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에테르와 진공 - 부존(不存)의 존재(存在) 증명

in #kr-science8 years ago

완전히 없다는 것을 인지하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도에서 숫자 '0'의 개념을 만들어내는 데는 필시 수학 뿐만 아니라 엄청난 철학적 사유가 필요했을 것이다.

다운로드.jpg

미켈슨의 광학간섭계 장치

우주 공간이 아무것도 없는 진공이라는 것을 받아들인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빛이 파동과 입자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 전에는 빛은 오로지 파동으로만 인식이 되었다. 파동은 매질이 있어야만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태양에서 발산된 빛이 지구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빛을 전달시키는 그 어떤 물질이 있어야 했고 그것을 에테르(aether)라고 불렀다.

1887년 미켈슨과 몰리의 실험에서 에테르가 존재하지 않음이 밝혀졌는데 이것은 실험의 의도와는 정반대되는 결과였다. 사람들이 그 아무것도 없음을 받아들이는 데는 꽤 큰 충격을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

생각하는 존재인 인간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것이 창조주의 의도이든 아니면 도덕적 가치를 부여할 수 없는 물리적인 현상이든 수긍할 수 있는 어떤 답을 구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없음은 도저히 인간이 추구하는 답이 될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유한한 삶의 뒤에 내세(來世)가 있으리라고 기대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내세(來世)를 부정하기에는 삶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졌을 탓이기도 하겠지만 어떤 존재가 그냥 없어진다는 것이 도무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진공의 존재는 인간의 과학적 사유체계와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미켈슨과 몰리의 실험에서 밝혀진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1905년에 아인시타인이 발표한 특수상대성이론(Special Relativity)의 핵심적인 가설이 된다.

부존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어떤 물질이 동시에 여러 곳에 확률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이다. 아인시타인은 상대성이론을 통해 뉴우튼을 뛰어넘는 패러다임을 제시했지만 그 역시도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확률론적 존재를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리처드 P. 파인만의 말마따나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인간은 단 한사람도 없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색즉시공(色卽是空)이요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하하하

ps: 상대성이론을 얘기하는데 있어서 존재론을 먼저 꺼내는건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다음엔 본격적으로 시공간(spacetime)과 중력장(gravity field)에 대한 얘기를 나눠봅시다! ㅎㅎ

Sort:  

조금 더 과학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발견되는데에는
글에서 언급하신 마이켈슨 몰리의 실험 (매질의 속도에 따른 위상차와 이를 통해 회절 현상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과 더불어, 맥스웰 방정식에서 전자기파의 속도가 유전율과 자기율의 곱의 제곱근으로 밖에 주어지지 않는 (일종의 상수) 모순이 발생하였던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빛의 속도가 변화한다면, 당대의 최신 학문으로 쓰이던 전자기학에서, 파동 방정식으로 상정된 맥스웰 방정식이 성립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현대물리학에서는 진공을 반물질과 물질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공간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양자역학은 비틀어보면 세계를 해석하는 학문이고, 특히 코펜하겐 해석이 주요 위치를 차지하는데, 사실 이해라는 것이 세계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본다면 서로 다른 이해를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

세계를 해석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양자역학으로 모든 물리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지요. 중력장으로 양자역학을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요.
다음 포스팅에선 시공간과 중력장에 대해 쓸텐데 좋은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맞습니다. 중력장과 양자역학은 사실 다른 두갈래로 보이긴 하는데, 이를 합치기 위해서는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과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이 등장해야 합니다. 모든 입자를 파동으로 보고, 진동에 따라 입자가 달라진다고 여기기도 하죠.

제가 생각하는 가장 간단한 방향은, 중력으로부터 발생되는 공간의 휘어짐으로 인해 빛은 그 공간 하에서는 측지선(geodesic)을 따라 직진하지만 우리 눈에는 휘어지게 보이며, 시공간은 일반상대론에 따라 중력에 시간축과 공간축이 영향을 같이 받으므로, 블랙홀 같은 재미있는 존재가 우주에 있다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블랙홀만큼 중력이 시공간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무사한 것은 없을테니까요 :)

물질의 최소단위로 초끈이론이 나오긴 했지만 누가 또 알겠습니까? 한 십년 뒤엔 초끈보다 더 작은 초끈알갱이가 있다고 할지도요. ㅎㅎ

ㅋㅋㅋㅋㅋㅋ 그것은 초초입자가 되려나요 ㅋㅋㅋ

사실 그럴 일은 없지요 ㅋㅋㅋ 그냥 다시 입자론으로 돌아가는 거지요 ㅋㅋㅋ 끈과 입자의 대립(?)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됩니다 ㅋㅋㅋ 뉴턴의 빛의 입자설 파동설부터 시작되서 그 뒤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죠.. 드브로이 부터 파동과 입자는 사실 같은 거다로 종결될 것 처럼 보였지만.. ㅋㅋ

ㅋㅋ 친구 모임 갔다가 잠깐 시간이 나서 짧게(?) 글을 작성해 봤습니다

[과학]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

!!!!

어...렵네요..다음 포스팅 기대하겠습니다^^;;
@rubymaker님 항상 감사합니다. From.커피아재

이현세의 만화 천국의 신화가 생각나네요~ 결국 우주가 원자 속의 이야기였다는 결론!! 가즈앗!!

빛이 파동이라면 매질이 있어야 전달이 되기 때문에 에테르의 개념이 필요했군요
빛은 물질도 파동도 아닌 빛 그 자체라고 배웠던 기억이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팔로우하고 가요!!

다음이야기도 기대됩니다..!ㅎㅎㅎ

생각이 빛의 속도로 달립니다 ^^*
불사불멸의 순간을 생각하며...ㅎㅎ

How are you brother?

저도 이번 글은 아는 게 아니라 조금 어렵네요 ...ㅠ

과학을 이해하지 못하니 에테르는 뭔가 판타지 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하하

에테르가 저런 의미였는지 이제야 조금 알았네요.

Coin Marketplace

STEEM 0.04
TRX 0.32
JST 0.082
BTC 61656.65
ETH 1638.79
USDT 1.00
SBD 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