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5년 전 비트코인을 시작한 이유
스팀잇에서 인사를 제외한 첫번째 글 입니다. 무슨 이야기로 시작을 할까 하다가, 비트코인 이야기로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그 전에 써놓았던 글을 살짝 옆으로 밀어 두고, 비트코인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합니다.
우선 저는 문과 출신 입니다. 전에 JTBC 토론회에서 유시민 작가가 하도 문과생 거려서 궂이 꺼내고 싶지는 않지만, 이해 하시기에 도움이 되시라고 말씀 드려요. 코딩과 알고리즘, 뭐 그런 것들 잘 모르고, 시작할 때는 지금보다 더 몰랐죠. 스팀잇에서 예전에 글을 읽다 어떤 분께서 ‘문과생이 비트코인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고 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문과생의 관점에서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공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분명 관점의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1) 비트코인이 120만원을 찍던 날
이게 정확히 언젠지 기억이 나지 않아 차트로 찾아 본 적이 있습니다. 2013년이더라구요. 벌써 5년이 지났네요. 사실 알았던 건 그전부터 비트코인이라는게 있다 해서 아주 약간의 관심은 있었어요. 10-20만원 하는 줄 알았었는데, 어느날 120만원을 찍고, 16-18만원(제 기억속의 가격이라 오차가 있을 수 있어요.)으로 쭉 빠졌죠.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뭘까. 뭔데 100만원이 넘게 올랐다 빠졌을까. 당시 대학생이었는데, 10대 때부터 주식도 해오고 해서, 저런 흐름이 이유 없이 나올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당시에도 튤립 버블이다. 사기다. 별 소리가 다 있었지만, 흐름상 말이 되지 않았어요. 우선은 버블이라면, 세력이 있어야 하고, 버블을 받아 줄 투기 자본이 필요한데, 당시 여론은 다들 “그게 뭐야?” 정도의 관심? 버블은 분명 아니었어요.
제가 느끼기에 비유를 하자면, 영화에서 거대한 괴물이 땅속에서 숨을 쉬고 있다 순간 힘을 한번 보여준 듯한 느낌이랄까. 아니면 화산이 폭발하기전 전조 현상이랄까. 그게 무엇이든 살아 있음을 보여주려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2) 비트코인은 망해도 블록체인은 망하지 않을 것
비트코인이 뭘까에 대한 공부에 빠지면서, 문과생 나름대로 이해 할 수 있는 시나리오들을 작성해 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블록체인이고, 사토시 나가모토가 블록체인을 세상에 내 놓은 매개체가 비트코인이었지만, 이러한 시장 시스템이 100% 성공할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식은 국가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국가 화폐를 만들 것이고, 현금이 사라질 것이다는 정도였죠. 이 부분은 거의 확실하다고 봤었습니다. 국가가 자본 권력을 유지하며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블록체인으로 탄소배출권, 전력 거래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의 기축통화 역할을 누가 할 것인가는 비트코인이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 속단하기는 이르다?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죠.
결론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비트코인과 시장 거래 시스템이지 블록체인은 아닐 것이다는 생각이었어요.
(3) 민주화
너무 중요한 이야기인데, 제가 비트코인을 시작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주제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키워드 별로 따로 모아서 포스팅을 할까 생각 중입니다. 어쨌든, 제 언어로 표현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단어가 “민주화” 인데요. 정확히는 “자본의 민주화”가 더 적당해 보입니다.
짧게 요약을 하자면, 제가 생각하는 20세기 발전의 과정은 민주화의 발전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화는 권력을 나눠 갖는 주체가 소수에서 다수의 국민으로 이양되는 과정인데요. 미국에서는 백인들이 가지고 있던 권력을 노예 해방 운동으로 더 큰 수의 사람들이 힘을 가지게 되었고, 여성 운동은 여성들의 힘을 강하게 만들었죠. 한국의 경우, 80년대 이후에야 정치의 민주화를 이루어냈습니다. 그리고 90년대 인터넷의 등장은 많은 분야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인터넷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이 힘을 키우고, 표현해 내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게 됩니다.
저는 2009년 비트코인의 등장을 민주화의 연장 선상이라고 생각 했어요. 비트코인의 등장이 너무도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은 어떻게 방법이 없을 것만 갔던 자본의 권력을 소수로부터 다수로 이양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도를 시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중앙은행 없이는 화폐의 발행이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지만, 블록체인은 그 점의 문제를 최소한 상쇄시킬 수 있게 되었죠.
이야기가 장황하게 길어졌지만,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결국 자본 또한 민주화의 과정을 거칠 시기가 왔다는 사실 입니다. 소수의 힘이 다수로 넘어가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라면, 자본 또한 그러한 과정을 거칠 것이고, 다른 어떤 것 보다도 큰 폭발력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결론
아직도 비트코인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확히는 비트코인이 넷스케이프가 될 지, 새로운 금이 될 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여전히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아직 암호화폐가 성장을 끝낸 것도, 거품이 폭발한 것도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기에는 아직은 너무 보잘 것 없고, 튤립 버블이나 미시시피 버블에 버금가는 버블이라 하기에는 사회에 끼친 악이 너무나도 작습니다. 좋은 쪽으로 보나 부정적으로 보나 보여준 것이 없어요. 그래서 너무도 큰 기회가 앞으로 진행 될 것이라 보고 있고, 세상의 많은 변화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스템으로 인해 생겨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P.S 번호 매기는게 힘드네요. Markdown 적응하는데 시간 좀 걸리겠어요...
글 잘 봤습니다. 4년전 비트코인을 서점 경제서적에서 처음 봤을때 화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정말 놀랐죠. 나라에서 찍어내는 것만 화폐이줄 알았는데 말이죠.. 놀라웠고 지금도 놀라운거 같습니다. 발행주체가 없는 세계 화폐인것 같아요. 비트코인이 어느 정도의 포지션과 위상을 가질지는 알수 없으나 그로인해 전세계에 블록체인 마케팅을 확실하게 한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보이네요. 앞으로 실생활이 어찌 변할지 기대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반갑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우리가 상식이라 생각하는 고정관념들을 버리면 새로운게 보이잖아요~ 비트코인 보면서 참 그런 생각 많이 하게되네요~ 상상력 없이 이 엄청난 가능성의 산물을 감히 재단할 수가 없네요~^^
ㅎㅎ 저도 재작년에 재무설계사가 비트코인이 70만원하던게 200만원 넘었다 거품이니 사지 마라고 했던게 기억나네요... 좋은 글 자주 올리실거 같아서 기쁜 마음으로 팔로우하고 갑니다 !!
반갑습니다~ :) 앞으로 많은 정보들 생각들 공유하면 좋겠네요^^
모두 좋은 말인데 특히 4번 문항이 너무나도 와닿네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들은 아직 뭔가 보여준게 없죠. 유의미한 거래량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버블다운 버블도 형성되지 않았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져도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으면 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