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에스페란토 도전기 - 00. 여정을 시작하며

in #kr-newbie6 years ago

나의 에스페란토 도전기 - 00. 여정을 시작하며

바벨탑


바벨탑 이야기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는가? 원래 인류는 하나의 언어를 썼고, 신에게 다가가기 위하여 바벨탑을 쌓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를 마음에 들지 않았던 하느님에 의해 사람들은 모두 다른 언어를 쓰게 되었고, 바벨탑 건설은 중단되었다. 전설에 지나지 않지만, 원래 인류가 하나의 언어를 썼다는 설정은 꽤 흥미롭게 들린다. 지금은 많은 수의 언어가 존재하는데, 예전에는 하나였다니. 적어도 그 때의 사람들은 지금 우리처럼 외국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만약 지금도 언어가 통일되어 있었다면, 지구인들은 적어도 언어 하나로 골머리를 썩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언어를 배워야 한다. 어쩔 수 없다. 오늘도 조용히 외국어 교재를 펼친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성공한 사람인 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자.

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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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도비코 라자로 자멘호프(Ludoviko Lazaro Zamehof(o))는 폴란드인이며, 유대인이다. 안과의사였던 그는 언어를 배우는 데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가 살던 지역에는 다양한 언어를 하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자멘호프는 그들을 보며 언어의 차로 인한 소통 불능으로 대화가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국제어를 만드는 작업에 돌입하게 되고, 그 첫 결과물이 1878년에 나왔다. 그의 나이 19살이었다. 다만 이것이 훗날 창안하게 될 에스페란토는 아니다. 린그베 우니베르살라(Lingwe uniwersala)라고 하는데, 초기 에스페란토라고도 한다. 지금의 에스페란토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형태는 보여주고 있다.

본격적인 에스페란토의 창안은 1887년에 이루어진다. 제1서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때 자멘호프는 필명으로 희망하는 사람이라는 뜻인 ‘에스페란토(Esperanto)’를 썼는데, 이게 그가 창안한 새로운 언어의 이름이 되었다.

에스페란토는 빠르게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당시 유럽에서는, 국제어가 유행하고 있었다. 또한 가장 성행하던 국제어 볼라퓌크(Volapük)의 창시자 슐라이어의 고집으로 학습에 어려운 부분이 개정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겸손한 발표자를 가지고 있었고(이런 이유로 그는 창시자가 아니라 창안자로 자신을 불러줄 것을 청했다), 무엇보다 볼라퓌크에 비해 매우 쉬운 에스페란토는 볼라퓌크의 위상을 빠르게 흡수해갔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이 사안에 대해서는 추후 이야기 하도록 한다) 에스페란토는 착실히 성장했고,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인공어가 되었다. 하지만 인류평화라는 그의 사상과는 반대로 세계는 전쟁의 광기로 가득해졌다. 자멘호프 박사는 그의 이념을 실현하지 못한 채, 1917년 사망했다. 그럼에도 자멘호프를 기리는 사람들과, 에스페란토에 호응하는 사람들은 세계에 남아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에스페란토(Espera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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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페란토의 상징 녹성기

에스페란토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편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만든 국제어다. 그 대상이 모든 세계인이기 때문에 배우기 쉽게 설계되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200만명 정도가 이 언어로 대화할 수 있다. 에스페란토를 쓰는 사람들을 에스페란티스토라고 한다. 하나의 국가처럼 에스페란토에도 깃발과 그들만의 노래가 있다. 중립을 표방한다고 하지만, 창안자가 유럽인이기 때문에 그 특성이 다소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럽 이외의 지방에서 에스페란토를 배우는 건 여전히 어렵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영어보다는 확실히 빠르며, 쉽게 익힌다는 게 사용자들의 의견이다.

나와 에스페란토


사상이 좋고, 배우기 쉽다고 하더라도, 에스페란토를 지금 배운다는 건 다소 어리석은 일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나는 에스페란토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 과정을 글로 연재할 생각이다. 영어를 배울 시간도 모자라 보이는 시간에 왜 굳이 여기에 투자했는가? 일단 나는 굉장히 영어를 못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하나의 의문이 들었다. ‘어째서 한 개의 국가 언어를 강요받는가?’ 이것은 내게 인공어의 바다에 빠지게 했고, 결국 가장 터줏대감인 에스페란토와 만나게 했다.

에스페란토를 만난 나는 너무 만족했다. 모든 게 완벽했다. 사상, 난이도 등등, 모든 면에서 나를 만족하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좀 더 이 언어를 알고 싶었고, 알리고 싶었다. 기왕지사 시작한 거 열심히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면 더 좋지 않은가. 그리하여 나는 단순히 이 언어를 학습하는 것만이 아닌, 알리기 위하여 글을 쓰기로 작정했다. 그런데 나는 아직 에스페란토를 능숙하게 하지 못한다. 에스페란티스토라고 하기에도 창피한 수준이다. 하지만 당장 알리고 싶었고, 그 고민의 결과가 ‘나의 에스페란토 도전기’다. 학습과 홍보를 같이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지금부터 나는 에스페란토를 학습한 것을 여러분에게 공유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간혹 에스페란토에 대한 여러 지식들도 알릴 예정이다. 아마, 이 글이 마무리 될 시점에는 나도 이 글을 진지하게 끝까지 읽은 여러분들도 초보 에스페란티스토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럼 자멘호프 박사의 에스페란토 시 한 구절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저 녹성기를 향하여 가는 길은 이제 시작이다!

Ni paŝo post paŝo, post longa laboro, Atingos la celon en gloro.

한 걸음 한 걸음 걷고 또 걸어, 목표에 도달하는 영광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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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욱 들렸다가요

감사합니다.

에스페란토를 들어보긴 했지만 실제로 200만명이 쓰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일견 글씨만 봐서는 스페인어 비슷하기도 한데 굉장히 궁금하네요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나중에 자세히 다룰 건데 성실히 올리겠습니다.

Saluton amiko. Ĉiam plaĉas al mi, kiam mi vidas iun novan pri aŭ eĉ en Esperanto. Per google translate mi komprenis, ke vi estas komencanto de Esperanto. Gratulon al vi pro la unua paŝo kaj bonvenon je la eta esperanto- komunumo je Stee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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