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장거리 버스는 한 번이면 됐어.

in #kr-travel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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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선물해주신 @ZZOYA 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학기 내 아르바이트를 하고 돈을 모아서 방학 2달간 여행을 떠나던 대학시절, 교통수단은 항상 최고의 고민거리였습니다. 대학시절에는 단 한 번도 직항이라는 녀석을 타본적이 없었어요. 오죽하면 베이징을 갈때에도 홍콩을 경유해서 중국을 들어갔죠. 정말 배낭하나 매고 2~3달을 돌아다닌 배낭거지였습니다.(그렇기 때문에 @rbaggo님의 대단함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와 그거 얼마한다고 베이징을 가는데 홍콩을 경유해서 가? 라고 생각하는 분들께 지금은 없어지다 시피한 <마일런>과 <레이오버>를 활용한 경유 비행기편 팁을 소개해드릴 날이 있을 거에요. 거지였지만 이유가 있다 뭐 이런겁니다 헤헤.(마일런을 활용한 마일 적립과 한 붓긋기는 정말 최고의 조합이었는데.. 좋은건 항상 일찍 사라집니다.)

지금은 라오스가 진에어 직항이 생겼지만 제가 다닐때 라오스는 여행책에도 나오지 않는,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여행지였어요. 태국으로 들어가 우돈타니를 거쳐 우정의 다리를 건너 라오스로 진입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루트였었죠. 사실 라오스는 태국 장기 여행객들에게 '비자클리어'를 위한 옵션 국가중 하나 였습니다(대부분 캄보디아를 많이 가셨죠).

동남아를 장기 여행하던 중, 함께 다니던 배낭거지들로 부터 라오스 이야기를 계속 듣게 되었고, 드디어 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반적인 루트가 아닌 하노이에서 국경버스를 타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동남아 국경이동을 할 때 온갖 교통편을 이용한 뒤로는 왠만하면 그냥 비행기를 타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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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만동 약 2만 2천원 가격으로 국제 버스를 타다니, 돈 없는 여행자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이후로 절대 버스를 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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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괜찮은데? 했지만 나중에 허리가 너무 아팠던 좌석. 좌석은 분명 두 개인데 중반쯤에 누군가가 우리 좌석에 끼여탔다. 그것도 한 가운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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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한 사람 올라타더니 결국 만석이 되었다. 정확히는 만석이 될때까지 버스가 출발 하지 않았지만. 꾹꾹 눌러담는다고 2시간을 더 기다리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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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끔찍했던 것이 바로 화장실 옆칸이었다는 것. 그것도 내 좌석 바로 옆에! 사람들이 계속 화장실을 가면서 문을 열면 불빛도 불빛이지만 냄새가.. 나중에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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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국경, 18시에 출발하여 4시경에 도착하였으나, 출입국 관리소가 문을 열지 않아서 7시까지 대기. 6시 해가 뜨니 드디어 버스 문을 열어주었다. 총 4대의 버스가 왔는데, 외국인은 나와 내친구 그리고 다른 버스 있던 일본인 3명이 전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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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에서 라오스로 넘어가는 라오바오 국경. 베트남 출국 확인 후 라오스로 넘어가 다시 랜딩비자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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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동안 참 많은 질문을 하셨던 베트남 보따리상. 영어로 어떻게든 대화 하고 싶었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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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아이패드에 관심이 많았던 베트남 여성분. 1세대 아이패드라 흔하지 않은 물건이기도 했지만 2G폰을 쓰던 그들에게는 신세계 물건 같았던 모양입니다. 외모가 상당해서 버스에서 오빠가 사라지기만 하면 남성분들의 연락처 어택을 받던..ㅎ 아이패드에만 관심을 갖다보니 다른 남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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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24시간이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예상소요 시간은 22시간이 었지만 동남아에서 2시간이면 정말 양호한 편이죠! 잊지 못할 라오스에서 2주간의 시간도 언젠가 포스팅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

혹시 국경을 넘어 장거리 이동을 하실 일이 있으신가요? 버스와 스피드 보트는 제외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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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버스에 화장실도있나봐요??
신기...

장거리버스에는 꽤 많답니다 ㅎ

1일 1회 포스팅!
1일 1회 짱짱맨 태그 사용!
^^ 즐거운 스티밋의 시작!

역시 배낭거지들은 위대하다!!
노숙하는 거지들이여 일어나라~~ :D

저도 태국 치앙마이에서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19시간 버스를 타고 갔었는데요. 도로 상태가 최악이라서 엄청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그 뒤론 5시간 버스 이런 건 힘들지 않게 됐네요 ㅎㅎㅎ

하긴 저 같은 거지 주제에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도 사치죠.. 걸어가거나 히치하이킹이면 족합니다!

국제선을 타셨군요 ㅋ 저 루앙파방에서 루앙남타 훼이싸이로 가서 치앙콩까지 천천히 넘어갔는데도 죽을 것 같던데요 ㅎㅎ 배낭거지 화이팅

저도 예전에 장거리 버스 탔을때 맨 뒤 칸이 화장실이 였는데.... 정신이 혼미 하더라고요... 고생 하셨습니다.. ㅋㅋ

그쵸 같은 경험...ㅎㅎㅎ

악... 슬리핑 버스에서 옆칸이 화장실이라니 ㅠㅜ... 내려서 걸어가고 싶은 심정인데요..

하하 두 번다시 타지 않게 되었습니다.

@sinner264님 여행 전문가셨군요! 전 한붓그리기에 대한 설명을 여러 번 들었는데도 왜 이해가 안될까요ㅠㅠ 이젠 한붓그리기가 다 막힌 건가요?

네 이제는 불가능합니다 ㅠ_ㅠ 2014년에 개악되었어요

수다쟁이 맨체스터사람 옆에타서 런던에서 스코틀랜드 까지 간 끔찍한기억이나네요
십오년전에 방콕에서 푸켓까지탄 야간버스도 기억나고요

저도 방콕 푸켓 야간버스 타본적이 있습니다 9시간 그 뒤로는 그냥 녹에어 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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