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명절 이야기(대안을 제시하는 조심스러운 오지랖/ 행복한 명절을 되길)

스티미언 여러분 풍성한 한가위를 기원합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한가위 추수 추석 벼이삭 문경>

1. 저는 결혼의 압박을 받는 30대 초반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명절마다 심신을 안정하고 늘 다시 말씀드립니다. 아직 좋은 남자친구가 될 자신도 없는데. 무슨 연애를 하며, 결혼은 하겠습니까. 아직 연애 및 결혼 생각이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저희 아버지는 한 숨을 크게 쉬십니다. 사지 멀쩡해서 왜 장가를 안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상대방과 평생을 함께 살겠다는 결심을 했다는것.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자녀를 낳는 것은 더 대단하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육아교육이나 지혜로운 가정생활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지만, 실천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아직 저는 좋은 남편과 부모가 될 자신이 없습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심장 결혼식 결혼 사랑 손 로맨틱 커플 함께 남편>

2. 많은 사람들이 명절을 기다리면서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는 제가 겪고  있는 '악의가 없는 오지랖'들때문이 아닐까요. 구직에 대한 오지랖, 직장에 대한 오지랖, 입시에 대한 오지랖, 결혼에 대한 오지랖, 자녀에 대한 오지랖 등 모두 악의는 없지만 상대방을 부담스럽게 합니다. 

저는 항상 아버지께 당부드립니다. 제발 친척들 오면 자녀 취직여부 좀 묻지 말라고. 그냥 건강한지만 묻고 건강이 최고라고만 이야기하라고 당부드립니다. 아버지는 악의가 없지만 취직으로 고민하는 당사지는 아무 위안이 안된다고.

저는 대안이 없는 주장을 정말 싫어합니다. 진정성이 없거든요. "빨리 취직해야지!" 이 말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차라리 오지랖을 펴실거라면, 대안도 함께 이야기해주세요. "지인이 운영하는 기업에 자리가 하나 났는데 한 번 도전해봐. 언제까지 접수받는다고 하더라. 니가 전공한 분야가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이런 오지랖이 더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대안 옵션 많은 선택 기회 목록 결정 Counter Model 카운터 제안>

3. 명절은 행복해야합니다. 그러나 언론에서 조사한 기사들을 보면 명절을 기다리는 마음보다 부담스러워하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정말 아쉬운 모습입니다. 그만큼 삶이 힘들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서로의 얼굴을 보면 좋은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서로 걱정거리를 공유해야 하는 현실이요. 

그럼에도 저는 명절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명절의 역할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을 만나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명절이 사라진다면, 일가 친척이나 형제자매끼리 1년에 얼마나 만나겠습니까? 가족공동체간에 최소한의 교류마저 사라진다면, 더 큰 사회적 문제들이 야기되지 않을까요.

아버지에게 들은 하소연 덕분에 이 늦은 시간에 주저리 주저리 급하게 적어봅니다. 남은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 맛있는 음식 많이 드세요. 살은 언제라도 뺄 수 있지만, 명절음식은 지금 아니면 못 먹습니다^^ 다만 저는 그 살에 책임지지 않겠습니다^^

스티미언 여러분 모두! 행(복한) 추(석) 되세요^^

<사진출처: 픽사베이/ 즐거움 건배 기분 어린이 즐거운 분위기 열정 커뮤니티 고대하다 만족 행복 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