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잃어버린 만년필

선물로 받았던 만년필이 감쪽같이 집에서 사라졌다. 항상 두던 위치가 복잡해져서 잠깐 다른 곳에 뒀던 것 같은데, 그 사이에 잃어버렸다. 아니, 어떤 상자에 잠깐 넣어놨다가 나도 잊고 박스 채로 버린 것 같다.

집 안을 샅샅이 뒤져보며 다시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1년이란 시간이 지났으니 이미 사라진 것이 아닐까 한다. 그 상자를 그저 빈박스라고 생각하고 확인도 안하고 버렸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아 더욱 답답하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소중한 물건들을 좀 더 신경 써서 관리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