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발렌타인 데이 #02

in #kr6 years ago

     어쨋든 본사의 방침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고, 반품이 된다고 하니까( 편의점에 공급되는 상품들은 원칙적으로 전부 반품이 되지 않습니다. ) 진열을 하기는 하면서도 내심 헛수고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군부대 근처에 있는 전형적인 시골 매장에서 무슨 발렌타인 데이 특수가 있겠느냐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대도시의 대학가 점포나 특수 지역의 점포에서는  하루에 수천만원의 매상을 올리기도 한다고 했지만, 역시 이것은 제 매장과는 상관없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별다른 기대없이 발렌타인 데이가 되었고, 결론은 아무리 시골 매장이라도 발렌타인 데이 특수는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발렌타인 데이 관련 상품만 평균 매출의 절반 정도를 팔았습니다. 그 이후로 폐점을 할 때까지 발렌타인 데이는 아주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중요한 날이 되었습니다. 


     몇 가지 확고부동한 생각을 가지고 시골에 매장을 오픈하면서도 사실은 시골의 현실에 대해서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막연히 아주 오래 전의 관념만을 가지고 도시와 시골은 소득의 격차가 있고 , 문화 수준의 차이도 존재한다고 추측을 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오해는 저 자신을 조심스럽게 돌아보기만 했어도 없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 스스로도 농촌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86년 서울로 이사하기 전에도 이미 ( 비록 하나의 채널만 시청이 가능했지만 ) TV를 통해서 서울의 중산층들의 생활과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을 하고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단지 소득의 격차가 있었고, 지역에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같은 형태의 생활을 영위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20 여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미디어는 더욱 고도로 발전하여서 아무리 시골이라도 무선 전화의 이용이 가능하고, 인터넷 이용이 가능해졌습니다. 도농간의 소득의 격차도 완화되었습니다. 저는 특히 미디어의 발달에 의해서 도농간의 정보의 격차가 거의 없어졌다는 것에 의미를 크게 부여합니다. 


     문화적 수준에는 경제적 수준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듯 합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수준보다는 정보의 양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정보에 얼마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가에 따라서 생활의 수준이 차이가 나게 되고, 지역적 격차가 생기게 됩니다. 


     이전에는 분명히 정보와 물류의 미비로 생활이나 문화의 지역적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적어도 우리 나라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차이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입니다(  물론 제가 생활하던 지역은 우리나라가 아닙니다 ). 미디어의 발달은 이렇듯이 지역적 차이를 해소하고 통합시킵니다. 물론 그것이 수준이 올라가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러한 미디어의 발달과 그 영향을 이해하면 조금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스팀잇에 글을 올리고 약간의 용돈을 버는 것처럼 말입니다.


Amante De Solve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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