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날은 뭘해도 꼬인다...

in #kr-overseas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bookkeeper 예요.
여기는 긴~ 연휴라 오늘도 따분하게 보내고 있어요. 원래 교회에서 가깝게 지내는, 아니 그닥 가깝다기 보다는, 우리 둘째가 졸졸 따라다니는 형아들이 있는 집이라, 같이 밥을 몇번 먹은 적이 있는데 리조트를 예약하면서 다른 한 가족과(그집도 그닥 가깝지는 않으나 역시 둘째가 좋아하는 형아집) 저희 가족까지 같이 예약을 해놨으니 취소해도 상관없으니 같이 갈 수 있으면 이야기를 하라해서, 별 계획도 없고, 둘째가 좋아할 거 같아서 감사히 간다고 했어요.

원래 오늘 출발인데 어제 이것저것 준비한다고 장을 보고있는데 갑자기 그 집 엄마가 연락이 와서 큰 아이가 수두가 ‘살짝’ 왔다고 우리 둘째 수두 접종을 했는지 묻는거에요. 접종은 했지만 그래도ㅜㅜ 말끝을 흐렸더니 의사가 이미 5일차고 딱지가 앉기 시작하면 전염이 안된다 했다고 하더라구요.

아... 얼마나 입장이 곤란하던지. 그래서 제가 담당의사에게 나도 물어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 우리 소아과 의사에게 급히 전화해서 물어보니, 전염될 가능성이 아직 있다고 가지말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듣자마자 마음은 이미 안간다 였는데 의사가 그러더라는 이야기를 하면 좀 덜 미안할거 같아서, 다시 전화해서 미안한데... 우리는 그냥 안가겠다고 하고 두 집만 가시라고 했더니, 무슨 소리냐고 자기들이 빠지겠다고 하는거에요. 원래 예약하고 이 여행을 계획한 당사자인지라 정말 곤란하더라구요 입장이... 그러다가 니가 가라 내가 안갈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신랑에게 좀 알아서 하라고 그집 남편과 통화를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러고 좀있다 연락이 왔는데 좀 애매해서 이번에 그러면 취소를 하는게 났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끝냈다는 거에요. 하루전에 취소하면 페날티가 많이 나왔을텐데 정말 너무너무 미안하더라구요.

그리고 어제 밤에 그 다른 집 엄마에게 연락이 왔는데 혹시나 나중에 내가 알게 되면 마음 안좋을까봐 이야기 한다고 자기 아이들은 이제 다 커서 가도 되는데 취소해 버렸다고 해서, 아이들이 너무 실망해서 그 두집만 다른 리조트로 예약을 잡아서 간다고ㅜㅜㅜ 아무도 원하지 않던 상황이 온거고 그럴 수 밖에 없는 결정이었으니 괘념치 말라고... 수두 걸린 집 엄마도 미안해 죽을라고 한다고 서로 미안해 하지 말자며 전화를 끊었어요.

아 정말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어제부터 마음이 너무 안좋아요. 그냥 마음이 안내킬 때 안가겠다고 할걸, 미적거리다가 간다고 했다가 상황이 꼬이고 꼬여서 괜히 민폐덩어리 된거 같아 마음이 그래요ㅜ

요새는 왜이렇게 자꾸 일이 꼬이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려고 한게 아닌데 상황이 안좋은 쪽으로 가고, 그러려고 한 말이 아닌데 결과적으로는 내가 말을 잘못한게 되고...위로한답시고 한 말이 내가 봐도 뭔말인지 모르겠고...

애들 데리고 어디라도 바람 쐬러 가야겠어요. 계획이 무산되고 아직도 상황파악을 못한 둘째는 하루종일 시무룩... 안그래도 가기싫었는데 잘됐다며 방에 들어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딸, 이때다 싶어 잠시 운동하러 간다며 신랑은 농구장으로.

지금 다 집합시키고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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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 집합시켜 무엇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얼차려는 아니겠죠? 좋은 계획 세우셨어요? 연휴가 길면 우울해요 ㅠㅠ

일단 딸이 나오길래 머리를 쓰다듬고, 아들이 나오길래 뽀뽀세례를 한 후, 신랑이 농구공을 튀기며 들오길래 얼차려를 시켰습니다. 얼차려 한 후 정신을 차린 신랑이, 수빅 어딘가 호텔을 예약했다는 보고를 하더니 아이들 데리고 재우러 들어갔어요. 맞아요 연휴가 길면 우울해요ㅜ 해외살이 길어진 사람들은 다 알거에요ㅜ

말도 안되요. 그사람들 거기 가서 수두 다 퍼트릴일 있나요? 딱지안고도 일주일후에 제 큰아이가 돌잔치앞두고 조카한테 옮았어요.
딱지 안기 시작무렵 전염성 있습니다
왜냐면 수두가 나오는것도 어느 부위부터 시작해서 곳곳으로 퍼지므로 부위별 들어가는것도 틀려요 ㅠㅠ

도저히 그런말은 못했어요ㅜㅜㅜ 근데 수영장 있고 이런데 아니고 산있는 데로 갔다네요.ㅋ 설마 그런 생각없이 갔겠어요ㅜ

엥 그러게요- 수두인 아이데리고 여행가는게 좀 흠...ㅜㅠ

수두가 살짝 왔다...라니...
진짜 싫은 상황인데요..ㅠㅠ
북키퍼님은 잘못한게 없는데
상황이 꼬여서 괜히 마음 어지러우시겠어요
얼른 가족 외출하셔서 훌훌 털어버리고 오세요!!

네... 그 엄마 굉장히 사람이 좋은데... 갑자기 닥친 상황에서 이야기 하다보니 본의아니게 그렇게 말씀하신거 같아요. 맞아요 정말 그 ‘상황’이 싫으네요ㅜ

아이고, 마음이 불편하시겠어요. 그래도 찝찝한 마음으로 가는 것보다는 좋은 선택이었을 것 같은데요. 이럴 땐 시간만이 약인 거 같아요. 얼른 나갔다 오세요~~

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라도 이야기를 해준 그 엄마에게 고마워요. 나중에 전화 준 그 언니도(저보다 한참 위라) 상황 정리 잘해주신거 같구요. 감사해요~

엄청 찝찝하시겠어요;; 수두가 살짝 오는게 어디있나요..ㅠㅜ 이래저래 불편한 상황이네요;;기분전환하시고 많이 풀리시길 바래요!

에리카님~ 늘 따뜻한 답글 주셔 감사합니다. 지금 온 가족이 나와서 바람 씌우고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떠나자~ 계획 세우는 중요

ㅎㅎㅎ내일 즐거운 하루가 되실꺼예요!!>ㅁ<!!

완치된것도 아니고... 조심해야 합니다! 괜히 전염되면 아이만 고생이죠!
살다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꼬일때가 많죠~

노인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래저래 정말 드럽게 꼬이네요ㅜㅜㅜ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네요ㅜㅠ 그럴때가 있어요. 저도 마음에 안 내키면서도 거절도 못하다가 나중에 곤란해져서 분명하게 의사표현을 해야 싶다가도 잘 안되네요~ 우울해하지마시고 힘내세요~^^

제가 거절을 잘 못해서 이런 일이 많아요. 그리고 이런 경우에도 시원~하게 말도 못하고. 이래저래 자꾸 꼬이니까 더 소심해져가지고. 감사해요 happyworkingmom님, 좀 쉬시고 몸은 좀 회복이 되셨기를 바래요.

애고.... 어쩔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일로 맘고생 하셨군요..... 아이들의 건강이 우선이죠.... 수두라는게 전염성이 큰걸로ㅜ알고 있는데 무책임하게 하는거 보다는 저리하는게 더 좋을듯 해요..... 마음이 좀 불편은 하실듯 하네요 기운내세요

와~ 진짜 스티밋 하면서 이렇게 마음으로 많은 위로가 되기는... 이제까지도 그랬지만,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이해의 글이 엄청나게 도움되네요. 내가 너무 민감해서 다른사람 힘들게 하는거 아닌가ㅜ 막 심란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전 수두를 깊게 앓아서 얼굴에 흉터가 몇개있죠..^^;;;;
찝찝한 상황이긴 하나 거기도 괘념치 말라하였으니 낼부터 신나게 노세용~^^

리자님 그러시군요. 멀쓱하고 잘생긴 얼굴에 흉터 몇개 쯤은 아무문제 없을 듯 합니다^^ 항상 감사해여^^

본의 아니게 꼬인 상황에서 정작
가족분들의 반응들이 각양각색이네요...

'첫 단추'가 이렇게 되신거 유감입니다.

첫단추는 바베큐 파티로 대충 잘 끼웠는데... ㅋㅋ 네 저희집 식구들이 다 자의식에 강해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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