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 문오리

in #kr7 years ago

한번쯤 가봐야지 한 지가 일년도 넘은 듯하다.
바로 요식업계의 Best Practice라고 할 수있는 경리단길 장진우 거리. 홍석천씨의 ‘My-‘ 시리즈보다 아기자기한 규모지만 그 콘텐츠나 디테일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아이템과 컨셉잡기, 위치선정부터 개별 상점들 사이의 밸런스와 시너지, 임대료 등 외부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조합활동까지… 자영업이나 특히 요식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최고의 롤모델일 듯 싶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방문한 곳은 '문오리'
장진우씨가 제주도에 여행을 갔다가 오리문어탕을 파는 식당, '올랭이와 물꾸럭'에서 영감을 받고 사장님께 사정사정하여 사사받아 경리단길에 차렸다는 문어와 오리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전골집이다. (지금도 장진우씨는 그 사장님을 스승님 삼아 힘들 때마다 내려가 식당 운영에 대한 조언을 받는다고..)


일단 비쥬얼부터 보자. 들깨가루가 잔뜩 풀린 붉은색 국물에 문어와 부추가 푸짐히 올라가 시작부터 보양식, 그리고 왠지 제주도 느낌이 물씬 풍긴다. 여기에 한라산 한 잔이면 여기가 이태원인지, 제주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
이 집의 메인메뉴는 최근에 하나가 더 늘어 총 3가지이다. 문오리-문곱창-문스지.

재료도 다르지만 가장 큰 차이는 매운 정도라고 한다. 문곱창이 제일 맵고, 문오리는 중간, 문스지가 제일 안 매운 버전이라고. 실제로 문오리를 먹어보면, 붉은 비쥬얼에 비해 절대 맵지 않다. 살짝 칼칼한 맛을 기대한 사람들은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땐, 주방에 부탁해서 양념장과 청양고추를 더 달라고 하면 된다.
소(小)자가 2-3인용인데, 우동사리 하나 시키고, 나중에 볶음밥까지 먹으니 배고픈 남자 3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놀랄만한 맛은 아니다. 그러나 한번쯤은 먹어볼만한, 그리고 가끔 생각나는 맛이라고 할까. 근사한 스테이크, 파스타도 좋지만, 지인들과 바닥에 방석깔고 앉아서 국물요리에 소주 한잔 하고 싶을 때, 경리단길 문오리를 가보자.
요샌 서울에도 제주음식 파는 집이 많이 늘었다. 특히 필자가 애정하는 상수 탐라식당은 이제 너무 많이 알려져 못 간지 너무 오래됐다는.. 최근 화창한 날씨에 제주가는 비행기표 구하기도 쉽지가 않다던데 제주앓이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경리단길 문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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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단길엔 정말 맛집이 많은거 같아요 부럽습니당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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