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시공간(spacetime) - 무너진 시간의 절대성
시공간(spacetime)이란 3차원 공간에 시간이라는 1차원을 더한 4차원의 다른 이름이다. 물론 시간이 없는 공간만으로 이루어진 4차원도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 논하는 바는 아니다.
차원이란 어떤 위치를 표시하는데 필요한 매개변수의 갯수와 일치한다. 즉 점은 길이도 없고 면적을 차지하지 않으므로 위치를 표시하는데 필요한 매개변수가 없다. 그래서 0차원. 직선은 1차원, 면은 2차원 그리고 공간은 3차원이다. 그래서 어떤 공간내의 위치를 표시하는 좌표는 통상 (x, y, z)로 표시한다.
갈릴레이와 뉴우튼의 물리학에서 시간은 절대적인 값이다. 서로 다른 위치에 있어도 시간은 같은 값을 공유해야 하는 것이고 시간은 같은 속도(관찰자의 느낌상)로 흘러간다.
따라서 시공간에서 시간을 하나의 위치를 나타내는 축으로 표시하는 것은 관찰자에 따라 시간이 서로 다른 값으로 부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3차원 공간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서로 다르듯이 시간의 값도 서로 다를 수 있다.
헤르만 민코프스키는 아인시타인을 가르친 교수중의 한사람이다. 그는 등속운동하는 물체와 관찰자에 대해 시공간을 표현하는 Minkowski space를 제안하였다. Cone의 각도는 광속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어서 광속보다 빠른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한 cone 밖의 조건은 있을 수 없다.
특수상대성이론은 두가지 가설을 바탕으로 한다. 첫째 모든 관성계는 동등하다. 둘째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는 어느 관성계에서나 일정하다.
관성계(inertial frame)는 등속운동하는 좌표계를 말한다. 즉 가속이 없는 등속 상태라면 50km 속도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나 100km 속도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나 모든 물리적 법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달리는 차안에서 공을 위로 던졌을 때 공이 뒤로 가지않고 바로 나한테 떨어지는 것은 그 차의 속도에 관계없이 그렇다.
또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은 미켈슨-몰리의 실험에서 증명이 되었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속도는 진행한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빛의 속도 또한 빛이 진행한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면 된다. 빛의 속도가 절대적(일정하다)이라는 것은 곧 거리와 시간의 상대성을 의미한다. 아인시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시간의 상대성(time dilation)과 공간의 상대성(length contraction)을 주장하였다.
어떤 사건(event)이 일어났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눈으로 보거나 통신을 통해 듣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것이 인간이 어떤 사건을 인지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초자연적인 존재의 계시를 통해 알게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ㅎㅎ
눈으로 본다는 것은 빛이 보이는 대상에서 반사되어 내 눈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먼거리에서 통신을 한다는 것은 전자기파를 통해 그 정보를 전달받는 것이다. 맥스웰은 전자기파의 속도와 진공에서 빛의 속도와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빛이 곧 전자기파라고 생각했다.
전자기파란 전기장과 자기장의 상호 유도에 의해 전파가 발생하고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전기장이나 자기장 하나만으로는 전파를 만들어 낼 수 없다. 그래서 전기파나 자기파라는 말은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류 전압이 걸려 있는 전기장에선 안정된 상태로 진입한 후엔 자기장이 형성되지 않는다. 전류의 변화만이 자기장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려면 최소한 빛이 그 거리를 진행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시간은 그 절대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시간은
더이상 사물의 존재, 변화와 무관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Minkowski space에서 어떤 존재의 trace를 worldline이라고 한다. 이동속도가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속도의 차이에 따라 더 이상 같은 시간을 공유할 수 없다.
1971년 미국의 과학자 조지프 하펠레(Joseph Hafele)와 리처드 키팅(Richard Keating)은 time dilation을 증명하는 실험을 하였다. 세슘 원자시계를 가지고 지구를 두 번 도는 비행을 하고 시간의 차이가 나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지구가 자전하는 방향으로 비행했을 때, 반대방향으로 비행했을 때, 그리고 지상에 있는 원자시계의 시간과 비교하여 두 시계 사이에 아인슈타인이 예상했던 것과 일치하는 시간 지연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GPS 신호를 송신하는 위성은 시속 12,000km~27,000km의 속도로 이동한다. 따라서 GPS 위성내의 시간은 지구상에서 측정되는 시간과 차이가 난다. 상대성이론에 의해 이런 시간차이를 보정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물론 지구 중력장에 의한 전파 속도 차이도 있다)
이렇게 상대성이론은 평범한 삶을 사는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공론은 절대로 아니다.
확인할 수 없는 에피소드가 있다. 아인시타인은 상대성이라는 말을 싫어했단다. 상대성이란 왠지 무책임하게 들리고 절대자로서의 신의 존재가 무가치하게 여겨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그가 양자역학을 듣고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그는 광속의 절대성으로 시간과 공간의 상대성을 말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아쉽지만 이제 아인시타인에게 물어볼 수 없느니 알 수가 없다. ㅎㅎ
아인시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에서는 유달리 등속운동을 강조했다. Minskowsi space도 flat한 plane이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실제 시공간은 일반적으로 중력장에 의해 휘어져 있기 때문이다. ㅎㅎㅎ
ps: 수식은 가능한한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비전공자들도 같이 볼 수 있는 재밌는 과학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엔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중력장을 만나 봅시다. ㅎㅎ
비비비 전공자..ㅠㅠ 읽으며 이해하기 오래걸렸지만.. 뭐라도 배우는게 남는거다~생각하며 조금 더 배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과학동아인가? 거기서 중력장에 의해 시공간이 휘어지고 있다는 이야기 들었던거 같아요.
그렇지만 여전히 상대성 이론은 적용되는거겠죠?
아인슈타인의 제2상대성이론을 오랜만에 보아서 리마인드 되었네요!! 물리지식이 엄청나십니다
어렵지만 제가 꼭 배워보고 싶은 학문 중 하나인데 재밌게 잘 풀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도 기대됩니다.
갑자기 빛보다 빠른 물체가 존재하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가 감지 하지 못하는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있다면 어찌될까요?
존재하지만 우리만 모르는 것 아닌가요?
빛보다 빠른 물질을 찾는 연구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빛보다 빠른 물질을 찾았다고 주장한 이들이 있었고 타키온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빛보다 빠른 물질이 정말 있다면 엄청난 패러다임 시프트가 되었을 것이고 당연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겠지요. 아직 그런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냥 헤프닝으로 끝난 것 같습니다.
이론상으로 wave packet의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빠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wave packet이 물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는 다른 의미이지요
또 가속기에서 일전에 빛보다 빠른 물질이 나왔다는 오보가 종종 나곤 하는데 ㅋㅋㅋ
대부분 잘못 관측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들었던 이유 중에 가장 황당한 잘못 관측한 이유가 전선코드 규격 때문이었다는...
빛보다 빠른 입자를 타키온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타키온들은 물리학의 기본원리라 할 수 있는 causality를 깹니다
이러한 unphysical 한 것들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이론들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끈이론에서 차원을 26 혹은 10으로 규정하는 것에서 이러한 원리가 쓰이고 있습니다
시공간 이야기는 항상 재미있는 것 같아요 ㅎㅎ 다음 중력장 편도 기대가 됩니다!
최대한 비전공자들을 생각하신것 같네요.
위성속도가 이렇게 빠른지 몰랐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본다는 것에 대해 물리학에서는 시간을 측정하는 과정에서의 시점과 종점의 의미가 되는 것인가요?
사실 '시간'이라는 것이 어떤 변화에 대한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다보니
시간이 없는 공간이라면 그것은 곧 변화가 없다는 의미가 되고 솔직히 더욱 느낌이 안오네요. 지식의 부족이란 이런 것이네요.
감사합니다.
상대성 이론은 대학때 교양강좌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그 후 관련 책도 서너권 읽었고요, 그런데도 상대성 이론에 대해 읽을 때는 바짝 긴장하게 되네요. 이해를 못할까봐요. ^^;
잘 보고 갑니다.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
쓰신 글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시간의 절대성이란 생각을 뒤집어 놓은 상대성 이론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사례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는데 알게되어서 너무 기쁘네요. 게다가, 비전공자들을 배려하신 마음이 느껴져 너무 좋았습니다. 다음글도 기대할께요~
여담으로 ㅋㅋ 아인슈타인과 민코스프키와의 관계는 그닥 좋은 사이가 아니었다고 하네요 ㅋㅋㅋ
Kalman과 Wiener와의 관계처럼 불편했을까요? ㅎㅎ
청출어람이 청어람이라....
스승보다 뛰어나면 스승과 친해지기는 정녕 어려운 법인가...ㅎㅎ
ㅋㅋㅋㅋㅋ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