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태워 철을 녹이다 (feat. 벽난로)

in #kr-house6 years ago (edited)

녹는점

나무를 태워 철을 녹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철의 녹는점은 나무가 보통 탈 때 올라가는 온도보다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From Dr. Stone]

하지만 만약 철을 액체로 만들지 않고,
그저 조금 흐물흐물하게 만든다고 한다면,
아주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해냈습니다...

벽난로

우리집 지하에는 벽난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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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중]

벽난로 주변과 내부는 벽돌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내부에 나무를 넣고 활활 태우면,
직접 앞으로 쏟아지는 복사열 뿐만 아니라,
주변 돌들이 달궈져서 온기를 오랫동안 발산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물론 이런 벽난로의 효율은 매우 낮습니다.
대략 85%의 열은 밖으로 도망간다고 합니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Fireplace Insert에 돈을 써야 하는데, 오늘 할 얘기는 아니므로 넘어가기로 합니다.

나무

그래도 우리는 겨울마다 신나게 불을 뗍니다.
약 3년 전, 집 뒤에 있는 큰 나무 2그루를 사람을 불러 가지치기를 했고,
그때 나온 가지들을 정리하니 내 키보다 높게 쌓였습니다.
나무를 태우는 것은 석탄/석유를 태우는 것과 달리
지구 탄소 순환에 영향이 없다 하여 마음 놓고 태웠습니다.
(사실은 공짜라서 그냥 태웠습니다)

벽난로 쇠살대

벽난로 내부에는 나무 받침대인 Fireplace Grate (벽난로 쇠살대)가 있습니다.
쇠살대가 있어야 불붙는 나무와 지면 사이에 공간이 생기고,
이 공간을 통해 공기가 공급되어 효과적으로 불탑니다.
그리고 고구마 구울 때도 꼭 필요합니다!

무쇠

이 벽난로 쇠살대는 Cast Iron, 즉 무쇠로 만들어 졌습니다.
그런데 이 무겁고 튼튼한 쇠덩어리가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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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를 보니 다리와 몸체는 나사못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열로 나사가 약해져 부러졌나봅니다.
나사는 저 쇠살보다는 훨씬 얇으니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보니 가운데 부분 쇠살도 녹아 없어졌습니다...

이것도 소모품이었던가...

예전 알쓸신잡에 나온 얘기입니다.
과거 원시인들은 움직이는 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긴장을 풀었고,
현대인에게는 TV가 과거 불의 역할을 한다는 것.
(캡쳐삿으로 보는 이 장면 하이라이트가 있는 블로그)

혹시 머리를 비우고 멍한 시간을 갖고 싶다면 불을 물끄러미 바라보도록 합시다.
가까운 곳에 불이 없다면 아래 유튜브라도.


"Relaxing Fire"로 검색하면 다양한 불과 배경음악이 검색됩니다. 플레이타임은 보통 2시간에서 8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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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있는 집 멋지네요. ^^;

Fireplace Insert가 뭔지 대충 보니.. 축열재(단열재)로 효율을 높이겠다 이건데.. . 굳이 그정도 돈 쓸 필요는 없을거 같습니다. :)

대충 사진 보니 단열재는 둘러져 있는거 같구요... 지하라고 했는데 그걸로 난방 역활도 하는 건가요? 그렇다면 입구정도만 닫아주면 될듯 해요. (공기는 적당히 들어가도록...) 즉, 벽난로에서 발생한 열을 집으로 100%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벽난로 앞에서 생활하는 거라면, 굴뚝으로 나가기 전에 그 열을 최대한 가져와야 해서 위에 Fireplace insert같은게 필요하긴 한데.. 단열재가 이미 둘러 있으니... 주변에서 적당한 크기의 짱돌을 가져와서 연기를 막지 않는 선에서 굴뚝 앞에 설치해두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꽤 성능이 좋아집니다. 벽난로 주변에 돌아가며 붙여도 되구요.

재는 많이 나오나요? 재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완전 연소가 되지 않아서예요. 나무는 완전 연소하면 사실 재가 많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건 연소실의 온도와 그에 필요한 산소 공급인데.. 이 벽난로 구조에서는 그게 좀 어렵죠...

rocket stove 원리 같은거 함 찾아보세요. 벽난롤 구조에서도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러면 재도 덜 나고 효율도 많이 올라가요.

Fireplace Insert는 철제 박스형 난로에요. 벽난로 안쪽 공간에 딱 맞게 들어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죠. 지금 상태로는 연기 형태로 굴뚝으로 다 나가버리니까요. 그리고 자체적으로 모터가 달려서 난로 외벽을 따라 실내 공기를 순환시켜 열을 전달한다고 하더군요.
재는 좀 나오는 편이죠. 연료로 쓰는 나무가 완전히 마르지 않아서 그런 면도 좀 있구요.
로켓스토브.. 좋은 정보 얻었네요. 이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을 까 좀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아쉽게도 벽난로에 넣어서 쓸만한 상용품은 안보이더군요 ^^ 그리고 떼는 나무가 큰 거는 제 허벅지 두께만 해서 웬만한 로켓스토브로는 감당 안될 것 같기도 하구요)

그걸 응용한 난로도 있는데.. 그거 보다는 완전연소라는 아이디어를 써보시라고 말씀드린거예요.

지금 구조에서는 스토브 넣기는 어려워요.

나중에 관련 얘기 함 써볼게요 ㅋㅋ
덕분에 쓸꺼리 얻어가네요~

우와 쇠를 녹이는 열기 ㅎㅎ

벽난로 효율이 10% 밖에 안됐군요! 저희 동네에는 실제 나무가 아니라 그냥 가스불 켜는 벽난로도 많던데 이런 건 난방용은 아니겠죠?

난방에 살짝 도움 될 거에요. 몇십불짜리 전기난로와 비슷한 효과라고 하면 될까요...
그리고 가스로 하면 폭발적인 열은 안나도, 뒤처리가 깨끗하니까요.
(다시 찾아보니 보통 벽난로 효율은 15% 정도라고 하네요 ^^)

그 옛날 운철검이 명검인 이유가 녹는점으로 인한 불순물 문제때문이었다고 하더군요.
벽난로는 분위기로 먹고 사는 겁니다 ㅎㅎㅎ

전 음악보다는 그냥 타닥타닥하는 소리가 더 마음에 드네요. (8시간짜리를 찾았습니다.)

불 활활 탈 때 분위기 좋죠...
태울 나무 옮길 때나 재 치울 때 힘들어서 그렇지...
드라마나 영화에선 보통 앞뒤 장면은 안나오더라구요 ㅋㅋ
(8시간 짜리는 퇴근 시간 알람으로 쓰면 되겠네요 ^^)

벽난로도 예쁘고 글도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타는 불을 바라보면 긴장을 풀어준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올려주신 유튜브 영상 PIP로 띄워놓고 보고 있으니까 좋네요 정말로
가끔은 이렇게 해줘야겠습니다^^

보다 보면 빠져들죠 ㅎㅎ
저도 알쓸신잡 보고 알았어요~

벽난로가 90%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간 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습니다
운치있고 보기는 좋은데 열효율이 너무 적군요
좋은글 좋은 사진 잘 봤습니다

다시 찾아보니 열효율이 대략 15%랍니다.
여전히 안좋은 건 맞지만 본문 수정해야겠어요 ^^

벽난로, 운치있죠~^^ 이럴 땐 플로리다에 사는 게 아쉽네요 ㅎㅎ 겨울에는 뒷마당에 장작 피워 고기 구워 먹고 나며, 불꽃 바라보는 게 참 좋더라구요

그렇죠~ 캠프(또는 뒷뜰)파이어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서 좋습니다.

여기는 요새 다시 겨울입니다. 추워요 ㅠㅠ

한국에는 나무보일러가 있는데요
성능이 아주 좋다고 해요
집안의 패치카는 운치가 있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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