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3.1절이라 의미가 더한, 밀정.

in #kr6 years ago

오랜만에 평일 휴일이라지만, 그 의미가 남다른 99주년 3.1절.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난 후 TV를 켜니,
3.1절 기념 독립운동영화 주제 영화로 「밀정」이 나오더군요.
부랴부랴 「밀정」 개봉일에 관람하고 바로 작성했던 영화 관람 후기를 꺼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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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정」의 지극히 주관적인 관람 후기.

  • 한줄평 : 조국의 처지가 매국노를 만들었고, 동지의 믿음이 애국으로 인도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는「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였습니다.
스파이 혹은 이중첩자라는 소재는 이야기꾼들에겐 굉장히 달콤한 유혹이지만,
시대적인 분위기나 촘촘한 스토리텔링, 긴장감 넘치는 심리묘사 등 결코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정말 제대로 표현해내기 어려운 소재 중 하나입니다.

그런 면에서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서스펜스의 장인의 길을 걷고 있는 김지운 감독이 선택하고 연출했다는 것에 큰 기대를 갖기 충분했습니다.

사실 한국영화에서 스파이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정통 스파이물, 단순히 신분을 속이고 박쥐처럼 여기저기 적을 옮기는 수준이 아니라,
시대적인 이데올로기의 혼란, 그리고 그에 따른 인물의 미묘한 심리 변화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제가 알기로는 최초이지 않나 싶습니다.

영화는 단연 송강호의 영화입니다.
사실 비중을 떠나 단독 주연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 이유는 밀정 송강호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송강호는 역시 대체불가라는 생각이 들게끔 그 배역을 완벽히 소화했습니다.

주연이라면 주연인 공유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데,
사실 부산행에서도 그렇지만, 공유라는 배우는 흥행면에서는 만족할지 모르지만,
배역 선택과 소화의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비주얼 배우의 호칭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한지민도 같은 맥락에서 왜 그 배역을 택했는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짧지만 강렬했던 박휘순과 이병헌은 역시 명불허전이었고,
개인적으로는 배우 엄태구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발음 문제를 지적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참 좋습니다. 잘 만들었습니다.
긴장감도 충분하고
정통 스파이물 답게 누가 배신하고 뒷통수를 치는가를 예측하지 못 하게 혹은 갑작스럽게 녹여냈습니다.
이야기의 진행은 다소 산만하지만 충분히 몰입감 있고 의열단과 밀정들의 대치가 굉장히 볼만합니다.

미장센이야 뭐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을 만큼 흠 잡을 때가 없지만,
그럼에도 애정어린 아쉬운 점 두 가지를 덧붙입니다.

먼저 러닝타임입니다.
최근 영화에서 늘 같은 지적을 하는 것 같은데
김지운 감독은 놈놈놈 때부터 많은 공을 들인 장면을 지나치게 길게 노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볼거리를 충족시켜주겠다는 좋은 취지도 있겠지만, 자칫 관객들은 피로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가 정통 스파이물을 표방했다면 좀 더 간결했어야 합니다.

정통 스파이물의 핵심은 영화 전반에 걸친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 분위기 몰이입니다.
몇몇 긴 시퀀스는 과감함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하나는 송강호라는 인물의 심리 묘사에 조금 더 몰입할 수 있게 했다면
엄청난 장르물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복잡한 스토리를 끌고 가야 했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의 타이틀이 밀정이고 애초에 송강호가 이야기의 축인데다가,
심리 묘사의 달인이 심리 변화가 중심인 영화를 연출했다면
영화상에서도 조금 더 면밀히 다뤘어야 했다고 봅니다.

저는 김지운의 연출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은 굉장히 만족합니다.
또 한 번 김지운과 송강호의 조합을 기대합니다.

끝으로 '대한독립만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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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팔로우하겠습니다.

밀정 재밌게 봤었죠..
송강호는 어떤 역할이든 다 잘어울리는거같아요 정말
보팅, 팔로하고 가요~

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배역 소화를 잘 하는 배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보팅, 맞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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