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생각] 스팀잇에 빠진 아웃사이더가 잃어버린 무언가.

in #kr-life7 years ago

난 원래 제목 그대로 아웃사이더였다.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는데에 이미 마음에서부터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고, 혼자서 하고 싶은 걸 하는게 즐거웠던 사람이었다. 그러던 차에 스팀잇을 광고하는 문구를 보고 내 글에 가치를 매길 수 있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껴 들어온 게 내 스팀잇 라이프의 시작이었다.

뉴비가 벌써부터 많은 보상을 받기 힘들거라는 것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어째서일까 스달 소수점으로만 받았던 내 글이 점점 정수로 높아지자 자만심을 포함해서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던 모양이다 그 때부터였다. 내 마음이 뒤틀리기 시작했던 건...

이전에 내 글에서 썼던 견물생심의 뜻 그대로 내 자신이 점점 금전적인 욕망에 사로잡혀갔다. 보상을 신경 쓰느라 매번 모바일에서 스팀잇을 들락날락거리고, 보상이 적으면 우울해지고 기분이 나빠지고 게다가 보상이 높은 글을 보고 있자니 열등감을 포함해서 과거엔 품지 않았던 질투심이 한 번에 몰려왔다 불만을 외치고 떠나려는 뉴비들에게 공감을 하기 시작했지만, 어느새 나도 모르게 금전만을 쫓느라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 심각해져버린 것이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첫째, 스팀잇과 삶의 균형이고 둘째, 질투심으로 인한 균형잡힌 시각과 판단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유로움이었다.

스팀잇과 그 보상에 너무나도 집착하느라 나도 모르게 스팀잇과 삶의 균형을 잃어버렸고, 질투심에 휩싸여 부정적인 시각에만 공감을 얻고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을 비난하는 마음까지 가져버렸으며 이로 인해 조급해지는 등 마음이 피폐해지고 황폐해져갔다. 그것을 '스팀잇을 하지 않고 가상화폐에 비판적이었던' 주변 사람들에게 지적당하기 전까지 깨닫지 못하고 말았다.

인생은 후반부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난 아직 50일을 넘기지 못한 뉴비다. 게다가 내 몸과 마음 자체가 아웃사이더 기질을 가지고 있고, 그걸 즐기고 있는 특성 상 스티미언들이 흔히 말하는 '소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내가 스팀잇을 지켜보면서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만큼은 짚고 싶었다. 흔히 스티미언들이 말하는 '소통'이란 단어에 염증을 느낄만 한 이유는 자신의 글이 널리 알려지고 읽히기 위해 팔로우/팔로워를 유치하고 남의 글에 댓글을 다는 것을 '소통'이라고 포장했기 때문이다. 이걸 현실에선 누구도 소통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건 '영업'이다. 자본주의의 민낯을 담고 있는 스팀잇의 특성상 영업의 매커니즘을 소통이라고 포장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영업을 소통으로 포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스팀잇이 '매력적인 커뮤니티'로 남아있을 수 있다는 증거다. 난 그저 그 커뮤니티의 편린을 봤을 뿐이다. 어두운 진실이든 밝은 진실이든 이들은 스팀잇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

이제 나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으려 한다.

그걸 위해 보상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고, 스팀잇에 접속하는 빈도 수부터 줄여나가야 할 것 같다. 원래부터 '소통'과는 좀 거리가 멀었던 아웃사이더인 나 자신인 만큼 여유로운 마음과 균형잡힌 시각을 되찾을 겸 느긋하고 천천히, 그러면서 길고 가늘게 가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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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글 잘읽었어요~
팔로우&보팅하고 갑니다~^^
시간나시면 맞팔 부탁 드릴께요!

저도 자꾸 블로깅 한 것의 보팅금액을 보러 접속하게 되더군요. 뭐.. 처음에는 그렇겠죠. 아직 20일도 안 된 뉴비니까요.. 차츰 줄여나가야 하겠습니다.^^ 팔로우 합니다.^^

보팅, 보상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다른 일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보상을 신경 쓰지 않기란 사실 불가능하죠.
자꾸 남과 비교하게 되고, 정당한 대가를 못받는 것 같아 속상하고.. 그렇습니다. ㅜㅜ 말씀처럼 다소 편안히 하시면 모두 잘 되리라 생각합니다. 단연 돋보일 정도의 글쓰기 능력을 갖고 계시니까요. 곧 승승장구 하시리라 믿습니다. ^^

아직 초창기라서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거라면... 꾸준히 해서 알리는 수밖에 없지요.
빨리 알려지냐, 늦게 알려지냐는 순전히 운이지만, 꾸준히 알린다면 그 운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거라고 믿습니다.

저도 수시로 들어왔다가 다른 글보면서 나는 왜안되지 한탄도 했다가 ㅎㅎ 지금은 그냥 마음편히 즐기면서하니 더 순조로워지는것같아요~!

적당한 욕심은 자신을 이롭게 하지만, 지나친 욕심은 해를 부른다고 하죠. '약(藥)'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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