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병원에서 겪은 무서운 이야기 -5.떡-

in #kr-scare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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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누가 주는 거 먹지 마라.
-뭐야, 뭔데. 야 또 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병원의 1인실이나 2인실은 으레 감염 환자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전염성 질환이 있어 일반 환자들과 같은 병실을 쓸 수 없는 환자들은 그렇게 독방으로 격리조치하죠. 우리 병동에도 감염 환자가 있었습다. 성격이 미친 듯이 괴팍하고 험해 초짜 간호사 하나는 이마가 찢어지기까지 했었죠. 비쩍 마른 몸의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 지.

모두들 할머니의 병실에 들어가길 꺼려했고, 할머니가 난동을 피우면 구속구를 채우고 맥박을 재거나 검사를 하거나 했습니다. 보호자인 깡마른 여자는 할머니에게 구속구를 채우면 공포에 떠는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봤지요. 보호자나 환자나 제정신은 아니었습니다.

병동 간호사와 의사의 불만은 쌓여가긴 했지만, 좋은 소식은 하나 있었죠. 할머니의 건강이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혼수 상태로 보내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날은 내가 오후타임이였습니다. 출근하기 전, 내 친구의 전화가 와서 받지 말라는 말만 하고 끊었습니다. 아무리 물어봐도 천기누설이니 벌이니, 알지 못할 말들만 했지요.

주는 걸 받지 말랬지만 나는 보호자든 후배든 뭘 주는 대로 받아 쳐먹었습니다. 그리고 오후, 냉장고 온도 점검을 위해 할머니의 방에 들어갔었습니다.

-저기, 이것 좀 드세요.
-아휴, 감사합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시루떡을 잡으려고 했습니다. 살짝만 손을 더 뻗으면 잡게 될 상황에서, 갑자기 귓가에서 천둥이 치듯 말이 떠올랐습니다.

'누가 주는 거 받지 마라'

-저, 죄송해요. 제가 속이 안 좋아서.

그리고 냉장고에 온도를 적었습니다. 느낌이 안 좋았지요. 보호자가 저를 노려보는 것 같아 나가며 거울을 힐끗 봤습니다.

할머니가 한쪽 눈을 뜨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덕지덕지 붙은 링겔과 산소 마스크 사이로 나를 노려보던 순간을 잊지 못할 겁니다. 나는 못 본 척 하고 병실을 나왔습니다.

그 순간, 등 뒤에서 삐ㅡ하는 불길한 소리가 울렸지요. 병원 에 코드 블루, 심정지 코드가 뜨고 의사들이 몰려왔습니다. 나는 문 밖에서멍하니 바라보았죠.

결국 그 날 할머니는 의사들의 흉부압박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병실을 청소하는 건 내 일이었지요. 보호가운을 입고 장갑도 끼고 소독액을 칙칙 뿌리며 청소하는데 병실 구석에 박힌 시루떡이 보였습니다.

보호자가 나에게 주려던 시루떡이었습니다. 나는 시루떡을 손으로 집어 올렸습니다.

시루떡들 사이에서 손톱이 후두둑 떨어졌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누가 뭘 주면, 꼼꼼히 확인하고 먹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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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무서운 이야기네요~~

이 시리즈는 쭈욱 계속됩니다 그들이 저를 찾아내기 전까지

댓글도 좀 무서운데요 퓨ㅠ

마법사가 찾아냈으니 안심하시길

이번편은 이해가 잘 안가네요 흠....

너무 무서워서 횡설수설했기 때문...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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