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Affairs(시사&이슈)_이란과 미국: 핵, 경제 제재 그리고 암호화폐

bellahwang (43)in #kr-newbie • 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Bella입니다!
오늘은 최근 국제사회 이슈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경제 제재 시행의 내용과 배경, 양국 관계의 역사를 살펴보고
암호화폐로 경제 제재에 대처하고자 하는 이란 로하니 정부의 최근 움직임과 대이란 경제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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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경제분쟁 / 블록인프레스(BlockinPress)

8월 7일부로 미국 정부가 일부 해제되었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미국 정부가 밝힌 대이란 제재가 다시 발동된 이유는 '기존 합의가 충분하지 않아 새로운 핵 합의를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 탈퇴를 선언한 지 3개월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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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이란 핵 합의 개요

미 트럼프 정부가 탈퇴를 선언한 기존 핵 합의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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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합의 탈퇴에 이란·당사국 강력 반발 / 연합뉴스

기존 합의안 내용

2015년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와 독일이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에 합의하였습니다. 핵 협상안 주요 7개 항 보기

핵 합의 당사국의 입장

이란 핵 합의 당사국인 영국·프랑스·독일 외교부 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Federica Mogherini)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6일 성명을 내고 이란 핵 합의가 전 세계 안보에 필수 불가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성명에서 이란과 합법적으로 거래하는 EU 기업을 보호하는 '제재 무력화법'을 미국의 제재가 재개되는 7일 자로 발효시킨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미나 안드레바(Mina Andreeva) EU 대변인은 이란에서 합법적으로 사업하고 있는 유럽 회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 조항(blocking statute)’을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방어조항: EU 역내 기업이 외국법을 따르는 것을 금지하고, 이에 대한 외국 정부 판결이 자국에서 효력을 갖지 못하게 하는 조항)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내용

다른 핵 협상 당사국 및 EU의 반발에도 미국은 더 나은 협상 타결을 위해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2단계에 걸쳐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1단계 제재 내용

8월 7일부터 시행
귀금속, 알루미늄, 소프트웨어 등의 거래 제한, 이란 통화인 리알화(IRR) 거래 차단, 국외 이란 계좌 동결, 이란 정부의 달러화 구매 제한 및 국채 발행 활동 통제

2단계 제재 내용

11월 초 예정
이란 중앙은행과의 금융 거래 제한, 이란의 원유 및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수출 제한, 미국 정부 지정 개인과 이란의 거래 금지

이란의 현재 상황

대이란 경제 제재가 확정되었으며 사실상 제재 1단계에 접어든지 한 달이 되어가는 현재
이란의 상황은 어떨까요?

시위

로이터에 따르면, 5일 밤 이란 남부 도시 카제룬과 테헤란 서쪽 도시 카라즈 등에서 시위가 벌어져 경찰 병력이 투입되었으며, 카라즈에서는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은 시민 1명이 숨졌다고 합니다.

금 사재기 현상과 혼란스러운 금융 시장

물가 급등과 리알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2분기 이란에서 금 수요는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15톤에 달했다고 합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이란은 명절이나 결혼식에서 금을 선물로 교환하기 때문에 금 수요가 꾸준히 있었지만, 최근 수요는 기존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이란 중앙은행은 최근 60톤 이상의 금화를 추가 발행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입니다. 금값이 급등하여, 현재 이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8.13g짜리 금화 에마미(Emami)의 가격은 올해 1월보다 2배 넘게 상승했고, 지난주에는 사상 최고가인 4500만리알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란 정부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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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 VOA Korea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정부가 환율 정책을 발표한 후 리알화 환율은 1달러당 9만8500달러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압돌 나세르 헴마티(Abdul Nasser hemmati)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이와 관련하여 “(환율이 하락한 건) 미국 제재에 직면한 이란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당신들(미국)이 제재를 가했기에 우리는 경제를 개방한다. 이란은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국민들은 왜 걱정하는가?”라 말했습니다.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이란 대통령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한편에선 칼로 찌르며, 대화를 요구한다면서 미국이 이번 결정을 후회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제재를 하며 동시에 협상하겠다'는 입장에 대한 비판)

이란에 대한 제재와 미국-이란의 관계

미 정부가 이란과의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한 후, 경제 제재를 가하며 두 국가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긴장 관계를 새로운 이슈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들의 역사는 꽤나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구축 배경 (1950년대 ~ 1970년대)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항상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1950년대 팔레비(Mohammad Reza Pahlavi) 왕정 하에서 이란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원자력 프로그램을 시작한 중동지역의 원자력 선두 국가였습니다. (1957년 이란과 미국은 원자력 협정을 체결)

미국-이란의 관계 악화 (1970년대 후반~2013)

호메이니(Ayatollah Ruhollah Khomeini)가 주도한 이란의 이슬람 혁명, 주 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은 이란을 자국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여기고, 양국의 적대적 관계는 시작되었습니다.
한편 미국의 이란 정부 전복 이력*과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Axis of evil)' 발언 등의 미 정부의 대이란 입장은,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란 정부의 판단과 함께 이란의 핵 보유 의지를 더욱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이란 정부 전복 이력: CIA에 근무하는 육군 소령 케르미트 루즈벨트(Kermit Roosevelt)의 지휘 아래 진행된 아작스 작전(Operation Ajax) 결과, 미국은 모사데크 민족주의 정부를 전복시키고 이란은 팔레비 왕정으로 복원됨

미국-이란 협상 테이블로 그리고 극적 타결 (2013년~2016년)

이란 경제제재 해제 / 보안뉴스

이란 대통령으로 중도적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가 당선된 후,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은 이란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고 핵 협상 추진에 합의하게 됩니다. 지난 30여 년간 미국과 이란이 적대적 관계에 있었던 점을 생각해본다면 실로 놀라운 일이었죠.

미 트럼프 정부와 이란 (2016년~현재)

트럼프, 이란 핵 협정 탈퇴 공식 선언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후보 당시부터 이란을 미국의 적국으로 규정하겠다 표명한 바 있으며, 당선될 경우 포괄적 공동 계획에 더이상 참여하지 않겠다 밝히기도 했습니다. 취임 이후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당시 이란의 테러 지원 활동을 제약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이란은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강행했고, 이를 문제 삼아 트럼프 정부는 기존 행정명령과 법률에 의거하여 대이란 제재 대상을 확대해왔습니다.
그리고 2018년 5월 미 트럼프 정부는 핵합의 탈퇴를 선언했으며 8월 대이란 경제 제재가 부활했습니다.

이란 정부의 새로운 해결책: 암호화폐

이란의 국영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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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포스트

이란 국립사이버스페이스(Iran’s National Cyberspace enter) 센터가 국영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파이낸셜 트리뷴(Financial Tribune)이 25일 발표한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국영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언론 프레스티비(Press TV)에 따르면, 이란의 과학기술부 투자관리 차관 알리레자 달릴리(Alireza Daliri)는 "이란 국내에서 디지털 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해당 화폐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송금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이는 미국의 제재 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란 사이버스페이스위원회 법률 초안 담당 사이드 마디요운(Saeed Mahdiyoun)은 “현재 국영 암호화폐 도입이 이란의 사이버 당국에 의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9월 말 쯤 중앙은행도 암호화폐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이란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

이란 금융감독기구는 그간 비트코인 등 퍼블릭 암호화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왔으며 지난 4월 국내 은행 및 금융기관의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이란 정부가 기존의 부정적 입장을 철회하고, 국영 암호화폐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이란을 향해 강도가 높아진 미국의 경제 압박 때문입니다. 자국 통화의 가치가 급락하고 있으며 해외 송금에 제약이 걸린 상황에서, 미국의 경제 제재가 자국 금융 시장과 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줄이고 해외 송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맺음말

경제 제재의 실효성에 대해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경제 제재 / 한국은행 경제 칼럼

세계 제5위 규모의 석유 생산국(2015년 기준)인 이란의 경제 규모는 사실상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를 제한한다면 이란 입장에서는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각국의 정치 경제가 얽혀 세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시대에 일국에 대한 제재 조치가 의도된만큼의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PCWorld.al

미국의 경제 제재에의 대응책으로 이란 정부가 꺼낸 국영 암호화폐 발행 카드가 이란 경제를 보호할 수 있을지 또 미국-이란 관계, 그리고 EU 및 다른 국가의 대이란 정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매우 궁금합니다.

미국의 핵협상 탈퇴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미 트럼프 정부가 원하던 더 좋은 조건의 새로운 협상을 안겨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 조선일보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Jean-Michel Frédéric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현재 협정의 몇 가지 부분을 재협상하여 새로운 협정을 이끌어낼 가능성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새로운 협정 가능성을 거부했고, 전문가들은 포괄적 공동 행동계획(JCPOA)가 파기된다면 이란으로선 미래의 협정에 참여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진짜 맺음말

며칠 전 읽은 블록인프레스의 기사 미국과 이란의 경제분쟁, 이란 국영 암호화폐 발행으로 이어지나가 본 포스팅의 시작이었습니다.

학부 때 꽤나 재밌게 공부했던 국제 정치 및 외교 분야의 이슈와 최근 가장 큰 관심 분야이자 몸 담고 있는 분야인 블록체인의 만남

본 글을 준비하며 학부 시절의 학구열이 살아난 기분이라 설레었고, 앞으로 '한 분야의 흥미로운 이슈를 다른 분야의 지식과 관점으로 풀어볼까'하는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행에 옮기게 된다면 이 글이 그 시작이 될테니 저한테는 나름 뜻 깊은 글이 되겠네요! 그만큼 다른 스티미언 분들께도 유익한 글이길 바랍니다. :)

중동 지역 정세는 한 때 관련 전공을 3학기 이수한 제가 다루기에는 버거울 정도로 복잡합니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중동 지역 국가간 분쟁과 원유 사업에 대한 의견은 생략했습니다. 본 글에 오류가 있거나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