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밥집에서 들은 무서운 이야기 - 삼척귀신-

팔척귀신 괴담은 일본에서 전해진 도시괴담입니다. 긴 머리카락에 모자를 쓰고 있으며 대개 여성의 형태를 띈다고 하는데요. 포, 포, 포, 포 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데 담장 밖으로 모자만 보이다가, 담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여자인 걸 깨닫는데 담장이 2m가 넘었다는 걸 눈치채는 이야기입니다. 바리에이션이 몇가지 더 있는데, 관절이 다 뒤틀려 있어 걸을 때마다 뚝 뚝 소리가 난다는 버전도 있습니다. 공통점은 팔척귀신과 눈이 마주친다면 몇 일 안으로 끔찍하게 급사한다고 하죠.

제가 이 이야기를 굳이 꺼내는 이유는, 밥을 먹다가 옆자리에서 들은 말 때문입니다.

-야, 너 혹시 삼척귀신이라고 아냐?

제 일행은 아니었지만 귀를 쫑긋 세울만한 이야기였죠. 팔척귀신은 알아도 삼척귀신은 몰랐으니까요. 한 척(尺)은 30cm이고 삼척이면 90cm니까 작은 귀신일까? 아니면 강원도 삼척에서 나타나는 귀신인가? 내가 옛날에 들었던, 환풍구에서 키가 1m도 안 돼는 노파가 뛰어나와서 잠자고 있는 투숙객의 목을 찌르고 지갑을 훔쳐 달아난 괴담 사건인가?

제육덮밥을 삼키며 다음 말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말은-

-그, 키가 8m? 막 엄청 큰 여자 귀신 이야기 있잖아.

김이 확 빠져 버렸죠. 괴담이 아니라 바보 같은 이야기였네요.

이건 팔척귀신 이미지를 찾다 튀어나온 물건인데요, 짧은 일본어로 해석해보면..

-귀여운 아이네에~
-팔척귀신이라고... (으아...) / 엣 지금 내 이야기 하는거야? ///
-잠깐 열어봐 일방적으로 싫어하다니 어떻게 된 거야
-엣 벌써 가는거야?
-다음에 또 와...

...이게...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