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9_반복과 이탈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문득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 주 반복되는 일정에 재미 없음을 느끼다, 나는 참 이상한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때는 반복되는 일상이 없다는 사실을 두려워 하면서, 오늘 같은 날은 반복되는 일정에 지루함을 느끼다니.
생각해보면 나는 늘 그런 사람이었다. 가만히 있는 것을 무엇보다도 기피하면서, 루틴에는 금새 싫증을 느끼며 다른 새로운 일이 없나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사람. 나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은 호흡이 짧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나씩 끝내가는 그런 직업이다. 나는 유독 긴 호흡을 힘들어한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그런 긴 호흡을 힘있게 뱉어 내고 싶어하는 갈망이 있다. 이러니 이랬다 저랬다 하는 내 마음을 나 자신도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다. 네가 너를 모르면 누가 너를 아냐는 말에 나는 대답할 수 없다. 나는 나를 모르겠다.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는 나라는 사람을 묶어 놓을 수 있는 루틴한 일상의 반복을 바라면서도 쉽게 질려하고 지루함을 느끼는 다른 쪽의 나는 늘 이탈을 꿈꾼다. 맘 같아서는 이거 찔끔 저거 찔끔하면서 살고 싶은데, 그러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어떤 일을 하면 나는 이 감당 안 되는 나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솔직히 지칠만큼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