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처럼 - FINLAND] 한 명의 천재 - 아카데미아 서점 Akateeminen Kirjakauppa, 알토 카페 Aalto Cafe
바르셀로나에 가우디 Antoni Gaudí가 있다면 헬싱키에는 알바 알토 Alvar Aalto가 있다고 하면 적당할까?
도시의 곳곳에 그의 작품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핀란드 건축의 거장 알바 알토님께서 친히 설계한 서점 ‘아카데미아’가 가장 가깝게 그의 작품 안에 들어가 볼 기회를 제공한다. 자국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의 대표작이 성당이나 궁전, 마천루가 아닌 ‘서점’이라는 점이 퍽 지적이다.
서점 건물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두 말 않고 천장이다. 책 모양을 모티브로 한 천장의 창 덕분에 전체적으로 채광이 훌륭하다. 겨울이 되면 천장으로 내려와 쌓이는 눈을 느끼며 독서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 장면을 보기 위해서라도 겨울에 와보고 싶어진다. 역시 천장은 높고 빛은 많고 볼 일이다. 이들에게는 그 빛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겨우내 어둠 속에서 살아야 하니까. 그런 자국민을 위해 멋진 서점을 설계한 천재가 자랑스러울 법하다.
서점의 1~3층에는 각종 서적들이 카테고리별로 정리되어 있고, 지하에는 카페테리아와 화방, 문구점이 있다. 2층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화 장실이 있으니 주변을 구경하다가 편하게 이용해도 좋겠다. 지하 1층, 카 페를 지나 계단을 몇 개 내려가면 있는 ‘One way’라는 편집 숍은 정가부 터 40퍼센트까지 할인한 다양한 가격의 의류를 취급하는 매장이다. 디젤, 나이키, 아디다스, 핀란드 브랜드, 일본 브랜드 등이 모여 있고 텍스 프리도 가능하다. 서점에 왔으니 책 구경도 좀 해주는 것이 예의일 터. 자부심 가득한 아라비아 관련 책 모음 코너를 포함해서 공예, 디자인, 미술 관련 책이 많아 눈이 즐겁다.
예쁘장한 책들을 요리조리 살피며 슬슬 돌아다니다보면 여행 관련 책도 만날 수 있다. 그 곳에서 내 조국을 찾게 되었음은 당연지사. 코리아 관련 책은 키르키스스탄과 라오스 및 캄보디아 사이에 위치한다. 아직은 그 너비가 도쿄의 반도 안 되고 상하이 보다도 좁은 공간에 아담하게 모여 있는 책들이 고슴도치 새끼처럼 내 눈을 끌어당긴다. 그리고 머나먼 타국에서 우연히 만난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나라 북한에 관한 책. 오히려 외국 사람들이 북한의 문화를 접하는 것이 쉬운 이 상황에 대해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담즙을 한껏 들이키는 느낌?
아카데미아 서점에 왔으니 그 안에 있는 카페알토에서 차 한 잔 해주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 알바 알토의 가구들로 장식되어 있는 곳이니 알토가 디자인한 펜던트 라이트 아래에서, 알토가 디자인한 대리석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를, 아르네 야콥센 Arne Jacobsen의 앤트 체어 Ant chair에 앉아 들이켜볼 수 있다.
카페 알토는 알토도 알토지만 영화 <카모메 식당>의 주인공들이 만난 곳이기 때문에 도 유명하다. 그래서 손님의 30퍼센트 이상은 일본인인 듯하다. 아니 사실 헬싱키의 관광지에 돌아다니는 사람의 적어도 10퍼센트 이상이 일본인이다. 거의 모든 장소에 일본어 가이드와 일본어 메뉴, 일본어 표지판이 있다. 일본인은 대체 헬싱키에 무슨 짓을 한 것인가. 그 어디에 가서도 일본인 관광객의 비율이 이렇게 많은 곳은 없었던 것 같다. 그들은 대체로 단체관광이 아닌 커플 혹은 솔로로 드문드문 출몰하며 ‘우린 이제 단체관광 따위 정복한지 오래지’ 하는 느낌으로 각개전투를 치르는 존재들이었는데, 헬싱키에서는 거의 중국인 관광객의 비율과 비슷한 정도라면 대단하지 않은가!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인 어르신 단체관광객도 종종 보인다는 것이 다. 아니 여기까지 어쩌다 오셨냐고 심히 여쭤보고 싶었다. 우리나라 어르신들도 이제 서유럽, 남유럽은 다 섭렵하신 것인가. 아... 공무원이셨나요?
Akateeminen Kirjakauppa 아카데미아 서점
Add :: Pohjoisesplanadi 39, 00130 Helsinki,, Finland
Tel :: 358 (9) 12141
Open :: 월-금 9-21 / 토 9-18 / 일 12-18
Site :: www.akateeminen.com
How to get there :: 트램 Ylioppilastalo역 하차 도보 3분
FINLAND
비어 있어 여유로운
북유럽처럼
본 포스팅은 2013년 출판된 북유럽처럼(절판)의 작가 중 한 명이 진행합니다.
핀란드 포스팅 너무 반가워요 저도 작년 추석연휴때 핀란드에 다녀왔었어요. 서점은 사진을 너무 멋지게 찍으셔서 제가 가본데가 맞나 한참 다시 뵜어요. 팔로우 하고 계속 볼께요!
오옷~~ 핀란드 여행의 동지를 만났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