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버닝, 쓸모없는 것들의 존재함성

in #kr-mindfulness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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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이 영화의 소식을 들을 때 한창 버닝맨축제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있을 때였다. 사막에서 벌어지는 가장 미국적인 축제. 구글이 만든 그 축제에서 엘론 머스크를 비롯한 세계부호들이 참석한다. 버닝맨이라고 부른 건 축제의 시작 때 30m 인간 모습 목조물을 태우면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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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축제를 통해 부호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얻는다. 목각인형을 제사지내면서 인식의 문을 통과해 들어가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과학적이고 인체에 무해한 방식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정교하게 계산된 약물을 사용하거나 정교하게 계산된 음향을 사용하거나 하는 식으로.

그때문이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벤이 한 말이 떠나지 않는다. 그가 요리를 좋아하는 건, 마음대로 만들 수 있어서. 그리고 만들고 난 뒤에 자신이 먹을 수 있어서라고. 그것이 마치 제사와 같다고.

가벼운 재미를 추구하는 그의 탐욕에, 해미와 같이 지평선 넘어로 날아가고자 하는 새가 걸려든다. 존재의 자유와 가벼운 즐거움은 종종 헷갈린다. 해미를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부장적 시선으로 보던 종수는, 결정적인 순간 그녀를 몰이해한다. 그녀의 자유는 그에게 창녀로 해석되고 만다.

영화 내내 쫒아다닌 햇볕. 해미와 종수가 볕이 안 드는 방에서 사랑을 나눌때도, 해미가 자유를 꿈꾸는 새가 될 때도, 종수가 이 모든 걸 글로 남길때도. 밀양은 쓸모없고 가여운 영혼들을 쫒아다닌다.

종수는 글을 쓴다. 재미를 강박적으로 추구하는 자본의 손길에는 쓸모없는 것이라 불태워달라고 소리를 내는 것일지라도, 그 존재들은 종수의 글 속에 살아 있을 것이다. 마치 이곳 스팀잇 이라는 블록체인 속에 다양한 가치들이 살아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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