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cer는 원래 영국에서 사용하던 단어였다

in #kr6 years ago (edited)

월드컵이 이제 어느덧 3위 결정전과 결승전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나라 언론이건 간에 축구에 대한 이이기가 한창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선 '축구 종가' 이라고 하지만 국제 메이저 대회 성적을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리는 잉글랜드가 1990년 이후 최초로 4강에 올라 과연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때 우승 이후 반 세기 만에 다시 월드컵을 우승할 수 있을까 It's Coming Home을 불러대며 영국 언론들이 설레발을 쳤지만....설레발은 설레발일 뿐

유로 1996은 잉글랜드가 1966년 월드컵 이후 다시 메이저 축구 대회를 개최국으로 참가한 대회였고, 이 노래는 축구가 드디어 '종가'로 돌아온다는 의미이자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우승을 바라는 염원으로 만들어진 응원곡이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이 대회에서 4강에서 숙적 독일을 만나 승부차기 끝에 패하고 만다.

어쨌건 이렇게 축구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면서 눈에 띄는 건 같은 영자 신문이라고 하더라도 확실히 미국 언론사 (Time, Washington Post, NYT, 등등)는 soccer를, 그 이외에 Gurdian, BBC, The Independent 등등의 영국 언론들은 football이라고 쓴다는 사실인데 영국(과 미국을 제외한 모든 영어권)에선 미국 사람들이 축구를 'soccer'라고 부르는 걸 가지고 엄청 놀려대기 일쑤이다.
당장 구글에 "football not soccer"라고 검색하면 미국애들한테 영어공부 다시하라고 비아냥 거리고 무시하는 글들과 이와 관련된 엄청난 짤(meme)들이 나온다.
아래 영상은 영국의 전설적인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튼(Monty Python)의 멤버였던 존 클리스(John Cleese)가 이건 football이지 soccer가 아니다며 미국 사람을 대상으로 훈계(?)하는 방송...

하지만 이에 대한 반전은 사실 soccer가 영국에서 처음 사용된 단어라는 사실이다.
어제자(7월11일) Time지는 미국 사람들이 축구를 'soccer'라고 부르게 된 건 다 영국 때문이다.
관련 기사: http://time.com/5335799/soccer-word-origin-england/

위 기사에 따르면 2014년에 미시간 대학교의 스포츠경제학과 교수인 Stefan Szymanski는 'soccer'라는 단어의 기원에 대한 연구를 했는데 'soccer'는 19세기 말에 영국에서 처음 사용하게 된 단어로 이후 미국에 전파되었다고 한다.
1800년대 영국에서 럭비(rugby)와 축구(football)는 같은 스포츠에서 갈라져나온 두 종류의 다른 '풋볼'이었다.
1863년에 Football Association이 결성되었는데 이는 축구에 규칙을 마련하여 대학교끼리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었다.
현대 축구에 있는 과격한 플레이에 대한 파울이나 카드, 오프사이드 등의 룰은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제도로 과거에 축구는 그렇게 규정이 뚜렷하게 존재하지 않았다.
1871년에는 Rugby Football Union이 결성되어 같은 전철을 밝게 되는데 이후 두 스포츠 종목은 각각 Association football과 Rugby football로 세분화되어 불리게 된다.

그리고 이 때 주로 이러한 스포츠 경기를 했던 층은 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 같은 일류 대학을 다니는 상류층 학생들이었데 이들은 Association football과 Rugby football을 각각 'soccer'와 'rugger'로 줄여부렀고 이게 바로 'soccer'라는 단어의 어원이다.

즉 'soccer'의 어원을 따라가보면 영국 상류층의 단어인 셈이다.

이후 미국에서 'soccer'라는 단어가 더 흔하게 사용된 것은 아무래도 미국에서는 미식축구가 수많은 football 중 가장 유명하고 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포츠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해당 연구에서는 또 190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영국의 'The London'과 미국의 'New York Times'의 기사들에서 얼마나 'football' 또는 'soccer'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지 그 빈도수를 비교해 보았는데 본격적으로 놀랍게도 영국에서도 196-70년대에는 'soccer'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다.
심지어 50-60년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었던 Sir Matt Busby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꼽히는 George Best 등의 유명인사들의 자서전 제목이 "Soccer at the top" 이나 “George Best: the inside story of soccer’s super-star” 등이었던 걸로 미루어보아 지금처럼 영국인들이 'Soccer'라는 단어를 보면 미쳐 날뛰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 앞으로 콧대 높은 영국 사람 앞에서 'soccer'라고 말했는데 그게 뭐냐고 비웃으면 너네가 먼저 사용하던 단어라고 응수해주면 된다. 물론 나는 어릴 때 영어를 배울 때 나를 처음 가르쳤던 선생님이 영국인이어서 영국식 영어가 편하기 때문에 그냥 'football'이라고 계속 부를 것이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아래 링크 참조:

  1. https://static1.squarespace.com/static/557a07d5e4b05fe7bf112c19/t/5b32eb5a1ae6cf2595f958a9/1530063706349/BBC-Study-2006.pdf

http://time.com/5335799/soccer-word-origin-eng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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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미국에서는 "럭비"가 "풋볼"로 자리잡아서 축구는 "사커"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잘 봤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게 된 의외의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면 비교적 최근인데 그때까지 영국에서 '사커'를 별 위화감 없이 썼다는 사실도 놀랍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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