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랑은 이제 그만가라! 업무추진비로 맛집찾는 실전팁!
맛집 찾기 1세대 - 검색엔진 냅다 검색
1990년대 초중반부터 웹을 쓰시던 분들은 얼리어답터라고 할 수 있겠죠. 90년대 말~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검색엔진이 유용했습니다. 정직하게 검색엔진에 '광화문 맛집'이라고 검색하면 됐습니다. 검색결과도 괜찮고, 리뷰도 많고 그런 집엘 갔으면 거의 실패는 안했습니다. 그런데, 검색광고가 등장하면서 이 방법이 망가집니다. 게다가 네이버는 자사의 지식인 서비스를 검색결과 최상단에 밀어넣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지식인 검색결과는 그야말로 업자들 덕분에 개판이되었죠.
맛집 찾기 2세대 - "오빠랑"
검색결과 상단에 광고가 도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블로그마케팅 그 이후의 소셜미디어 마케팅 업체들도 대거 등장합니다. 전통적인 홍보회사나 광고 회사들도 블로그, 카페 마케팅에 열을 올렸습니다. 검색엔진의 SEO 공식을 연구해서 최상위에 자신들이 임의로 만든 글이 올라오도록 조작했습니다. 당연히 검색엔진 결과는 믿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등장했던 맛집찾기 검색어는 바로!
"성내동 오빠랑"
"광화문 오빠랑"
"을왕리 오빠랑"
ㅋㅋ 아시는 분은 많이들 아시는 방법일텐데 이 방법도 10년이 넘은 방법이네요. 어여쁜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남친은 최선을 다해 여자친구를 모시겠죠. 데이트를 하기전에 여러가지 정보망을 총동원해서 맛있는 집을 찾을테구요. 여자친구는 남자친구가 찾은 집이 마음에 들었으니 진심을 가지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을겁니다. 그런 추측으로 나온 맛집 검색어가 바로 "오빠랑" 검색어였습니다.
한동안은 검색 적중률이 정말 높았습니다. "오빠랑" 검색어가 추천해 준 곳을 가면 실패를 거의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암암리에 쓰이던 이 검색어는 입소문을 타게돼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광고/홍보/마케팅 회사 직원들이 또 누굽니까? 오빠랑을 포착하고 오빠랑 키워드도 작업을 하기 시작합니다.. ㅠㅠ 오빠랑 키워드도 오염돼서 별의 별 광고글이 일상적인 데이트글인냥 조작돼서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오빠랑 키워드도 망가졌습니다.
맛집 찾기 3세대 - 다양한 로컬 서비스와 커뮤니티
지도서비스, 맛집 서비스, 맛집 앱, 지역 동호회, 지역 모임, 맘 카페 등 다양한 로컬 서비스들이 급부상합니다. 역시 동네 주민들이 추천해주는 집이 신뢰가 갑이지요. 그런데, 마케팅 업체들은 이런 로컬 서비스들도 머지 않아 망가뜨렸습니다. 그리고 맛집 앱이나 서비스는 어차피 광고를 목적으로 한 서비스들이 많아서 그런 서비스들을 통해서 찾은 맛집들은 제 경험상 그렇게 만족할만한 집을 찾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맛집 찾기 4세대 - 공무원들의 업무추진비 영수증 추적
한동안은 직접 차를 끌고 다니며 제 발로 맛집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렇게 맛집을 찾으러 다니니 색다르더라구요. 그리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별볼일 없는 집인데도, 숨어있는 엄청난 맛집을 찾아내기도 했고요. 그렇게 직접 발로 뛰는 동안 작년에 지인으로부터 신박한 방법 하나를 소개받았습니다.
공무원들의 업무추진비가 온라인에 공개 되고 있는데, 간담회 같은 걸 하면서 그들이 자주 가는 밥집 영수증을 살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해당 지자체의 '장(長)'급 공무원의 업무추진비 영수증은 보물섬이라고...ㅎㅎ 적어도 5급 이상 고급공무원들이 군집해 있는 부처의 영수증도 노다지라고 했습니다.
그럼 검색부터 해보자
그래서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검색부터 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들의 친구 구글에 들어가서 다음과 같이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파주시청 업무추진비
구워워워워오오오오!!! 진짜 결과가 나옵니다. 보통 업무 추진비는 pdf나 xls로 올리는 듯 합니다. 확장자 검색까지 겸하면 좀 더 정교하겠습니다.
인천 남동구청 업무추진비
오오! 어디를 검색해도 잘 나옵니다.
경복궁, 광화문 근처에 뭐 먹을만한데 없을까?
먼저 경복궁 근처의 지도를 펼쳐보겠습니다.
큰 관공서 두개가 눈에 들어오네요. "서울지방경찰청"과 "정부서울청사".. 정부서울청사에 입주한 정부부처 중 행정안전부가 떠오르네요. 구글에서 "행정안전부 업무추진비"라고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장관, 차관, 본부장급 인사들이 업무추진비로 자주 가시는 맛집이 어딘지 비밀의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장관님께서 2회 이상 들른집이면 맛집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싶습니다. 저는 지방에 놀러가서 이 방법으로 맛있는 집들을 좀 건졌습니다. 설마 홍보, 마케팅 회사들이 관공서에 올라오는 업무추진비 내역까지 손대지는 못할테니까요.
오! 훌륭한 팀입니다!! ㅋ
상상도 못한 팁이군요!! ㅎㅎ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앗 이거 적중률이 엄청나겠는데요^^
장관님이 두번이나 가실 정도면 맛집 맞을거 같습니다.
두번 가신집이면 확실하지 싶습니다. 왜냐하면, 한번 가신 곳 중에서도 제가 아는 맛집이 몇군데 눈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년치 통계를 내보면 자주 가시는 집이 분명히 있을 것 같고, 거기는 더욱 틀림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3세대군요.
기발한 포스팅이 4세대로의 전환점 ^^
전환점의 힌트를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우와 업무추진비로 맛집을 찾는 기발한 방법이 있었네요! 팔로우하고 갑니다~~
맞팔하겠습니다.
꿀팁순위로 손가락안에 들겠는데요 ㅋㅋ
오~ 그 정도인가요?
비싼집 아닌가요? ㅋㅋㅋ
재밌는 아이디어네요
이거 지방에는 싸고 맛있는 집도 많더라~ ㅎㅎ
아, 이거는 정말 꿀팁인데요.
꿀팁이라면 정말 다행입니다!
대단한 발상이시네요. 재미도 있구요 ^^*
회식같은 경우 그래도 여러 사람이 들어가야 하니,
규모도 어느 정도 될 것 같군요.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임이나 회식 장소 잡을때도 참고가 많이 되겠습니다.
헐퀴 대박! ㅎㅎ
대박맞쥬? ㅎㅎㅎ
공무원들은 맛집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접대 명목이 아니더라도 대부분 일에 재미를 못 붙여서 식사시간이라도 즐겁고 맛있는 곳을 원합니다. 그래서 맛집을 찾아가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서 관공서 근처가 맛집만 살아남게 되기도 하고, 주인과 연이 있는 공무원들이 자리를 옮기면 가게가 옮겨지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그렇군요. 삶의 재미를 식시시간에 맞추고 있고, 친한 공무원들이 움직이면 식당도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은 놀랍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