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이민가서 살면 살기 좋나요?" 라는 질문

in #kr-overseas6 years ago

"서울 생활은 어때요?"라는 질문을 서울 토박이가 받았다고 하자. 막연함 같은 거 있지 않을까?
캐나다 이민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을 생각하면 그런 막연함을 느낀다.
게다가 26년을 캐나다에서 살았다. 한국에 산 기간보다 캐나다에서 산 기간이 더 길다.
비교하려고 하면, 서울은 내게 아련한 외국이다.
그렇지만 매년 한 두 차례는 "캐나다 사는 거 어때요?"라는 막연한 느낌의 질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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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으로 이런 풍경에 익숙하다. 서울의 간판숲에서는 난 바보다. *

마음에 이미 답이 있으면서...

질문하는 사람은 이민을 오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크게 두 부류다.
오려는 사람은 와야만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든 오지 않을 이유를 내 대답에서 찾아낸다.
그렇다고 스님 마냥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고 한다면, "아... 저 사람 캐나다에서 26년 살더니 미쳤구나" 하겠지. 대충은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 맞는 답을 드린다. 이 부분에서 한국 교육의 힘이 아직 내게 작용 중이다.

그런데 실은 말이지...

이민 와서 좋을만한 사람과 좋지 않을 사람이 있다.
이민 그 행동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문제다. 이민은 죄없다. 사람이 문제지.
대체로 상황에 맞게 계획해 꾸준히 실천하는 능력이 있다면 이민 와서도 대게 잘산다.
단순히 계획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계획이 안되면 방황하게 된다. 여기에 감정과 비용, 가끔 인간 관계까지 소모된다.
대부분 사람이 실천 능력이 없지는 않다. 다만 "상황에 맞는 계획"이 가장 어려운 듯 하다.
상황, 그 자체가 안개 속이라 안보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생이란게 말이야.

그렇지만 역시 이런 종류의 글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는 일반화다.
이민 와서 30년을 살다 가신 분이 있다. 참 험한 일을 열심히했고, 자식은 모두 장성해 잘 살고 있다.
그러나 그 분은 그 모습을 오래 보지 못하고 암으로 60대에 돌아가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오늘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좀 놀기도 하고 게으름도 피우고, 나와 남에게 적당히 관대하고... 그래서 웃게 되면 그게 좋은 삶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난 밴쿠버에서 삶이 살기 좋은 편이다. 일단 공기는 좋다. 산과 물도 좋지. 비싸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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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캐나다도 갈 수 있고, 독일도 갈 수 있고.. 가서도 돈 버는 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제주도가 한계인가봐요.. 더는 아무데도 못가고 있네요.

포스팅을 보니 쫀쫀한 근육, 멋진 플라모델, 좋은 직업에... 이민 말고 가끔 놀러 오세요. 제주도 좋잖아요.

언젠가 더 나이 먹기 전에 꼭 가보고 싶네요, 캐나다 ^^

오려는 사람은 와야만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든 오지 않을 이유를 내 대답에서 찾아낸다. 라는 말. 공감이..ㅎㅎㅎ 하루하루를 즐기는 삶이 진짜 인생을 잘 살아가는 방식인것 같네요ㅎㅎ 리스팀해갈게요^^

감사합니다. 소위 이민병이라고 하지요.

큰병이란게 한번 찾아오면 순식간에 사람이 바뀌게 되더라구요.
건강이 최고이고... 오늘을 사는게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네 맞습니다. 건강해야 하루도 잘 즐기지요.

안녕하세요 조이님! 너무 좋은 글 잘 읽고가요!
제작년 엘에이에 1년간 거주하면서 벤쿠버에 여러번 놀러갔어서 좋은 추억들이 너무 많아요!
팔로하고 종종 구경올게요! 벤쿠버 소식 부탁드려요!🤠

멀리서 올라오셨네요. 감사합니다. 문뜩 저도 LA에 또 가보고 싶네요.

저는 어느쪽이려나요.
어떻게든 가는 사람?아니면 안될 이유를 찾는 쪽?
제 직업으로 갈수있는 기술이민이 되는 몇 안되는 나라라서
관심있게 봤었거든요. 언어의 문제가 가장 크지만..
역시 상황에 맞는 계획이 잘 세워지지 않더라구요.--;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이민에서 언어 비중이 상당히 크죠. 제가 보기에는 적어도 7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듯 합니다. 일단 그 나라 말이 되야, 그 나라 상황이 보이고, 자기 좌표와 길을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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