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

in #kr-writing6 years ago

여자친구가 그토록 키우고 싶어하던 햄스터를 키우게 되었다.
나는 거의 20년 전 집 베란다에서 햄스터 가족을 키운 일이 있다. 등골에 검은 줄이 난 연회색 햄스터였는데, 새끼를 하도 잘 나아서 외할머니 집에 보냈다. 외할머니는 재래시장에서 가게를 하셨는데, 자주 오던 고양이들이 햄스터를 다 잡아간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처음에 햄스터 키우기를 반대했다. 여자친구 자취방이지만 나도 낮시간에는 많이 쓰기 때문에, 햄스터 냄새가 걱정스러워서 안 키웠으면 한다고 했었다. 막상 키워보니 쓸 데 없는 걱정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 바닥재는 햄스터의 냄새까지도 다 잡아내더라.

오히려 집에서 향기가 난다. 레몬향 바닥재.. 뭐 이런 것도 나오나 싶다. 세상은 구석구석에서 발전하는구나.

이번 햄스터는 ,. 몰라 여자친구 말로는 드워프라는 것에 푸딩..? 이란다. 색이 베이지색인데 아직 새끼라서 되게 귀엽다.
처음에 손에 올렸을 땐 전혀 안 물었는데, 몇 번 올라와보더니 손가락이랑 손바닥을 꼭꼭 문다. 이것도 처음엔 안 아프게 물었는데 점점 세개 문다. 사람고기 취향인가.. 걱정된다. 여자친구는 무서워서 잘 못잡아서 나한테 늘 잡아보라는데.. ㅎㅎ

그래도 잘 데려온 것 같다. 막상 데려오니 눈을 떼기 싫을 정도로 귀엽다.
햄스터가 바닥 밑에 들어가서 자다가 부시럭 거리며 나올때면 하던일을 멈추고 보게 된다.
댕댕이라고 이름지은 이 녀석이 우리를 올려다본다. 그리고 물을마시고, 해바라기 씨를 까서 입에 넣고, 쳇바퀴를 몇 초 돌린 다음 사육장을 탐색한다. 우리를 보며 나오려고 해보기도 하다가, 별 특별한 일 없다 싶으면 다시 은신처로 들어간다. 이 패턴이 반복인데, 그래도 귀여워서 나올 때마다 보게 된다.

무엇을 키운다는 것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작별은 힘들지만..
그래도 슬픔은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행복을 애써 막을 순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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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키워본적은 없지만, 보고 있으면 멍해지고 시간가는지 모르고 보게 되는 마성에 햄스터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ㅎㅎㅎ

아 손에도 올렸는데 이게 물긴 무는데 참고 물지말라 하니까 이제 안물어요 진짜 귀여워요 ㅎㅎ 냄세도 안나요 요즘은

오~~너무 귀여울것 같아요!!!

대박이에요 제 옆에 제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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