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던 책들에 대한 짧은 생각들 (1)

in #kr7 years ago

1.추사

추사 김정희에 대한 간략한 설명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718468&cid=42752&categoryId=42755

추사 김정희가 비록 실재하는 인물이지만, 제가 읽은 것은 소설이므로 '실제 모습과 얼마나 일치하느냐'는 크게 따지지 않고 '작가가 표현하고 싶던 것이 무엇이었나, 그게 나에게 어떤 느낌과 생각을 주는가'에 중점을 두고 읽었습니다. (다른 책이나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로 접근합니다. 일단은 저의 느낌과 생각이 우선이지요)

저는 이 책에서 표현한 인물을 보고 '닮고 싶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의 삶의 태도가 너무 존경스러웠습니다. 소설에서도 잘 표현되어 있지만, 추사는 온갖 고초를 겪습니다. 유배도 다니고 자신을 모방하는 글씨꾼들이 판치며 자신은 점점 나이가 들어가 죽음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그런 고난을 받아들이고 굴복하는 모습도 있지만, 그는 한 발 높은 곳에서 삶을 바라보며 관용을 가지고,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여유를 가집니다.

여기에 일일이 적을 수는 없지만, 그가 하는 말들과 쓰는 글들을 읽다보면 그의 태도가 느껴집니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죠. 누가 그의 삶을 열심히 설명해줘서 제가 그걸 이해한게 아니라, 그의 글과 말을 듣고 감화됩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여러모로 읽을 거리도 많고, 길지도 않아 읽기에 너무 좋은 소설입니다.

  1. 호밀밭의 파수꾼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일단 전혀 어려운 책이 아니죠. 내용이 기발한 것도 아닙니다만, 이 책이 이렇게 널리 읽히는 가장 큰 이유는 읽는 사람의 공감을 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한 권정도의 짧은 여정에서 주인공 홀든은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아주 솔직하게 말합니다. 사춘기 시절에 누구나 느낄만한 생각들을 하고 다니죠. 영악하기도 하고 , 순수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읽으며, 독자들은 자신들도 반쯤 영악하고 반쯤 순수했던 사춘기를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이 책의 제목이고 마지막에 나오는 표현인 '호밀밭의 파수꾼'입니다.

"피바, 저 말이야······ 왜 '호밀밭에 붙잡혀서······' 하는 노래 있잖아." "그건 If a body meet a body Coming through the rye 야! 시란 말야! 로버트 번스가 쓴······." "난 그게 '호밀밭을 지나오는 사람을 어떤 사람이 그것을 잡는다면' 으로 생각하고 있었지. 여하튼 저 널따란 호밀밭에서 무슨 장난이나 치고 있는 아이들 모두의 그림을 생각하고 있는 거야. 수천 명의 꼬마들, 그 주위엔 나 외에는 아무도 큰 놈이란 없는 그걸 말이야. 난 어떤 절벽 끝에 서서, 그 아이들이 절벽 끝인 줄 모르고 달리는 것을 내가 붙잡아 준단 말야. 난 그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자 하는 것뿐이지."

주인공인 홀든이 지켜주고 싶던 꼬마들은 누구일까요? 물론 책에는 동생이라고 나와있지만, 제가 생각한 꼬마들은 읽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순수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커가고 사회를 겪으면서 홀든이 그랬던 것처럼 온갖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죠. 그 와중에 순수함을 대부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냥 그렇게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홀든처럼 떨어지는 아이들을 구해주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절벽으로 떨어지는 건 막는 사람, 그런 사람이 호밀밭의 파수꾼이죠.

저에게는 순수함을 지키고 싶다는 그 마음이 너무 따듯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도 그런 노력을 하고 싶어졌구요. 이 덕분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되기도 했죠. 읽을때마다 그 따듯한 마음이 떠오릅니다. 아마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계속 읽을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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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늦은 나이에 읽었는데요. 한참 방황할(?) 나이에 읽었으면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돼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을 거 같아요. 그래서 10대나 20대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랍니다. :)

네 맞아요 ㅠㅠ

호밀밭의 파수꾼 옛날 학창시절에 봤던 기억이 나네요.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써주신 내용들을 읽다보니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갑자기 다시 한번 읽고 싶어지네요..

시간 나실때 편히 읽어보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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