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골목탐방1] 남산이 올려다보이는 서울의 해방구, 해방촌 오거리 + 신흥시장

in #kr-series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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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은 아주 오랫동안 힙스터들의 상징이었죠.

시대의 힙스터들은 이태원 지역 곳곳을 탐험하며 유행을 선도해 왔죠.

해밀튼 호텔을 중심으로 이태원역에서 녹사평까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 이태원 지역이었을 겁니다.

그 후, 제일기획과 리움을 중심으로 한 한강진역 부근, 이슬람 사원 주변의 우사단로, 최근의 경리단길과 소월길까지 이태원 주변의 골목길 풍경은 시시각각 확장되어 왔습니다.

그 중 아직까지는 덜 알려진 곳, 다 쓰러져 가는 허름한 건물에 들어선 와인바 오래된 창문 너머로 남산이 올려다보이고

치킨집과 당구장과 예쁜 빵집이 마구 혼재되어 있는 곳

마치 아직 개발되기 전 브루클린처럼 불균질한 풍경이 이국적인 매력을 풍기는 곳

해방촌 오거리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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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사평, 이태원, 소월길 어느 방향에서든 남산을 바라보며 올라올라 가다 보면... 혹은 남산 둘레길을 걷다가 아래쪽을 쓰윽 내려다 보면

해방촌 사람들의 '읍내', 모든 길이 한 곳에 모이는 '용산2가동 주민센터' 앞 해방촌 오거리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곳을 대표하는 1인 사장님의 와인바 '피아프'는 와인 콜키지 차지가 무료인 훌륭한 레스토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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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프를 중심으로, 눈에 보이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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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맞닿은 언덕 너머로,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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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오거리를 걷다 보면 낯선 지역에 우연히 뚝 떨어진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 됩니다.

2018년의 대한민국 같지 않은 낡고 허름한 동네와 이제 막 예쁘게 단장한 귀여운 건물들이 나란히 모여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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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게가 보인다면, 계단 아래로 꼭 내려가 보세요.

이곳이 해방촌 오거리의 또 다른 숨은 공간, 신흥 시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이니까요.

신흥시장을 녹색창에서 검색해 보면 딱 한 줄이 나옵니다.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1-480에 있는 재래시장이다.

옛날에는 이런 풍경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래시장이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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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바뀌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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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허름한 가판을 장식하던 건어물상, 정육점, 과일가게가 사라진 자리에 펍과 와인바, 케주얼 다이닝이 마치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개성을 드러내며 웅크리고 있었어요.

마치, '당신이 찾아오든 그러지 않든 난 상관 없어. 그냥 이 자리에서 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지.' 하는,

쿨하고 시크한 자태였어요.

신기하게도 그 가게 가게마다, 골목 골목마다 마치 거사를 도모하는 독립투사들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고개 숙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죠.

시장 상인들이 빠져나가 여전히 텅 빈 가게들과, 붉은 또 푸른 빛을 밝히고 있는 '은밀한'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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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질적인 풍경들이, 껴안아 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웠어요.

나도 여기에 자리잡고 앉아 있고 싶다, 소박하게 작업실 겸 칵테일 바를 열고 사람이 찾아오면 대화를 나누고 안 찾아오면 내 작업에 몰두 하면서, 그렇게 이들의 일원이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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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고를 발견했어요.

오랫동안 가게를 유지하는 조건 만으로도, 국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하네요.

비어있는 가게를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사용할 수 있고, 또 임대료가 너무 올라 쫓겨나듯 이사가야 하는 젠트리피케이션도 방지할 수 있는 윈윈 프로젝트였어요.

혹시라도 '나만의 가게'를 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가진, 사업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이 프로젝트를 관심있게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마치 이상한 나라에서 막 빠져나온 엘리스처럼 신흥시장을 빠져나와 돌아서는데, 이런 풍경이 저를 붙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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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그리고... 남산 타워.

이태원 지역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신비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유는, 서울 한복판에 이토록 멋진 녹음이, 그리고 서울을 상징하는 이렇게 예쁜 타워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늘 그렇고 그런 서울 풍경에 지쳐 해방구를 찾고 계시는 분은,

지금이라도 훌쩍 해방촌 오거리, 신흥시장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시기 바라요.

서울 한복판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는 몽환적인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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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감성과 내공이 느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과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정말 멋진 공간이네요.

고맙습니다^^ 낮보다 밤이 조금 더 운치있는 것 같았어요! 이태원은 숨은 골목 곳곳이 다 신비하지만 신흥시장은 특히 뭔가 숨겨진 공간처럼 느껴져서 신비로웠습니다.

해방촌에 가봐야지 하면서도 한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한번 다녀온 기분이 나네요. ^^ 해방촌의 멋진 저녁 풍경까지. 멋진 글 감사합니다.

PS: 태그에 오타가... #joceo00로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앞에 있으면 부끄러우니... 마지막에 넣어주세요.. ^^ 좋은 글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헉! 제가 태그를 잘못 달았던 거군요. 죄송해요~ 여기뿐 아니라 해방촌 곳곳을 산책하다 보면 정말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더라고요. 조만간 나들이 해 보시길^^

안녕하세요 muksteem 전국 맛지도 등록 알림봇입니다.
본문에 있는 주소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1-480에 있는]로 본 글이 먹스팀 전국 맛집 지도에 등록되었습니다. (혹시 주소가 틀리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확인하러가기
먹스팀 맛집 지도는 https://muksteem.com에서 이용가능하며, 새롭게 업데이트 됐습니다.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약소하지만 보팅 하고 갑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와! 먹스팀 최초의 포스팅이에요!!! 앞으로 종종 이용할게요^^

감사해용~ 앞으로 먹스팀 열심히 애용하는 걸루^^

걸어올라가다 숨넘어가는건 함정

으하하 그쵸? 다행히 녹사평에서 마을버스 02가 해방촌 오거리까지 갑니다!

인적이 사라지고 낙후되서 우범지대가 될 수 있는데, 저렇게 사용이 된다는건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 다만 실제적으로 거주하고 있을텐데 술을 취급하는 가게가 있으면 왁자지껄해질 수 있는데 소음문제는 어떻게 되려나 모르겠네요 : ) 실제적 체험이 담긴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요즘 서울 곳곳에서 신재생사업, 마을 살리기 사업 등을 하고 재래시장에 젊은이들이 들어서면서 풍경이 많이 바뀌고 있어요. 그런데 여긴 뭔가 왁자지껄하게 술 먹는 분위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은밀한 공간에 자기들끼리 모여앉아 조곤조곤 얘기를 주고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공간이 넓지 않아서 한 가게당 테이블이 서넛 정도였어요.

신흥시장 매우 매력있네요.
참여 조건이 '장기 임대'라니, 너무 파격적인데요?
재래시장을 살리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신흥시장으로 가는 입구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것 같아요.^^

그쵸?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다시
생각해도 신기한 풍경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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