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리빙] 아기토끼 토토를 추억하며...

in #kr-pet7 years ago

레나는 사실 엄청난 겁쟁이입니다.
호랑이 크레인 글에 쓴것처럼, 동물들을 꽤 좋아하지만
그 아이들이 떠나는 마지막 모습을 볼 자신이 없어서 결국 키우지는 못하고 있답니다.

오늘 한식하우스 @hansikhouse님이 애완토끼에 관한 글을 올리셨어요.
https://steemkr.com/story/@hansikhouse/nyc-diary-or
뉴욕의 애완토끼 판매 금지법에 관한 이야기인데... 너무나 슬픈 이야기에요. 가슴이 막 먹먹해졌답니다.

저도 제가 잠시 돌보았던 아기토끼 토토가 생각나서 추억을 나눕니다.

때는 바야흐로 제가 막 직장 초년병이던 시절.
군대에 가는 남동생이 무슨 생각인지 [미니토끼]를 한마리 엄마에게 드리고 떠났습니다.
정말 그림책에 나오는것 같은 보송보송한 연갈색 털의 토끼에요.
토토라고 이름 지어주었습니다.

무료이미지 사이트에서 이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토토랑 너무 닮았어요. 딱 이런 느낌이거든요.

암튼.. 딱 하나뿐인 아들 군대가고, 엄마가 엄청 심란해 하시면서 덩달아 저도 심란하던 때라
엄마와 제가 토토에게 쏟은 정성은 참.... 대단했습니다.
게다가 저 까만 눈은 얼마나 귀여운지..
자그마한 코를 쫑끗쫑끗하면서 엄마가 잘라주신 연한 고구마순을 오물오물 먹는 모습은 얼마나 예쁜지...
살며시 쓰다듬으면 그 털은 얼마나 또 퐁신퐁신하고 보드라운지...

서둘러 퇴근하고 토토가 밥먹고 돌아다니는것만 봐도 너무 재미있고..
심지어 동글동글 토끼응가도 너무 귀여운거에요. ㅋㅋㅋ

그런데... 토토는
겨우 닷새를 우리집에 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엄마랑 저랑 얼마나 황당했는지 몰라요.

나중에 수의사인 친구 말이 가관입니다. (네.. 어제 호랑이 크레인 편에 등장했던 그 친구요.)

미니토끼라는 품종 자체가 없어. 애완동물 가게에서 사기치는 거야.
그 작은 토끼는.... 어미 배에서 나온지 아직 한달도 안된 토끼들이라구. 당연히 어미젖을 먹어야 하는거지.
그런데... [미니토끼]라고 판매하는 나쁜 사람들 때문에 구입한 사람들은 그냥 풀종류 먹여도 된다고 생각하는거지.
어떤것도 소화 시키지 못했을꺼야.

그렇습니다. 어의 없게도... 토토를 무지개다리 건너로 보내버린건
그 오물오물 입이 귀여워서 부드러운 고구마순과 엄마 화단의 부드러운 풀들을 먹였던 저와 엄마였던거에요.
당황스럽고 황당했습니다.

차라리 아기토끼니까 우유를 먹이라고 말해주지...
차라리 아기토끼가 먹어도 되는 사료라도 같이 팔지...
악덕 판매자를 탓하면 뭐하겠어요. 이미 토토는 떠났는데...

그 이후로 지금까지... 엄마도 저도 반려동물은 생각도 안하고 있습니다.

자식들이 모두 떠나고 빈둥지 증후군이 있으셨을법한 연세가 되고
"엄마.. 집에 강아지 한마리 키워볼래요?" 라고 아무리 꼬셔도 들은척도 안하시는 엄마는
어쩌면 저와 같인 마음이실지도 몰라요.

생명은 소중합니다. 어떤 생명이라도요.
생명을 장난감처럼, 도구처럼 취급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NOTE.
[스토리리빙]은 살아가는 모든 이야기가 들어있는 포스팅입니다.
포스팅에 올리는 사진은 모두 제가 직접 찍거나, 무료 이미지 사이트에서 사용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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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궁,,,ㅠㅠ
저 이쁜토기가ㅜㅜ 속일껄 속여야지!!!

가슴아픈 이야기인데도 자꾸 하는건.... 혹시나 저같은 실수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부끄럽고, 가슴아픕니다. ㅠㅠ

저도 애기때 토끼 두마리 키웠던거 생각나에요 잊고있던 추억이 떠올랏어요 ㅎㅎ 감사합니다

추억은 방울방울 입니다. ^^

허허... 진짜 끔찍한 일이네요 ㅠㅠㅠ 나쁜 사람들... 미니토끼가 없는 품종이란 것은 처음 들어봐 놀랐습니다. 확실히 예전에 미니토끼라는 말을 듣고 토끼를 사왔는데 어느날 엄청 거대해졌다는 일화를 본 것 같긴하네요. 그 친구들은 운이 좋았던 녀석들이네요... 토토가 좋은 곳에 갔기를 바랍니다 ㅠ

다행히 좋은 주인을 만나 잘 자라난거죠.
오래전 일이지만 토끼나 작은 아가 동물들을 보면 토토가 생각나고 합니다.
짧은 기간이었는데..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나봐요.

토끼가 너무 귀엽네요..
그런데 미니 토끼라고 속이고 파는건 좀 화가 나네요..
그렇게 돈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생각때문에 먹지도 못하는 풀을 먹어야했던 어린 토끼가 안타깝네요..

잘 먹으니 우쭈쭈하며 더 먹였던 무지한 제가 부끄럽습니다. ㅠㅠ

ㅠㅠㅠ너무 가슴아픈 이야기네요 ㅠㅠ 무언갈 떠나보낸다는게...

네.. 너무 가슴아프죠.
한식하우스님 글 읽고... 슬프기도 하고.. 옛생각도 나더라구요.
한식하우스님 글도 꼭 읽어보세요.

새끼를 속여 판다니...
참 어이없고 화가 나네요...
토토가 얼마나 아프고 괴로웠을까요...

그러게요. 두고두고 생각나고 미안한 일이랍니다.

안녕하세요 뉴비 스티머 입니다.
스토리 쪽에 관심 많은데 정보 찾다가 들리게 되었어요
팔로우 하고 갈게요~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소통해요. ^^

세상에나! 저 작은 토끼를
미니토끼라고 우겨서 판매를 하다니,
태어난지 얼마안된 토끼의 식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풀 종류를 먹인 것 때문에 떠나버렸군요.
안타깝네요

네. 토토한테 늘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ㅠㅠ

아아아..
저 귀여운 토끼가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ㅠ
저도 6살 아들래미가 자꾸 곤충을 채집통에 잡아 오는데,..
그 안에서 죽는 곤충들이 너무 안타까워서
다시 살려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ㅠ

맞아요 생명은 소중합니다...

곤충채집하는 6세 남자아이의 귀여운 모습이 떠오릅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들도 귀하게 여기는 훌륭한 어른이 될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화이팅!!

으아....... 슬픕니다. 저렇게 토끼나라로 가버리다니 ㅠㅠ

꽤 오래전 이야기인데도 아직도 마음 한 켠에 남아있는 아픈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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