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약포와 미국의 약병 - 전주 비빔밥과 서브웨이 샌드위치?
미국 약국에서 환자에게 약을 주는 포장 방법은 한국 약국의 방법과 사뭇 다릅니다.
미드나 미국 영화 중 약을 먹는 장면에서 가끔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Amber vial 이라고 불리는 연한 갈색 플라스틱 병에 라벨이 붙어있는 형식입니다.
한국에서는 처방전 한 장에 여러 약물이 한 번에 처방되어 동시에 복용하는 약물들을 한 포에 같이 넣는 방식이라면, 미국에서는 각 약물를 각기 다른 amber vial에 넣어 라벨을 붙여주면 복용시마다 환자가 필요한 약을 각 약병에서 꺼내먹는 방식이지요.
두 가지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한국의 1회분 복용 포장 방식은 환자의 compliance를 높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이것 저것 챙길 필요없이 정해진 한 포를 뜯어서 한 번에 먹으니 얼마나 간편한지요. 노인 분들도 쉽게 챙겨드실 수 있습니다.
한 그릇에 모든 것이 담겨 나오는 비빔밥을 닮았다고 할까요.
미국에서는 각 약병에 약물 한 종류가 플라스틱 병에 들어있어 여러 약을 먹을 경우에는 일일히 병을 확인해서 꺼내 먹어야합니다.
사실 노인분들의 경우 한 두 가지 약을 잊어 버리거나 두 번씩 복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약 캘린더를 이용하기도 하지요.
필요한 약만 골라 먹는다는 의미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것만 선택하여 먹는 서브웨이 샌드위치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질환의 증상이나 약물의 부작용에 따라 약물을 변경하여야 할 경우에는 이 장단점이 서로 바뀌게 됩니다.
혈압약, 당뇨약, 갑상선 호르몬제, 와파린 처럼 종류나 용량을 증상에 따라 초기에 자주 변경, 또는 조절해야 하는 경우에 이미 3개월, 6개월 분의 1회분 복용 포장을 받았다면 중간에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노란 약은 빼고 드세요. 조그만 흰색 알약은 드시지 마세요' 해야 하니까요.
반대로 각 약물 별로 병에 넣어줄 경우에는 중간에 변경이 다소 용이합니다. 복용 중간에 효과가 없다고 느끼거나 부작용 때문에 환자가 의사에게 연락하면 의사는 바로 약국에 새 처방을 주며, 약사는 새 약물을 조제하여 복약지도 시 변경 사항을 알려주게 됩니다.
물론 사용되지 않은 약물은 정해진 방법대로 처리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글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