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리스크, 이준석의 경우

in #kr-politics3 years ago

2030 정치인에게 기대를 걸게 된 것은 순전히 586 때문이었다. 586으로 대표되는 정치세력에 실망한 국민들은 그래도 참신한 2030 들이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기대는 항상 절망으로 바뀌는 법이다. 2030 정치인들에게 실망을 하게 된다.

그들은 나이만 젊었지 기성정치인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권위주의 시대의 정치인들과 운동권 586 정치인의 단점만 뽑아 놓은 것 같다. 어디서 못된 것만 배운 것 같다. 그것도 남탓을 할 것이 못된다. 모두 우리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의 가장 큰 잘못은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 아닐까 한다.

이준석에게서 2030 세대의 희망을 찾고자 했다. 대표선출 며칠 후 한기호를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것 보고 더 이상 이준석으로부터 기대할 것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국이 짠지 싱거운지 알려고 가마솥 국을 모두 다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 숟갈만 맛보면 안다. 마치 윤석열이 이명박 정권에서 외무차관을 지낸 김성한을 만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 것 처럼 말이다.

이준석의 그 이후 행보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가 더불어민주당 대표인지 국민의힘 대표인지 알 수 없다. 나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다. 공개적으로 말하자면 국민의힘보다 더불어민주당에 심정적으로 더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문재인정권이 한국의 정치문화를 퇴행시켰기 때문이다. 이준석의 국민의힘이 과거와 다른 뭔가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얼마전에 이준석을 사꾸라라고 한적이 있다. 사꾸라라는 여당의 간첩이라는 말이다. 그가 하고 있는 행동이 모두 더불어민주당의 간첩과 다르지 않다는 은유적 표현이다. 이준석은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의 실정에는 말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당연히 야당대표로서 여당의 실정에 대해서는 준엄한 비판을 해야 한다. 야당의 지지도는 여당에 대한 정당하고 준엄하며 올바른 비판에서 비롯된다. 야당이 얼마나 좋은 비판을 하느냐는 그 다음에 얼마나 좋은 정권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기 때문이다.

이준석은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실정에 그 어떤 비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당내의 대권주자인 윤석열을 견제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원희룡과의 문제도 그런 과정에서 비롯되었다고 추측한다. 원희룡을 회유해서 윤석열을 견제하려고 했을 것이다. 원희룡이 거기에 말려들지 않았다.

내 글을 읽은 사람은 잘 알겠지만 나는 윤석열을 지지하지 않는다. 그는 정권을 잡아도 길어야 1년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혹시 대통령이 되어도 길어도 1년에서 2년만 지나면 국정이 마비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자신의 능력도 부족하지만 그 주변에 얼쩡대고 있는 사람들의 면모로는 앞으로 우리가 직면할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윤석열과 이재명이 본선에서 붙으면 차라리 이재명을 지지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도 한다. 이미 여러번 밝혔지만 나는 이재명을 파시스트라고 생각한다. 그의 주의 주장 그리고 그의 말과 행동에서 전형적인 파시스트적인 면모를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내부의 상황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국민의 상당수가 윤석열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호불호와 상관없이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권교체가 시대정신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실정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석열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하더라도 불과 1-2년도 안되어 국정이 마비되고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국민의힘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국민의힘과 윤석열에 대한 지지여부와 상관없이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고 정권을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여당도 긴장하고 엉뚱한 짓을 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유래없는 부정과 부패의 음습한 냄세를 풍기는 것도 앞으로 20년간은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오만 때문 아니겠는가?

현재 국민의힘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문제는 이준석이다. 이준석은 어차피 이번 대선이 끝나면 정치권에서 다시 모습을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윤석열이 대통령이되면 국민의힘은 급속하게 윤석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고 그 와중에서 이준석은 설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지 못하면 그 책임의 상당부분을 윤석열이 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준석은 낡은 정치인의 행태, 마치 민주당 구파의 정치인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2030 세대의 대표주자라고 하는 이준석이 이정도니 다른 사람들도 다르지 않다. 2030 정치인 중에서 미래를 믿고 맡길 사람이 보이지 않는 현실이 걱정된다. 이 모두 우리가 후세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 업보다.

정치에서 희망을 찾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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