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청춘시대' 아직도 안보고 있어?

in #kr8 years ago

세상에 흔한 게 청춘 드라마인 데다가 제목 조차 '청춘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드라마에 관심이 없더라도 살짝 들여다볼 만합니다. 이 드라마는 조금 다르거든요.

보통 청춘드라마는 남녀가 함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둘이 모두 동등한 입장으로 존재하고 있다면 상세히 그 드라마를 보지 않더라도 대충 감이 온다는 거죠. 남자의 입장에서 전개가 될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남자의 입장이라는 것이 남성 우월이나 반페미니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는 남자의 시선에 의해 이야기가 서술된다는 건데요.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여성의 시각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관점에 대한 디테일이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남자인 저는) 보는 내내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게 되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서로 개성이 다른 다섯 명의 귀여운 여인들이 한 숙소에서 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나열하며 그것들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는데, 그 외에도 미드 '로스트'처럼 각 주인공들의 가볍지 않은 비밀스러운 과거사들이 존재하여 숙소에 존재하는 귀신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달달한 스토리가 진행되다가 엔딩 즈음에 갑자기 가장 어린 유은재의 '나는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라는 내레이션을 들으면 순간 섬찟해지죠.

'여자 다섯 명이 산다는 것은 이런 거구나.'

뭔가 끊임없이 서로를 배려하면서도 견제하고, 애정 하면서도 증오하기도 하고, 소극적으로 대하다가도 적극적으로 다가갑니다. 뒤돌 때는 다시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다가도, 작은 계기로 다시 세상에 없는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죠.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드라마 같습니다. 물론 실제로 이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만약 남자 다섯 명이었다면 한 집에 모여있다는 것 만으로 이렇게 아기자기한 생활 이야기들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파격적인 캐릭터는 누가 뭐래도 역시 류화영이 연기하는 강이나(일명 강 언니) 일 겁니다. 나름 독특한 철학을 가지고 나이스 바디와 화려한 외모로 남자 친구들에게 용돈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캐릭터가 청춘 드라마의 여주인공이라니요. 하지만, 이 드라마는 이런 편견들을 확실하게 박살 내며 전혀 위화감 없이 다른 캐릭터들과 동등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인간적인 캐릭터라는 설정의 힘도 크지만, 티아라에서 힘든 시기를 거쳐 연기자로 거듭난 화영의 매력도 큰 역할을 하고 있죠.

다섯 명의 주인공 중 두 명은 연기자이지만, 나머지 세 명은 가수입니다. 처음 주인공들의 프로필을 보고는 아무래도 연기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정말 누구 하나 빠지는 사람 없이 연기들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라게 됩니다. 각각 다른 성격의 캐릭터들을 각자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드라마에 몰입하게 됩니다. 남자 배우들의 연기가 좀 떨어지는 게 밸런스가 안 맞아 좀 아쉬울 뿐이네요.

개인적으로는 한승연이 참 맘에 드는데요. 사실 카라 때부터 좋아했던 데다가, 연기까지 잘하니 귀엽지 않을 수가 없네요. 캐릭터 자체도 러블리하고 여성스러운 성격이라 아마 대부분의 남자 시청자들이 맘에 들어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중반 즈음에 접어든 이 드라마가 끝까지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게 되길 바라며, 살짝 추천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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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카라의 한승연이 나오나요? 저도 봐야겠습니다.

네. 한승연이 나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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