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는 맑음

날씨가 좋다

샌프란시스코라고 날마다 날씨가 좋은 건 아니고, 아침 일찍 나가서 하루 종일 건물 안에 틀어 박혀 있다 보면 모처럼 좋은 날씨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도 건물이라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역시 화창해도 알아채기 힘들긴 하지만, 역시 일 년 이상을 살다 보니 나만의 노하우 같은 것은 있다.

나는 저녁에는 잊지 않는 한 히터를 켜는데 집에 계속 있는 날은 낮에도 특별히 끄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그게 덥게 느껴지는 적이 있고, 그럴 때 창문을 열면 늘 햇살이 한가득이다. 그러면, 모든 발을 올리고, 창을 열어 잡지에서 봤던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를 즐기면 된다.
약간 산들산들한 음악을 틀고 창틀 옆에 해먹 의자를 놓고 앉아서 바깥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시원하게 흘러 들어오는 바람에 세상이 내 것 같아지는 것이다.

오늘은 빌리 어코스티의 '그대도 나와 같다면'이다.

...

'이 노래 누구꺼?'

난 음악을 사냥하는 편인데, 좋은 음악을 흘려듣고 평생 다시 만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노래도 그런 노래 중 하나로 화창한 날이면, 집 안이던 바깥이던 뭘 하고 있던 무조건 귀에 걸고 듣고 있다. 기타 소리도 너무 좋고 멜로디도 기분 좋아서 계속 따라 흥얼거리게 된다.

다시 날씨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누가 뭐래도 역시 화창한 날씨를 알아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늘 날씨 정말 좋아요!'

이런 선물 같은 메시지가 아닐까.

'샌프란시스코는 오늘 날씨가 좋아요. 좋다구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