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짧은 글쓰기 연습

in #kr-writing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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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이 허공을 가로질러 어느 사람의 얼굴과 부딪혔다.
군중이 만들어내는 온갖 소리, 예컨대 동의의 환호성, 의문의 쑥덕거림, 열정의 숨소리 등이 일시에 사라졌다. 마치 한 사람이 그 모든 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 마냥. 참기 힘든 고요함이 그 빈자리를 대신 채워 사람들을 내리눌렀고, 견디기 힘든 압박감 속에 새들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

"거짓말쟁이는 꺼져라!"

자극적인 메시지가 그 침묵을 파고들었다. 사람들 사이로 병적인 수군거림이 옮아가기 시작했다.

일종의 면역반응, 방어기제.

수군거림은 웅성거림으로, 웅성거림은 거대한 움직임으로. 사람들은 마침내 분노하고 말았다. 달걀은 일종의 표식이자 낙인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 계란 맞은 사람을 붙잡기 위해 연단으로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총을 든 자들이 그 사람들을 막아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들은 큰 물살에 휩쓸린 개미처럼 군중 속으로 녹아 없어졌다. 그들은 그 자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을 심산이었다.
달걀은 맞은 사람은 허둥지둥 도망가 스스로 몸을 쓰레기통에 숨겼다. 거기에는 썩어가는 시금치도, 먹다 남은 핫도그도, 어제 죽은 고양이의 시체도 있었다.

화난 사람들은 그 달걀 맞은 자를 찾지 못해 더욱 분노했다. 분노는 도시 전체로, 물살처럼 뻗어나가 그들을 에워쌌고 애꿎은 요리사들과 양계업자들이 그들에게 찢겨 죽었다. 쓰레기통 속에서, 달걀 맞은 남자는 푹 썩어갔고, 사흘 밤째 되던 날 조심스레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도 더 이상 그의 달걀 자국을 신경 쓰지 않았다. 이틀 전 죽은 요리사의 가게보다 넓은 화장실에서 몸을 씻고 양계업자의 양계장보다 넓은 서재에서 그는 자신의 책장들 사이로 깊숙이 몸을 숨겼다.


개강 시즌이라 너무 바쁘군요.. 내일은 기필코 글을 잔뜩 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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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더 쉬운 말로 쓰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일종의' 같은 말이 약간 맥락이 없게 느껴져서..
그렇지만 한 캐릭터 없이 군중의 폭력에 대해 쓴 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저도 글 쓰는 걸 좋아해요 :) 가끔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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