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채산성 이전에 스팀잇 증인서버 채산성 걱정해야할지도

비트코인 채굴원가

많은 분들이 비트코인 채굴 원가를 이야기하면서 채굴 원가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일정 이하로 못 내려간다는 잘못된 투자 상식을 가진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해 과거에도 설명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채굴 원가에 기반한 투자전략이 매우 위험한 이유 - 내쉬 균형, 치킨게임 요약하자면 채굴난이도 조절로 인해 채굴원가도 변할 뿐더러 가격에 후행한다. 예전에 채굴원가가 8천이니 7천이니 6천(계속 내려옴^^) 정도라서 그 이하로 못내려간다던 사람들 많았지만 3k대도 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멈췄나요?

물론 이로 인해 실제 많은 채굴업체가 파산에 놓인 것은 맞습니다. 기사 조금만 찾아보시면 많이 나올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업체가 파산으로 사라지면 경쟁이 줄어들고 결국 채굴난이도가 하락하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현재 비트코인 가격에서 손해가 안 날때까지. 물론 난이도도 2주마다 조절되는 것이고 고정비용이라는 것이 있어서 이게 막 즉각 adaptive하게 조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는 그렇습니다.

스팀 증인 서버 비용

70위권 증인인 @emrebeyler가 A good time to support lower ranking witnesses의 글에서 중하위권 증인이 쓸 수 있는 최소 사양 서버가 월 $110정도 수준이 든다고 하는군요. 현재 $0.32 수준의 스팀 시세로는 월 340개 스팀정도 생성해야하니 50위권 정도 되야 채산성이 나온다고.

그런데 제가 보기엔 계산에 좀 잘못이 있는듯. 1블록에 0.22 SP가 주어지는데 그럴러면 월평균 1500개 정도 생성해야하고 이는 2-30위권에서나 가능해보입니다. 물론 스팀가격이 워낙 단기 급락해서 그렇고 두배만(?) 되어도 즉 $0.65 정도 되면 50위권까지 잘하면 가능해보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사용하는 서버가 틀려서 더 싸게 혹은 더 비싸게 돌리고 있겠죠.

참고로 각 증인이 몇개의 블록을 생성하는지는 https://steemian.info/witnessblocks 에서 보실 수 있고 아래는 현재 상황입니다.

https://steemian.info/witnessblocks 얼마전 @ayogom님이 알려주신 사이트. 참고로 20위밖은 랜덤으로 해서 총 21명이 돌아가며 블록을 생성하는데 그 마지막 1명은 투표양에 비례한 랜덤으로 뽑히기 때문에 중하위권이라도 순위가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증인이 채산성 자체만 놓고 보면 손해

대다수의 중하위권 증인은 채산성면에서 스팀이 천원 아니 2천원이라도 마이너스인데 이는 사실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긴 합니다. 개인이라면 많은 경우 돈보다는 재미나 보람을 위해 하는 것이고 기업의 경우 홍보비용이라 생각하면 사실 증인 서버 돌려서 적자나는 것을 개의치 않을 겁니다.

이는 상위권도 마찬가지입니다.

@clayop님의 경우 이전에 서버 유지비용이 $3100정도 든다고 어떤 유저가 요구하자 영수증까지 공개 하셨는데 현재 8400스팀 $0.33정도면 $2700정도로 현재 채산성이 마이너스입니다. 물론 본인께서 좀 고사양서버를 쓰신다고 했으니 top 20이라고 다 저정도 들지 않을 수도 있고 대체로 top20은 현재에도 어느정도 수익이 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가격대에선 많은 분들이 동의하시겠지만, 참고로 과거 스팀 증인 월 8400 스팀 보상 규모의 적절성에 대하여의 글에서도 밝힌대로 저는 top20위권 증인 월 8400스팀 보상규모가 1스팀 2천원 수준에서도 오히려 적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8400스팀 그자체보다는 top 20위 증인 신분으로서 얻는 여러 유무형의 혜택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스팀잇 증인서버 채산성의 문제점

사실 스팀잇 증인서버 채산성의 경우 비트코인 채굴 채산성보다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는 것이

스팀잇 즉, 위임지분증명(DPoS)에는 작업증명(PoW)에서의 난이도 조절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물론 스팀 가격이 더 내려간다면 그만큼 스팀 블록체인 사용량도 줄어서 블록생성에 필요한 작업이 조금은 수월해질 수는 있겠습니다만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 조절되듯 큰 폭으로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재 이미 몇몇 중하위권 증인들이 서버를 더이상 운영하지 않는 경우들이 더러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엔 top20위권 증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최소 서버 유지 비용에 따라 결정될 문제인데 월 8400스팀 받아봐야 운영비도 안나오는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증인들이 조금씩 이탈하는 상황이 나올 것이고 블록이 제때제때 생성되지 않아 스팀 블록체인 품질이 떨어지게 되고 다시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그 정도 상황 왔으면^^ 블록체인 사용량이 줄어들어서 의외로 큰 문제가 안 될수도 있고 대부분의 상위권 증인이 증인 보상으로 이미 과거로 부터 축적해둔 스팀의 양이 많을 것이라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도 스팀이 쉽게 망하게 놔두지는 않겠죠. 그렇지 않더라도 일시적인 하락이라 생각하고 그때가 기회가 싶어 신규로 진출하는 증인들이 나오게 될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는 증인보상 비용을 하드포크로 늘릴 수도 있고 아니면 스팀 재단에서 은근 슬쩍 자신들이 아닌 것처럼 증인 서버를 돌릴테니^^ 스팀 블록체인이 실제 멈추는 일이 쉽게 발생하리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냥 현재 상황이 이렇다. 작업증명의 채굴원가와 달리 위임지분증명 방식은 이런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혹시나 이런 상황을 가격이 저점에 도달했다 등의 투자지표로 삼는 것은 본인이 직접 주의해서 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스팀달러 $1 붕괴 역시 스팀재단에서 보자면 참 발생하면 싫은 일이라 가급적 막고 싶었을테고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1붕괴가 안 일어나리라 생각했을 것처럼 단기적으로는 어떤 상황도 다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더더욱 아무것도 알 수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