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처럼 - SWEDEN] 누구 안목이니? - 스톡홀름 아트 지하철역 Stockholm Subway

in #kr-newbie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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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지하철은 전 노선 100개 중 66개의 역에서 장식 미술을 볼 수 있다고 아주 자신있게 자랑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있는 몇 장의 사진을 보고 ‘와, 지하철역이 이리도 예술적일 수 있구나, 66개나 이렇게 신경을 써놓았다니 비 오는 날 관광하기에 아주 좋은 코스가 되겠다!’ 하고 기대를 했다. 그리고 그 인테리어가 아주아주 훌륭하다는 후기도 보았으니 마침 비가 오는 날 스톡홀름의 감수성 넘치는 지하탐험에 돌입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너희가 자랑하는 이 지하철역들이 어디어디에 있느냐고 물어보았고, 한참을 고민한 그들은 잘 만들어진 스웨덴어 팸플릿을 건네며 행운을 빌어주었다. 미리 조사한 자료와 팸플릿을 들고 노선표에 동그라미를 친 후 가장 효율적인 루트를 짜고 지하철을 타고 내리기를 몇 번.

우리는 꽤나 끈기가 있는 사람들임을 자부하고, 하고자 한 일은 끝까지 처리를 하며, 어쩌면 그 자존심 하나로 여태 살아온 것이 아닌가 싶은 사람들인데, 그 빌어먹을 자존심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지상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끈덕진 설득을 하지 않았더라면 비가 오든 말든 차라리 감라스탄의 골목으로 우비를 입고 뛰쳐나갔을 것이다.

아무것도 없었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무엇이 있었느냐 하면, 빨간 충무로, 파란 충무로, 회색 충무로, 아마존 무늬 충무로 등등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기다리고 있었다. 형광등을 굳이 왜 이렇게 엉성하게? 하는 생각이 들게 매달아놓은 천장이 하나 있었고, 아무리 현대미술 이라지만 기본적인 영혼은 있어야 되는 건 아닌가 싶은 벽화의 탈을 쓴 낙서가 몇 개 있었고, 익룡이 매달려 있는 동굴이 있었고, 갑자기 툭 튀어나온 조형물이 철로의 중앙선이나 역의 한쪽에 서 있는 곳들이 몇 군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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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의 지하철이 열심히 장식해놓고 시크하게 넘기는 정도의 예술성을 지닌 수준의 것들을 훌륭한 사진 기법으로 포장해서 당당히 내세운 그들의 대단한 자만심에 박수를 보내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단 말이다!!!!!

아, 이 양반들아, 그럴 양이면 가까이 쪼르르 붙어 있는 대여섯 개 정도의 역에 모조리 집중을 해놓든지, 하나에 다 몰아놨어야 되는 것이지, 거 너무한 것 아니오!

라고 게으른 여행자는 힘차게 외쳐본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세태가 만연한 이 시점에서 스톡홀름의 지하철이 아름다워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다고 주장하신 어느 여행자 님께서는 저랑 얘기 좀 합시다. 서로 존중은 하되 이유는 좀 듣고 싶습니다만….

뭐 그렇다고 해서 지하철역 하나에 속았기 때문에 스톡홀름의 아름다움이 싹 사라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굳이 우리처럼 기대를 가득 안고 일부러 탐험을 해볼 여행자가 또 생길까 저어되어
칭찬 가운데에 약간씩만 표현했던,
있을 수 있는 실망감을
이곳에 몽땅
쏟아부어버렸던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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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롬 가보고싶었던 도시인데.......서울지하철보다 못한 모양이군요......
사람사는 곳은 다 나름 특성과 장단점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거대 다 비슷하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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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접하는 솔직한 감상에 웃고 갑니다. :) 저도 한 번 보고싶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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