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셋의 콜롬비아 여행기 3편: 카르타헤냐 (上)
안녕하세요. @jwsohn입니다. 콜롬비아 여행기 3편 올라갑니다. 즐독하세요~
아재 셋의 콜롬비아 여행기 3편: 카르타헤냐 1
보고타에서 합류를 끝내고 하룻밤을 급하게 보낸 아재들은 그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카리브해 해안이 멀리 보이는 카르타헤냐에 도착했습니다.
참고로 보고타는 해발 2000미터의 고산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위도로는
열대 기후인데 워낙 고도가 높다보니 보고타의 날씨는 항상 봄날씨 같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런 좋은 날씨에서 아재들, 갑자기 해발 고도 제로의 해변가로
내려갔으니 그 날씨의 뜨거움과 텁텁함은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카르타헤냐는 볼거리가 많고 사람들이 친절한 동네입니다. 지정학적(?)
위치도 빼어나서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카르타헤냐의 지도를 보도록 하지요.
어떻습니까? 거의 천혜의 항구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우선,
지형이 자연적으로 항구 주위의 방파제 역할을 했을 것임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배가 아랫쪽 자연 방파제 입구를 통과하면 파도가 잔잔한 항구 영역으로 진입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남쪽의 입구만 잘 막으면 함선의 공격으로부터 만(灣) 안쪽에
위치한 항구 본진을 쉽게 방어할 수 있는 지형입니다.
이런 입지 조건을 갖춘 카르타헤냐는 역사적으로 해적들의 침공이 잦았고 그에 따라
방어시설 역시 꾸준히 구축되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콜롬비아는 세계적인
에메랄드 주산지이기도 하군요. 해적들이 욕심 낼만 하겠습니다.
그런데 카르타헤냐의 특이함은, 이렇게 방어를 위해 건설한 원형 성벽 안으로 예쁜
스페인식 타운이 건설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카르타헤냐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 가운데 하나이고, 지금도 카르타헤냐 주민들은 성
안쪽 소위 Old town을 잘 가꾸고 있습니다. 스페인 식의 화려한 색상으로 알록달록
칠해진 집들 사이로 오래된 좁은 벽돌길을 걷다 보면 관광객의 바쁜 마음까지
다채로와지는 느낌입니다.
좀 더 옛날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마차를 타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아재들이야
다리힘 여전히 좋다고 기냥 무식하게 걸어다녔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시커먼
아재들끼리였어도 마차타고 한번 기분 내 볼 걸 그랬다 싶습니다.
카르타헤냐 Old town은 밤거리가 참 아름답습니다. 날씨가 더운 까닭에 한낮에
돌아다니는 데는 한계가 있구요. 해질 무렵부터 선선한 느낌을 타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에 따라 아름답게 바뀌는 거리 모습을 감상하실 수
있겠습니다.
카르타헤냐: Old town, new town, 그리고 바다
카르타헤냐는 이렇게 관광객들이 몰리는 old town과 현대적 고층 빌딩 호텔이
밀집한 new town (지명은 Bocagrande)로 나뉩니다. 가격대 성능비 따지던 아재들은
삼인행이면 고급호텔 욕심에 뉴타운 보카그란데의 하야트 호텔에 숙박했습니다.
Old town에 숙소를 잡을 것이냐 뉴타운 보카그란데에 숙소를 잡을 것이냐 결정은
물론 장단점이 병존하겠습니다. 아무래도 구경을 위해서는 old town 안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을 것이고 편하게 지내고 싶다면 보카그란데에 위치한 고급 호텔로
가는 것이 좋을 겁니다.
만약 고급 호텔에 숙박을 한다면 호텔의 concierge 서비스를 이용하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콜롬비아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거의 드물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따라서 고급 호텔 정도를 가야 스페인어가 아닌 영어로 관광 안내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아아 이곳이 어떤 곳입니까 무려 미인들의 나라 콜롬비아 아니겠습니까.
하야트 호텔 역시도 안내를 맡으신 concierge 역시 예쁘고 뭐랄까 깜찍한 수다장이
스타일의 여자분이었습니다. 적절한 스페인어 억양의 영어로 거의 강의 수준의 설명을
해주시던 이분 덕분에 카르타헤냐 old town 곳곳의 명소 안내 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미녀는 이런 스타일이구나 경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같이 보냈습니다.
이분 조언으로는 카르타헤냐 old town은 이렇게 구경하라고 하더군요.
- old town과 하야트 사이는 택시를 이용해라. 택시는 로비에서 불러 달라면 바로바로 불러주고 영어 안되는 기사한테 목적지 설명까지 잘 해 준다.
- 식당은 여기가 바닷가인 까닭에 해물 전문점을 가라.
- Cafe Havana 같은 살사 클럽이 좋은 곳이 많다. 춤 못춰도 구경하러 가라. 여기 젊은이들에게는 살사가 일상이다.
그리고 카르타헤냐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는 Isla del Rosario쪽 서비스도 이분이
알아서 괜찮은 가격에 투어 서비스 예약을 해 주었습니다. Isla del Rosario는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산호초 섬입니다. 여기에는 수족관(Aquarium)이 있는데요. 특이하게도
이곳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커다란 건물 안 거대한 어항 속에서
고기들이 헤엄치는 그런 수족관이 아니라 뭐랄까 양어장 컨셉의 수족관이 하나
펼쳐져 있겠습니다.
하지만 양어장 컨셉이라고 만만하게 볼 곳이 아닙니다. 규모는 작지만 상어와 고래,
돌고래, 그리고 커다란 바다거북들 등등의 다양한 어종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돌고래 쇼 뿐만이 아니라 무려 상어 쇼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상어는
머리가 나빠서 훈련이 안될 것이라는 상식을 완벽하게 깨뜨리는 아주 재밌는 쇼
되겠습니다.
플라멩코 (Flamenco)
개인적으로 재즈를 듣다보니 어떻게 관심이 생기게 된 음악이 플라멩코(Flamenco)
입니다. 스페인, 넓게 말해 라틴 계열의 비트가 강하고 활기찬 리듬에 춤과 노래가
곁들여지는 음악을 플라멩코라고 적당히 정의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인도 음악과의
퓨전이기는 하지만 저를 플라멩코의 세계로 소개시켜 준 음악을 잠깐 들어보기로
하지요.
플라멩코는 전체적으로 비트가 빠르고 타악기의 엇박자 느낌 (syncopation)이
강렬하며 노래하는 목소리가 애절한 느낌입니다. 이렇다보니 재즈나 즉흥연주의
요소가 강하고 이런 쪽 음악을 많이 듣는 분들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이
아닐까 싶어요.
카르타헤냐에는 저렴한 가격에 플라멩코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음식점이
있습니다. 아재 셋은 정말로 우연히 이곳을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이는 식당 문
앞에서 유창한 영어와 아름다운 미모로 아재들을 낚으신(!) 이분의 공로가
크겠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곳 음식점의 플라멩코 공연이 수준급이라는 점입니다. 솔직히
이런 외진(?) 관광지에서 이렇게 멋진 플라멩코 음악을 듣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게다가 이곳은 물가도 비싸지 않습니다. 맛있는 저녁과 행운의
플라멩코 라이브, 나름 여독에 지친 아재셋 나그네들에게 얼마나 멋진 카르타헤냐의
밤이었겠습니까.
이 멋진 음식점은 El Burlador de Sevilla (http://elburladordesevilla.com) 라는
곳인데요. 도심 가운데 Santo Domingo 광장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고급 음식점이라
저녁 식사를 느긋하게 하셔도 되고 간단한 안주와 함께 술을 드셔도 좋습니다.
플라멩코 공연도 자주 있습니다. 아재들은 좋다고 신나서 두타임을 앉아서 듣고
마시고 취하고 왔다가 그 다음날 밤에 여기 한번 더 갔습니다.
마침 동영상 클립이 짧게나마 남아 있네요. 휴대폰으로 찍어서 화질 음질 기대
이하입니다만 한번 구경해 보시길. 밴드 리더를 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아주 강렬한
느낌입니다. 그나저나 어쩌다 음식점의 이름이 "세비야의 난봉꾼", 혹은 돈 후안이
되었는지 아재들 머리로는 도통 알길이 없습니다.
덤으로 카르타헤냐 밤거리 풍경 사진을 몇개 붙여 봅니다.
Isla del Rosario
Isla del Rosario는 번역하면 "묵주의 섬" 정도가 되려나요. 이 섬은 섬까지 오는
바닷길과 도착한 뒤의 산호초 섬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좀전에
언급했듯이 이곳에는 뭐랄까 양어장 컨셉의 수족관(Aquarium)이 있는데 입장료가 좀
비싸보여도 관람을 추천해 드립니다.
Isla del Rosario는 배편으로 한시간 정도 거리를 가야 하기 때문에 하루 투어
프로그램을 구매해서 관람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재들은 하얏트의 미녀
concierge 분을 통해서 당일 투어 프로그램을 구입했구요. 여기는 왕복 배편에
섬에서 점심, 수족관까지 배편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수족관 입장료는
별도라는 점, 기억해 두시구요.
일단 Rosario 섬으로 출발하는 배편에서 찍어본 카르타헤냐 항구 풍경부터 감상해
보겠습니다.
시원한 바다바람을 한참 가르고 Rosario 섬에 도착하면 풍경이 이렇게 바뀝니다. 바다 색깔부터가
달라지겠습니다.
섬에서는 다양한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해변가에서 노닥거려도 되고, 조그만
모래사장 해변가에서 해수욕을 즐겨도 됩니다. 산호초를 구경하는 snorkeling 역시
가능하구요. 아재들은 근엄하신 무게에 걸맞게 해변가 간이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수족관으로 가는 배를 탑승했습니다. 아, 아재들처럼 안뒹굴거리려면 수영복 꼭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ㅋㅋㅋ
수족관 (Aquarium)
역시 백문(百問)이 불여일견(不如一犬) 아니겠습니까. 사진부터 한번 보십시다.
우선 수족관 풍경이 빼어나며 바다거북, 상어 등등의 어종을 맑은 바닷물 아래로
비추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겠습니다.
마침 동영상 클립도 남아 있네요. 수족관 입구와 바다거북, 상어(?)의 모습입니다.
수족관이 야외에 있다 보니까 생각지도 못했던 불청객들이 등장하셨는데요. 아마 이
수족관에 제멋대로 터를 잡으신 분들로 추측됩니다. 이들은 아래 두 분 되겠는데요.
관광객들에게 적절한 친화력을 보여주시면서 물고기도 얻어 먹고 인기도 누리는
바람직한 생활의 모범을 보여주고 계셨습니다. ㅋㅋㅋ 참고로 하얀 펠리컨(?) 분께서는
돌고래 쇼에도 찬조 출연 하시겠습니다.
그리고 아래 동영상이 이곳의 명물, 무려 상어쇼가 되겠습니다. 사육사 아저씨가
어떻게 훈련을 시켰는지 모르겠는데 먹이를 주는 신호에 맞춰 꼬리를 흔들어대는 저
상어들의 알흠다운 모습을 보십시오. 아아 이들의 군무(群舞)는 상어라는 동물은
진화가 덜 된 고생대의 화석같은 저지능생물이다고 교육받은 이 아재의 선입관을
완벽히 깨버렸습니다.
상어도 이정도 쇼를 해내는 수족관에서 머리 좋은 돌고래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돌고래가 아디오스 하시는 돌고래 쇼 역시 구경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 돌고래 조련사 아가씨 역시 무지 미인이셨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김태희가
돌고래도 데리고 노시더라는.
그렇게 아재들은 양어장, 아니 야외 수족관 구경을 마치고 Rosario 섬으로
귀환했습니다. 때가 마침 점심이라 패키지에 포함된 식사를 먹었습니다. 섬이라
물도 귀하고 메뉴도 변변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나름 맛있는 식사에 서빙하는
할아버지가 농담을 곁들여가며 친근하게 해 주셔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날은 오후 늦게 바람이 강해진다는 일기 예보가 나오는 바람에 예정과는 달리
일찍 오후 두시쯤에 돌아가는 배를 타고 섬을 뜰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돌아갈 때는
이미 아침과는 달리 바람이 제법 있어서 아재들은 갈 때도 구경 좀 하겠다고 전망
좋은데 앉았다가 바닷물을 홀딱 뒤집어 써야 했는데요.
날씨가 좋았다면 섬에서 바다를 더 즐기는 것이 좋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말 그대로
하얀 모래의 백사장에서 해수욕도 좋구요. 해수욕보다는 장비를 준비해서
snorkeling을 추천합니다. 한국에서는 구경하기 어려운 바닷속 산호를 구경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곳은 열대지방인 까닭에 특이한 새나 도마뱀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작은 도마뱀들은 마치 뭐랄까 커다란 메뚜기 같이 의외로 귀여운 느낌인데요.
가끔은 큰 놈들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마침 커다란 도마뱀 한 분 동영상이 남아
있으니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돌아오는 배에서 몰아치는 파도에 쫄딱 젖은 아재들은 우선 호텔로 복귀, 탈의
및 샤워로 재정비 과정을 거쳤습니다. 체력 딸리는 아재들이지만 어쩌겠습니까.
힘들어도 구경은 해야. 에고.
재정비 후 아재들은 다시 이 날 저녁의 카르타헤냐를 헤집고 다닙니다. 무려
살사 강습을 받고 다시 flamenco 공연에 환호한 다음 카르타헤냐의 나이트 라이프를
본격적으로 탐험하기 시작합니다. 그 얘기는 다음 편에 계속 적어 보기로 하지요.
콜롬비아라고 하면 판쵸, 커피! 이런것만 떠올랐는데 의외로 바다도 예쁘네요. 하긴.. 캐리비안 해에 맞닿은 나란데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었어요.
미국에선 남미 여행 가기도 가까워서 좋으시겠어요. 으으.. 저는 여기서 가려면... 비행만 18시간이라 아직은 아껴둬야겠어요.
네. 콜롬비아가 산도 좋고 바다도 좋더라구요. 나중에 기회 되시면 꼭 가보세요. 그리고 중남미는 처음 가실 거면 페루 강력 추천합니다~
왠지 모르게 남미틱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군요ㅎ
flamemco 공연도 직접 한번 보고싶네요ㅠ 게다가 어마하게 큰 수족관까지!
부럽습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네. 콜롬비아는 남미틱해요. 남미의 또 매력중의 하나는 말은 같은 스페인어를 쓰는데 분위기는 나라마다 다 틀린 데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