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종종 읽어줍니다.
초등학교에서 가장 높은 6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귀를 쫑긋하며 재미있게 듣습니다.
평소엔 어른 다 된 것 처럼 행동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저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3월 초에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면 항상 읽어주는 책이 있습니다.

그림책 [중요한 사실]입니다.

선물상자같은 표지를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책 안에 뭐가 들어있을까?" "도대체 중요한 사실이란 뭘까?" 묻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 것 같으신가요? 중요한 사실이란 무엇일까요?

첫 페이지를 넘기면 황당하게도 숟가락에 대한 중요한 사실이 나옵니다.

숟가락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다는 거야. 숟가락은 삽처럼 생겼고... 납작하고, 둥그렇고... 하지만 숟가락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다는거야.

생김새, 특징, 용도 등 모두 숟가락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숟가락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은

밥을 먹는다는 것.

(이 책의 가장 마지막에 나올 중요한 사실은 무엇일까요?)

중간에는 '비'에 관한 중요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비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비가 모든 걸 촉촉히 적신다는 거야. 비는 하늘에서 내려오고, 빗소리를 내고.... 하지만 비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비가 모든 걸 촉촉히 적신다는 거야.

소리, 색깔, 맛 등 모두 비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비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은

모든 걸 촉촉히 적신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로 가면...

너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너는 바로 너라는 거야. 예전에 너는 아기였고, 무럭무럭 자라서 지금은 어린이고, 앞으로 더 자라서 어른이 된다는 건 틀림 없어. 하지만 너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너는 바로 너라는 거야.

마지막 페이지에는 거울이 있습니다. 교실 천장이...뙇 페이지를 여는 순간 내 얼굴이 거울에 비춰지죠.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글을 읽으면 나 자신에 대해서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내 이름, 외모, 성격 등등 나를 나타내는 사실들이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나는 바로 나라는 것."

마지막 페이지 거울을 들고 아이들의 얼굴을 천천히 비춰주며 "너에게 중요한 사실은 너는 바로 너라는 거야." 라고 나즈막히 이야기해줍니다.

고학년 아이들은 단체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컴플렉스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비하하거나 스스로를 싫어하는 경우도 생기죠.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학년 초에 이 그림책을 읽으며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라고 이야기 해줍니다.

그리고 저도 이 그림책을 읽어 주면서 나는 나야, 더 꾸미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보이자고 다짐 합니다.

"여러분의 중요한 사실은 무엇인가요? 혹시 깜빡하고 계시진 않았나요? 여러분에게 중요한 사실

"나는 바로 나라는 것."

자녀가 없으신 분들은 시간 나실 때 도서관에서 한번 찾아서 보시고,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한 권 사서 자녀와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중요한 사실 /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 보림출판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