던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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