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다 히로카즈의 오마주

in #kr-pen6 years ago (edited)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은 자신의 영화 [아무도 모른다]에 분명히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 속 한 에피소드를 오마주로 하는 장면을 끼어 넣었다는 확신에 가까운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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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했지만 극도로 경제상황이 악화된 주인공이, 살던 집에서 쫓겨나 거리에서 생활하며 기아상태에 이르던 어느날 오후, 인원이 부족한 소프트 볼 경기에 얼떨결에 끼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 낸다. 그로 인해, 육체가 원하는 음식물을 제공 받는 것은 물론, 블랙홀과도 같은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지며, 사회생활은 커녕 밖에서 누군가와 동등한 입장에서 똑바로 걷지도 못할만큼, ‘인류라는 피부위의 얼룩, 실패의 두창’이라 느끼던 주인공에게는, 그렇게도 갈급했던 지성에의 단비와도 같은, ‘내면과 외면 사이의 평정을 확립’하게 해 준 행복한 시간 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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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의 주인공 ‘나’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으로 네 아이만 남기고 집을 뛰쳐나가 결혼해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조차 할 겨를도 없이, 동생들을 위해 먹을 것을 구하고 물을 구하고, 감정이란 없이 무거운 책임감으로만 살아간다. 몸과 마음의 결핍으로 찾아온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학교 운동장을 찾은 어느날, 인원이 부족한 야구경기에 참여하고 있는 장면이다. 웃는다.

싱싱하고 찬란해야 마땅할 시기의 그들에게 찾아온 극단적인 결핍의 순간을, 폴 오스터가 건조하게 묘사하며,주인공의 비참함을 아주 담백하게 보여주었고, 그 방법 그대로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이 영화로 가져온 것이 아닐까...

고레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좋아한다. 아마 그도 내가 줄친 부분이 좋았을 것이리라.

혹시 고레다 감독님 아는 분 있으면 꼭 좀 물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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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영화봤어요ㅠㅠㅠㅠ...
이게 실화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지요?

그렇다고 들었어요. 영화 보는 내내 울었어요. 특히 그 동생 사고로 죽을때ㅜ 그 엄마 찾아가서 머리 끄댕이라도 잡고 싶었다는 ㅜㅜ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연출을 어떻게 담백하게 했는지도 궁금하고요. 저는 고레다 감독님은 잘 모르지만 '공기인형'을 연출하신 분이네요. 이 감독님 이름이 좋네요. 고래가 되고 싶은 개털입니다.^^

하하하 색다른 해석이네요. 고레에다 히로카즈라 발음할 때도 있고 그냥 고레다 로 할 때도 있구요^^ 주인공 야기라유야는 이 영화로 최연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아~~~ 제목은 많이 봤는데,,, 안 본...
읽고나니 보고싶어지는... ^^

달의 궁전요? 아님 아무도 모른다? 분명히 말해주삼ㅋ 얼른 아는 척 하게요 ㅋ

아무도 모른다요. ^^

아무도 모른다 보세요 좋아요 - 아는척

네. 읽어볼게요. ^^

아무도 모른다 는 영화라는 ㅋ

아,,, 이런이런... ㅋㅋㅋㅋㅋ

내용이 아주 재미있겠네요. 예전에 저 영화 제목을 봤던 것 같은데, 어디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고레다 히로카즈 영화는 제가 거의 다 봤어요. 많이 애정하지요. 꼭 보시길 바래요. 찾아와 주셔서 감사해요^^

책의 내용을 어떻게 연출했을지 궁금해지네요. 일본 영화는 본지 꽤 오래됐어요.

아직 많이 못읽었는데 초입에 나오는 장면에서 강하게 오버랩 되더라구요^^

달의 궁전 읽기 시작하셨군요. 주인공이 괴짜(?) 할어버지 만났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아직요 공원에서 또라이 할아버지 만났어요 ㅋ

오마주가 아니면 표...절..?? ㅎㅎㅎㅎㅎ

때치!! 고레다 옹은 영화계의 고래 ㅋ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뉴비중의 뉴비인데 steemit 안에서는
너무 유용한 정보들이 많은 것 같아요.
또한번 배우고 갑니다.
저는.. 고레다 히로카즈라는 감독도 처음 알았고,
책의 내용도 처음 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아이디가 마음에 들어 우연히 들렀다가 팔로하고 돌아갑니당.
자주 뵈요~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활동하세요 저도 놀러갈게요^^

일본 영화는 잘 안보게 되는데, 이유는 연출이 너무 섬세하기 때문이에요..
감정의 라인을 충실하게 따라가며 보는 것 같았어요..
하긴,, 일본 영화 뿐 아니라,,, 찾아 보는 영화가 대부분 블럭버스터...^^;;

다들 취향이 다르니까요^^ 저는 오히려 블록버스터 보면 이해를 못해요ㅜ 중간에서 계속 딴생각ㅋ 신랑이 저랑 영화보다가 짜증내요. 너는 이해력이 너무 떨어져 이럼서 ㅋ 쳇!

설명을 가만히 들어보니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나저나 전 요즘 왜 자신의 고통을 건조하게 다루는 캐릭터들에게 매력을 느낄까요? ㅎ;;;

우리 다 그런거 아닐까요?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에요. 깽깽대는 남자 제일 싫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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