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잡담] 이기론과 상대론(?)

이황과 기대승은 이기론을 주제로 열띤 편지 토론을 했다.

철학을 전공하진 않았으나 일단 고등학교 때 배운 수업 내용으로

이와 기를 간략히 정리해 보면

이란 "만물의 이치", 만물이 따르는 질서, 법칙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반면

기는 "에너지" 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황과 기대승은 무엇이 먼저냐 [무엇이 무엇을 발현했냐, 무엇이 더 근본적이냐] 를 가지고 열띤 토론을 했다. 기가 중요하다라고 보는 주기파, 이가 중요하다고 보는 주리파,

이황(주리파)과 고봉 기대승(주기파)은 사단칠정을 시작으로 이기 논쟁을 끌어갔다.

그리고 이와 기가 서로 영향을 주어 사단칠정이 생긴다는 이기호발설이 등장했다.

서양에서 만든 학문인 물리학에서도 이런 비슷한 문제가 있다.

그것도 비교적 최신 이론인 일반상대론에서 주요하게 등장한다.

일반상대론을 한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Spacetime tells matter how to move and matter tells spacetime how to curve"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시공간은 물질이 어떻게 움직이는 가를 결정하고, 물질은 시공간이 어떻게 휘어지는지를 결정한다.

뭔가 이상한 점을 찾았나? 물리 이야기를 들어가자면 여기서는 일반상대론에서 다루는 object 인 metric 을 dynamical 하게 볼 것인가 아니면 kinematic 하게 볼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metric 이 kinematic 하다는 말은 metric 의 정보가 이미 주어진 상태(물리 용어를 쓴다면 background 라고 한다, 좀 더 풀어 쓴다면 시공간의 정보가 알려진 상태)에서의 물체(여기선 입자가 되겠다) 가 어떻게 움직이는가가 된다. [상대론에서는 이 것이 geodesic 이다.]

metric 이 dynamic 하다는 말은 metric 의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경우, 즉 주어진 식을 (일반상대론에서의 Einstein Hilbert action) 변분하여 구한 식, 아인슈타인의 장 방정식) 풀어 metric 을 찾는 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metric 을 matter 로 보고, matter 가 어떻게 공간을 휘게 만드는지에 대한 정보를 준다.

이는 머랄까 이가 기에게, 또 기는 이에게 영향을 주어 사단칠정(우주)를 기술한다는 이기호발설의 내용이 일반상대론의 quote 와 유사하지 않은가?

물론 일반상대론을 저 한 문장으로 압축한 것과, 또 이기론을 간단히 비유한 것에는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철학 전공이 아닌지라]

그냥 오랜만에 철학 교양서들을 보다가 뭔가 과학 이론에서도 쓰였던 비슷한 사고 메커니즘들이 보여서 ㅋㅋㅋㅋ

사실 함부로 철학과 물리[특히 상대론]을 비교하면 안되는데, [그래서 잡담 태그를 붙였다] 신기해서 한번 포스팅을 올려봤다. 이러한 것들 때문에 이상한 상대론 책들이 많이 출판 되는 걸까? ㅋㅋ [심지어 여기에 종교색까지 끼워 넣으신 분들도 계신다..]

[
사실 ㅋㅋㅋ

전자기학에서도 저런 비슷한 짓을 할 수 있다.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질문을 하나 던져본다. 전기장과 자기장은 완전하게 분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뭔가 이상하다, 밑의 hint 를 보고 거꾸로 질문의 의도를 파악해보자]

hint :

There are no (non-zero) electromagnetic fields which are purely magnetic (or purely electric) in all frames.

electric and magnetic fields are really different aspects of the same physical quantity.

]

과학관련 글을 너무 안써서, 그냥 한번 싸질러 봤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