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진정한 만남이 우리를 성숙으로 이끈다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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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꾼 만남 / 정민 / 문학동네)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서의 유배 기간 동안 수많은 저작들을 쏟아냈고, 또한 조선시대 권력의 변방이었던 강진에서 새로운 지적 흐름을 주도하는 동시에 자신의 독창적인 교육법을 통해 제자들을 키워냈습니다.
그 제자 중 한 사람이 황상이었습니다.

이 책은 10여 년 동안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다산 정약용의 삶과 학문적 업적 그리고 문화사적 의미를 다각도로 밝혀온 정민 교수가 썼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산 정약용의 삶과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다산의 제자인 황상이라는 한 사람의 삶을 복원시켰습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스승과 제자의 삶을 묘사합니다.

“어르신! 그 연세에 무슨 영화를 보시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만 하십니까? 이제 그만 쉬셔도 되잖아요.”

“그만두세. 누가 말리겠나, 저 고집을. 저 나이에 과거에라도 나가실 모양일세.”

노인이 붓을 놓는다

“자네들! 내 스승이신 다산 정약용 선생님께서는 이곳 강진에 귀양 오셔서 스무 해를 계셨네. 그 긴 세월에 날마다 저술에만 몰두하시느라, 바닥에 닿은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났지. 열 다섯 살 난 내게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부지런하라’는 삼근(三勤)의 가르침을 내리시면서 늘 이렇게 말씀하셨네.

“나도 부지런히 노력해서 이를 얻었느니라. 너도 이렇게 하거라.” 몸으로 가르치시고, 말씀으로 이르시던 그 가르침이 6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어제 일처럼 눈에 또렷하고 귓가에 쟁쟁하다네. 관 뚜껑을 덮기 전에야 어찌 이 지성스럽고 뼈에 사무치는 가르침을 저버릴 수 있겠는가?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그날로 나는 죽은 목숨일세.”

바닥에 앉아서 공부에 몰두하다가 복사뼈에 구멍이 났다니, 그것도 세 번씩이나! 다산이 백면서생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혁하려 했던 실천적 지성인이었음은 그의 삶이 보여줍니다. 그는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했고, 제자에게는 '나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하라'는 살아있는 가르침을 준 스승이었습니다. 스승과의 만남을 통해 제자의 삶은 변했습니다. 스승과 제자의 진정한 만남이 사람을 변화로 이끈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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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Almond Blossom, 1890년, 반 고흐 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는 동생 테오의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테오와 그의 아내 요한나는 아이에게 고흐와 똑같은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고흐는 조카의 침실 벽에 걸어두라며, 파란 하늘을 바탕으로 흰 아몬드가 피어난 이 작품을 보냈습니다.

빈센트와 테오가 죽은 후, 조카는 제 어머니와 함께 숙부인 빈센트를 지금의 빈센트 반 고흐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암스테르담에 반 고흐 미술관을 만든 것이다. 사랑을 길고 강건하게 뻗는다. (반 고흐 인생수업 / 이동섭 / 아트북스)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는 단순히 형제 관계가 아니었습니다. 고흐에게 있어 테오는 가족 그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테오는 고흐에게 매달 돈을 보내주는 후원자이자, 평생 친구였습니다. 고흐와 테오는 17년간 900여 통의 넘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다산 정약용과 황상의 만남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의 만남

다산 정약용에게는 많은 제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제자가 황상처럼 스승을 만나 삶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 성격이 깐깐했던 다산을 욕하며 떠난 제자들도 있습니다.

피를 나눈 형제 사이라고 모두가 서로를 믿어 주는 것은 아닙니다. 형제 사이라도 돈 문제로 평생을 등 돌리고 사는 경우도 부지기수 입니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이제는 steemit을 통해서도 만남을 이어 갑니다. 나는 오늘 그 작은 만남들에 진정성을 담아 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진정성 있는 만남이 우리를 성숙으로 이끕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구한다는 말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부족한 힘이라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자신의 힘이 상대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활기차게 일해야 한다. 진심어린 행동은 상대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진정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 / 마쓰시타 고노스케 / 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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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이 중요하죠^^

네 맞아요. 중요하죠 ^^

얼마나 진정성있게 다가가느냐가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네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죠 ㅎ

진심을 다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끊어진 관계들이 나의 사사로운 욕심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맞습니다. 그렇게 끊어진 관계들을 보면 마음이 헛헛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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