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죠?' 라는 이 질문.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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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죠?' 라는 이 질문.

작년 가을, 별 생각없이 직장인 익명 서비스 안에서 서핑하던 중 마주하게 된 질문입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여전히 여운이 남아 마음속에 담아두고 답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밤, 암호화폐 이야기를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시청하고 한번 더 상기되더군요.

일단 내용을 공유드릴까요?

인생 선배님들에게 정중히 여쭙겠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너무너무 궁금하고 답답하여 익명을 빌려 이곳에 글 적습니다.
20대 중후반 남자입니다. 지금까지 가난하지 않았던 적이 하루도 없습니다
집에 재산이 1도 없습니다. 집, 차 모두 없구요.
아버지 이름으로 큰아버지가 보증 세워 날려먹어
크게 기울고 그 뒤로 했던 자영업 조차 적자를 못 면하고
대출받아 직원들 월급 주고 접어 알고있는 빚만 4천 이구요.
더 이상 알아보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 무서워 알아 보지 않고
상속포기 할 예정으로 냅두고 있습니다.
현재는 경제활동을 1도 안하시고 용돈만 한달에 30씩 드립니다.
(답답해 미치겠습니다...)
어머니 한달에 120 남짓 주말도 안쉬어가며 일하시고 버셔도
생활비하시면 남는 돈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부모님께서 이혼을 하셨다가 아버지께서
경제력이 없으셔서 서류상 이혼상태지만 다시 같이 살고 계시구요.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절대 부모님처럼 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너무도 간절하여 단순히 돈을 많이 준다는데에 꽂혀 삼성이라는
직장에 너무 운 좋게 입사를 하였는데 그 기쁨도 잠시 무선사업부에
배정 받지 못하고 피에스가 적은 사업부에 배정되어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네요.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이라서 재취업준비는 상상도 못하구요.
글로 표현하지 못 하지만 너무 고생을 많이하고 겉으로는
내색 안하는 성격이라 혼자 방 안에서 소리 죽여가며 울었던
나날들이 인생의 대부분이었는데 이제서야 보상 받나 싶다가
한동안 안했던 자살 생각이 다시 조금씩 들기 시작하네요.
심지어 그 생각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상대적 박탈감이 너무 심한데
막상 입사해보니 대부분의 동기들이 부족하지 않게 살아온 친구들이
많더라구요. 제 진짜 친한 친구들 보더라도 저 만큼 힘든 친구는 손에 꼽구요.
지금 가족들이 사는 집도 기초수급자 지정으로 인해 국가에서 전세대출을 해주어 이자만 갚는 중인데
제가 대기업 입사하는 바람에 이 또한 자격이 정지되어 내년부턴 월세로 살아가야합니다. 이 부분 제가 지원해주어야 할 꺼구요
집이 멀어 회사근처에서 자취를하는데 이 또한 고정지출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친구들은 힘들다 내색하면 삼성전자 다니면서
무슨 불평불만이 그렇게 많냐고 도리어 쿠사리를 주네요...
정작 그 친구들은 한달에 200정도밖에 못벌어도 집에서 차사주고
집도 있고 저축 가능액은 저보다 훨씬 많은 줄도 모르고요...
인생최대의 스트레스를 올해 입사 후 부터 계속 받는 중입니다..
이러한 상황인데 주변에 저와 비슷한, 혹은 저보다 어려운 분들이 많이 계신가요?? 왜 제 주위엔 없을까요??
또 그러한 선배님들이 계시다면 인생의 조언 한마디만 듣고 싶습니다...
소개팅은 끊임없이 들어오는데 연애. 결혼은 커녕 하루벌어 하루 살아가기도 빠듯할 것 같네요...

어떠세요?
이 글을 읽고 잠깐 먹먹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어떤 답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저보다 후배이리라 예상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굴곡의 인생을 경험하지 않았기에 섣불리 답을 낼 수가 없겠더군요.
저는 업무적으로 투자, 자금조달을 경험하고 사회에서 배운 지식을 개인적으로도 활용해왔기에 재테크나 투자라면 회계사들을 모아놓고도 떠들 정도였습니다.
언젠가는 Family Asset Management에 대한 철학과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어려움을 겪고있는 이 후배에게는 어떤 답도 내놓지 못하겠는 상황에 스스로 허무하기도 했습니다.

나만 투자 성공 체험을 하고 재테크 노하우를 쌓는다면 그게 무슨 의미일까,
헬조선이라는 표현이 주요 언론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각박한 세상이라면 어떤 가치를 먼저 추구해야 할까 고민하게 됩니다.

해를 넘겨 작년 가을부터 품고 온 고민이었는데 스티밋에 들어와 이렇게 이야기라도 할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어쩌면 훌륭한 삶의 내공을 전해줄 분들도 계시겠죠?

'가난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죠?'
이 질문에 우리는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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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대기업 다니는 회사원도 이런 상황인데, 다른 분들은 어떨까요. 정말 먹먹해집니다.

맞아요, 꼭 취직, 좋은회사만 답이 아닌 듯도 합니다. 먹먹한 감정이지만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랑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이네요.. 저는 아르바이트로 돈 끌어모아서 코인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도 하고 아껴쓰고.. 그럴 수 밖에없죠 뭐..허허

그렇군요. 코인 투자도 현명하게 하면 좋은 투자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네요. 다만 올인은 조심하세요~

이 또한 지나가니 버티고 버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와 비슷한 나이겠군요. 이제 사회로 막 나온 사회초년생이지만 저도 저정도로 겪은 적이 없기에 선뜻 말을 꺼낼 수도 없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네, 먹먹한 사례지만 공유하면서 같이 고민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지인들에게는 가족과 연을 끊으라고 말하는 편입니다. 흙수저를 넘어 빚수저이신 분인데, 이럴 땐 과감히 수저 자체를 내다 버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야멸차게 끊으라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 앞에 정중하게 편지라도 한통 써 놓고 성공해서 돌아오겠다고 하시는 것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문득 지난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 등장하는 코인 부자가 인터뷰때 했다는 말(방송엔 안나오고 디씨갤에만 밝힌 내용)이 생각 나네요. 앞세대는 땅투기, 주식으로 돈 다 벌어놓고 지금 젊은 세대가 처음으로 흙수저 탈출할 기회를 코인판에서 보고 있는데 왜 사다리를 걷어차냐는 취지였습니다. 완전히 동의하는 말은 아니지만 왜 이런 말을 코인부자가 했는지 납득은 갑니다.

지금 한국의 상황은 젊은층이 전통적인 방식(취직해서 돈벌고 돈모아 결혼하고 등등)으로 사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블라인드에 사연 올린 저 분은 빚수저 때문에 두배로 어려운 상황이고요. 다른 대안이 없는지 고민은 필요합니다만 현실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답답한 현실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출연자의 다른 이야기도 새롭네요. 저도 위 사례에 대해서는 적어주신 이야기가 나름의 해법과 가까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대학때 방학=노가다, 학기 중=도서관 살기... 호감 가는 여학생도 많았으나.. 대학시절 20대 중반 연애 없음. 방학 때 막노동 특히 겨울에 하면서.. 다치고.. 얼어죽을 듯 춥고.. 솔직히 부모님 원망도 많이 했네요.

사람은 보통 자기보다 잘 사는 사람들과 "비교"합니다. 혈액암이 10대 중반에 걸린 제자가 있었습니다... 제 주변은 장애 학생들로 가득합니다. 얼마전 아프리카 10살 가장 아이에 대한 티비 프로가 나오더군요.

일단 빚은 상속포기, 먹고 사는 따신 직장이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입니다. 자원봉사를 해보세요. 장애인, 결손가정... 그럼 압니다.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그러게요. 자원봉사를 해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스팀잇에 오신것 을 환영합니다.^^
저는 krwhale이라는 아기고래와 코인시세 챗봇을 운영하고 있어요 :)
- 아기고래에게 Voting 받는 법
- 코인시세 챗봇
1주일 뒤 부터 유용하게 쓰실 수 있을 거에요~^^

반갑습니다. 유용하게 이용해보겠습니다. 팔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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