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미안해(I'm sorry)

in #kr-write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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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을 들으면서 읽어주세요.

나는 인간관계에 있어 언제나 소극적이었다.
'내 사람'이다 싶으면 한없이 잘해줬지만, 그럼에도 나를 떠나는 사람들에겐 붙잡으려 하지도, 그들과 대화로 풀어나가려고 하지도 않았었다.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리라 , 그렇게 으레 짐작할 뿐이었다.
우리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랬다. 내가 오히려 피해자인척, 상처받은척, 나 혼자 아픈척... 그랬다.
너는 나에게만큼은 의지하고 기대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게 된 건 우리가 헤어지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연인과 혜어지면 잘해준 것보다 못해준 것이 더 기억에 남는다는 어딘가의 연구결과를 보면서,
'에이, 나는 정말 잘 해줬었는데....'
어렴풋이 그렇게 내가 했던 행동들을 정당화하던 그때, 밀려온 것이다. 그 추억들이..
나는 행복했었는데, 그때 넌 정말 행복했었니 하고 의문이 들었다. 과연 그 것들을 추억이라고 불러도 될까.
나 혼자만의 추억은 아니었을까.
끝까지 이기적이었던 나에게 이런 추억을 주고 간 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또 얼마나 슬퍼했을까...

있잖아, 이제 괜찮니? 또, 나 혼자 괜찮아진건 아닌지 너무 걱정되.
정말 미안해. 그때 내가 너한테 가지말라고 했다면 우린 달라졌을까?
넌 날 알잖아. 내가 외톨이인걸, 사람을 얻고 잃는 것에 있어 무덤덤한 걸.
나도 널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을까?
정말 미안해. 나 혼자 괜찮아져버려서.. 나 혼자 우리의 추억을 행복했었다고 여겨서..
이젠 볼 수 없는 너에게 이런 무책임한 사과를 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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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픈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읽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가슴 아픈 글입니다...

노래가 그렇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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